"南北 환적항로 공동이용하면 이득 많다"

공식적 해상항로 개설로 문제소지 해소
직교류물자 수송 위한 다양한 항로개설
북한의 대외교역 위한 환적항로망 구축

북한의 선봉(나진)항과 청진항을 남한의 부산항과 광양항에 연결하는 환적항로가 동북아 지역내 해상운송의 중심축을 형성할 것이라는 연구보고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임종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책임연구원은 [월간 교통](교통개발연구원) 9월호가 특집으로 꾸민 ''남북한 화해시대를 향한 한반도 교통망 구상''중 ''남북한 경제협력을 선도할 해상운송망 구축방안''이란 연구보고에서 "남북한이 이러한 환적항로를 공동으로 이용할 경우 많은 경제적 편익을 누리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현재 남북한간 해상항로가 비공식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여러가지 문제 발생소지가 있다며 공식적인 해상운송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앞으로도 남북간 경제협력이 활발해지면 선박의 입출항지가 보다 다양해 질 것이라면서 남북한 직교류물자는 수송 도중에 환적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다양한 해상운송망을 필요로 한다고 역설했다. 다음은 그의 글을 정리한 것이다.

남북한 경제교류 규모는 1989년 1,800만달러에서 1997년에는 3억800만달러로 크게 확대됐다. 이처럼 교역규모가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음에도 불구, 교류물자의 수송에는 남한 선박이나 북한 선박이 참여하지 못하고 제3국적 선박만이 이용되고 있다.
93년부터 96년 8월까지 남북한간 해상운송된 총 135만톤은 795척의 선박에 의해 수송됐다. 이중 52척만이 남한 국적의 선박으로 이는 대북 지원쌀 수송용이었고 평상시에는 남북한 선박이 일체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운송체제는 남북한 정부가 각각 별도로 인정하고 있는 것일 뿐 정부 당국간 합의문서를 기준으로 개설된 공식항로가 아니다. 이처럼 남북한 해상운송이 비공식적인 체제로 계속 운영될 경우 선박, 선원, 화물에 대한 억류나 약탈 등과 같은 정치적 문제가 발생하거나 또는 선박의 입출항이나 화물의 하역과 관련해 상업적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적용 법규의 선택이 곤란해 문제해결이 어려워진다.
따라서 남북한 당국은 1991년 12월 13일 체결한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협의서(남북기본합의서)''와 1992년 9월 17일 체결한 ''남북 교류.협력의 이행과 준수를 위한 부속합의소''에 근거한 공식적인 해상운송로를 개설하고 해상운송에 투입할 선박과 선원의 국적문제, 항만입출항 절차, 통신체계, 운항사고시 처리절차, 대금결재 문제 등 해상운송의 정상적인 발전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남북한 교류물자의 안정적 수송을 위해서는 해상운송거리와 육상의 연계운송거리를 최소화시킴으로써 수송시간을 단축하고 수송비를 절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해상운송망을 구축해야 한다.
98년 1/4분기중 남북한 해상운송실적을 보면 물량면에서는 8만7,000톤으로 미미하지만 남한의 인천, 군산, 목포, 여수, 부산, 울산, 묵호, 속초 등과 북한의 남포, 해주, 송림, 원산, 흥남, 양화, 나진(선봉) 등의 항만에 93회에 걸쳐 선박이 입출항했다.
남북한간 교류물자가 생필품에서부터 원자재와 중간재 등 다양하기 때문에 경제협력이 활발해질 경우 선박의 입출항지가 보다 다양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산된다. 또 남북한 직교류물자는 수송도중에 환적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다양한 해상운송망을 필요로 한다.

남한과 북한의 대외무역구조와 항만입지여건을 고려할 때 향후 남북한간에는 환적수송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수출입교역은 1992년부터 비교적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규모고 작고 러시아, 중국, 일본 등 3국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1984년 합영법을 제정하면서 시작한 대외개방정책을 90년대에 와서 더욱 강화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개방정책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해상 물동량이 빠르게 증가함과 동시에 동남아, 미국, 유럽 등으로 다양하게 분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북한으로서는 앞으로 다양한 국제해상운송망을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은 국제해상운송의 지정학적 위치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직접 기항하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환적항로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만약 북한이 환적항로 대신 직교류항로를 활성화시키고자 할 경우엔 소요선박의 확보 및 항만건설에 많은 자본을 투자해야 할 뿐 아니라 상당한 기간을 요하게 된다.
그러나 이미 구축된 동북아 중심항만과 연결하는 환적항로를 이용할 경우엔 비교적 소규모의 자본투자로 단기간내에 국제 해상운송망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 환적항로의 설정에 있어 일본의 고베항이나 요코하마항을 이용할 수도 있겠으나 비용면에서 볼 때 남한의 부산항이나 광양항을 이용하는 것이 보다 유리할 것이다.
따라서 부산항과 광양항을 북한의 각 항만에 연결하는 환적항로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북한의 선봉(나진)항과 청진항을 남한의 부산항에 연결하는 환적항로를 구축할 경우엔 북한의 ''선봉(나진) 자유무역지대''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중국과 러시아 극동지역의 환적화물도 상당량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1세기 동북아 운송권의 발전이 본격화될 경우 북한의 선봉(나진)항과 청진항을 남한의 부산항과 광양항에 연결하는 환적항로가 동북아 지역내 해상운송의 중심축을 형성하게 될 것이며 남북한은 이러한 환적항로를 공동으로 이용함으로써 많은 경제적 편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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