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오래보다, 얼마나 열심히가 더 중요하죠"

"남자는 함께 있으면 편안한 여자를 좋아한다."라는 말이 있다. 첫인상은 다소 차가운(?) 면이 느껴졌지만 돌아서 나올때는 괜찮은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그녀의 자신감이 그런 분위기를 만든게 아닌가 싶다.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표현되는 전문직 여성들은 근사한 명함, 우아한 옷차림, 화려한 화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드라마일 뿐이다. 현실에서는 TV속 여자주인공 처럼 화려하지는 않치만 그래도 그에 못지않는 자기 삶의 주인공인 여자가 있다.
차수진씨가 근무하는 곳은 한국머켄타일(주). 해운업계, 포워딩업계가 아니라면 다소 생소하게 들릴 이름이다. 하지만 그쪽 계통에선 꽤 알아주는 이름이다.
한국머켄타일은 모회사인 머스크에서 9년전 독립해 지금은 콘솔전문회사로 자리 잡았다. 알다시피 머스크는 세계 최대의 선사다. 든든한 ''빽''을 두고 있는 셈...또 하나, 세계 107개국에 머켄타일 네트웍이 구축돼 있다는 사실.
차수진씨가 말하는 한국머켄타일은 "소량의 화물을 특별한 루트를 통해 운송하길 원하는 하주들에게" 가장 적당한 회사다. 회사를 소개하면서 차수진씨는 ''섬세한 카고를 다룬다''는 표현을 썼다. ''섬세한''이란 말이 가져다 주는 여러 의미들이 머켄타일에 대한 앞선 설명들을 대신하고 남는 것같다.
섬세한 카고를 다루는 여자, 차수진씨가 이 회사에 들어온 것은 1년이 조금 넘는다. 차수진씨는 73년 소띠다. 대학 졸업후 모토롤라, 유니스해운을 거쳐 지금의 머켄타일에 입사했다. 2년 6개월의 사회생활 가운데 머켄타일에서 그 절반 가까운 시간을 보냈다.
차수진씨가 맡고 있는 지역은 투우와 정열의 여인 카르멘이 살았던 스페인과 원시의 자유를 간직하고 있는 서아프리카. 스페인을 메인으로 서아프리카지역에 대한 영업과 업무지원을 동시에 담당하고 있다. 특히 서아프리카의 경우 국내 H사가 로테르담을 경유해 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머켄타일에서는 머스크라인을 통해 직접 기항을 하고 있어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주로 나가는 물건은 의류. 매주 40푸트 컨테이너 4대가 스페인으로 1대가 서아프리카로 떠난다.
차수진씨는 영어에 자신있어 무역 일을 꿈꿔오다가 해운회사에 입사하게 됐다.
"외국계 회사(덴마크)라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어 좋아요. 전에 있던 곳에선 단순업무만 했는데 이곳에서는 업무와 영업을 동시에 하고 있어요. 회사에선 간섭이 적은 대신 자기 일을 할수있도록 개개인에게 일꺼리를 맡겨요. (일에 대한) 도전의 기회를 주기 위해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이죠. 소신있는 여성이라면 도전해도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영업부에 근무한지가 얼마 안돼 아직 내세울 만한 성과는 없지만 열심히 고객확보를 해 인정받고 싶어한다. 경력이 짧기 때문에 안면이 있는 고객들이 거의 없다. 그래서 처음부터 백지상태에서 시작한 셈이다. 그래서 오히려 큰 부담을 안느낀다고 한다.
"얼마나 오래 근무하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얼마나 열심히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성실한 모습을 보인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꺼라고 생각해요."
제법(?) 당찬 소릴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데 뒤에 이어지는 말은 한술 더 뜬다. "자존심을 갖고 일했으면 좋겠어요. 많은 포워더들이 화주를 붙잡기 위해 레이트를 깎아주고, 화주의 요구가 무리한 사항이란 것을 알면서도 들어주는데 그런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주들에게 이해를 시키고, 나아갈 비전을 제시한다거나 새로운 기장개척하는 것이 중간업자로써의 의무라고 생각해요."
차수진씨 본인은 자신을 ''시원한 여자''라고 말한다. 부담없고, 원만한 여자라고도 말한다. 어렸을 땐 딴딴하고 똘똘해서 ''차돌맹이''라고 불리기도 했단다. 그리고 단점은 생각안난다고 능청스럽게 말을 잇는다. 이런 성격이 그녀를 자기중심에서 빛나게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참, 끝으로 수영이 얼마나 과격한 운동인지 몸소 체험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차수진씨에게 조언을 구하길...)<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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