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역경 이기는 지혜배워"

이용기 한국유니버살해운 회장. 오직 해운과 바다와의 인연만으로 뛰어온 그는 詩를 쓴다.
그의 시에 보통의 시, 시인이라 칭하는 사람들의 시에서 찾아지는 ''언어의 조탁''이나 ''偏執된 지향점'' 등은 없다. 어려웠던 시절 자신과의 싸움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바다를 통해 얻은 지혜가 무엇인지, 역경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자신의 내면에 흐르는 마음의 항로가 어떠했는지가 소박한 언어로 솔직하게 담겨 있을 뿐이다. 그의 주제를 굳이 표현하자면 ''극복의 길'' ''울분, 분노, 그리고 그것의 해소''다.
그는 현재 김해시로 편입돼 있는 김해군 酒村面에서 태어났다. 인심좋고 땅이 비옥하기로 이름난 곳이다. 사실 그곳은 바다와 가까이 있었지만 멀리서 바다의 비린 바람조차 닺지 않는 곳. 이용기 회장의 말을 빌리면 ''싱싱한 생선을 먹기 어려웠던 곳''이다.
그런 곳에서 그가 평생 삶의 터전이요 동반자인 바다와 해운을 만나게 된 것은 고3 때 해양대생이 하얀 정복을 입고 학교를 찾아왔을 때 ''한 눈에'' ''내 길''임을 느껴 해군사관학교를 가려했던 진로를 바꾼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물론 등록금을 내지 않아도 됐던 점이 한몫했다. 어려웠던 때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자신의 진로 旋回를 ''운명''이라고 표현했다. 세례명이 안토니오인 그는 카토릭신자면서 불교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인지 그는 ''운명''을 ''하나님의 뜻'' ''因緣'' ''인간의 영역을 벗어난 거대한 힘의 작용''으로 해석한다.
그렇다고 그의 이러한 믿음과 생활관이 속칭 ''운명론''은 아니다. ''盡人事 待天命''이 그의 철학과 인생관의 골간이다.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노력한 후, 결과는 ''나로서는 알 수 없는 그 힘''의 결정에 맡겨온 그다.
그는 비교적 어려웠던 시기에 태어나 성장했다. 초등학교를 일제치하에서 보냈고, 중.고등학교 시절에 6.25를 겪어야 했다. 남보다 생활력이 강하고 어려움에 대처하는 능력, 정신력이 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것. 이는 그 시대를 살아온 이들에게 있어 공통일 지도 모른다. 그를 ''외유내강''하게 만든 또 하나의 요소는 ''바다''였다.
해대 졸업후 해양高에서 2년간의 교편생활을 마치고 배에 승선, 오대양을 누볐다는 그는 "고요속에 있다가 한 순간 산덩이 같은 파도로 변해 덮쳐오는 바다는 너무도 두려운 존재였다"면서 "이를 극복하고 고통을 참아내면서 인내력과 판단력, 강인함을 키웠고 세상을 넓게 보는 눈을 키웠다"고 말한다.
그는 어릴 때 내성적이고 소극적이었다. 해병대 교육, 해대 교육, 해상생활을 통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그는 ''바다, 海''를 ''인간의 마음을 광활하게 만들며 시각을 키우는 곳, 내면을 조용히 관조케 하는 힘을 주는 곳, 진취적 성격을 만드는 자양분을 주는 곳''이라고 표현한다.
그는 글을 잘 썼다. 59년 14:1이라는 경쟁을 뚫고 해양대에 들어갈 때 ''바다와 인생에 대해''라는 주제의 국어시험 성적이 최고였다고 한다.
해운업에 대한 그의 경영관도 바다에 대한 인식을 바탕에 두고 있다. ''바다를 통한 서비스는 수송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타업종에 도움을 주면서 돈을 버는 사업인데다 스케일도 타업종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 이것이 그의 해운관이다. ''남자다운 삶''이라는 얘기다.
그는 문학활동을 준비중이다. 자신의 지나온 삶을 반추하면서 새로운 모습으로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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