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1억8천만달러, 10.1% 늘어

북한의 대외무역규모가 90년대들어 처음으로 늘었다.
최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대외무역규모는 전년에 비해 10.1% 증가한 21억7,685만달러를 기록했다.
북한의 대외무역액은 90년 47억2,000만달러를 기록해 정점에 이른 후 91년 27억2,000만달러로 급감하면서 매년 감소세를 보이다 96년에는 19억7,000만달러로 10억달러대로 떨어지는 등 지난 6년간 계속 감소세를 지속해 오다 지난해 다시 20억달러대를 회복했다.
지난해 북한의 수입액은 전년에 비해 1.8% 증가한 12억8,000만달러, 수출은 전년에 비해 24.5% 증가한 9억달러를 기록, 무역액의 증가가 주로 수출의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무역규모 증가가 북한경제의 전반적인 호전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 환금목적을 위한 금수출, 원유의 임가공 수출 등 일부 특정분야에서의 대폭적인 실적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KOTRA는 90년대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던 북한의 대외 무역액이 97년 갑작기 10%나 증가한 배경에 대해 "홍콩으로의 금괴수출이 대폭 늘어났고 원유 임가공 수출, 식량난 극복을 위한 곡물, 비료수입의 증가, 임가공 수출을 위한 원유도입 증가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금괴, 곡물, 비료, 임가공 수출을 위한 원유수입 및 정제유 수출을 제외한 대부분의 품목군에서는 교역량이 감소해 전체 무역구조면에서는 취약성을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국별 동향>
홍콩, 中.日이어 3위 교역국 부상
10대 교역대상국 편중현상 심화

96년에 이어 97년에도 중국이 북한의 최대 교역상대국의 위치를 유지했다. 이는 북한의 대중국 광물성 원유 및 광물유 수출의 증가와 곡물, 비료의 수입증가에 기인한 것이다.
95년에 일시적으로 최대 교역상대국이었던 일본은 96년에 중국에 1위를 내준 이후 97년에도 중국에 밀려 2위를 차지했다. 또한 중국과 일본 2개국이 북한 전체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3년 이후 지속적으로 50%를 상회함으로써 북한의 대중, 대일 무역의존도가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홍콩이 96년 대북 교역상대국 7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고 예멘이 10대 무역상대국에 신규진입했다. 홍콩이 3위로 올라선 것은 북한의 대홍콩 금괴수출의 대폭 증가에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KOTRA측은 분석하고 있다.
금이라는 일부품목의 수입증가에 기인한 것이긴 하지만 홍콩이 북한과의 교역상대국 3위를 차지한 것은 홍콩의 중국반환(97년 7월 1일) 이후 북한의 대홍콩 접근이 보다 용이해짐에 따라 양국간 교역이 촉진됐을 가능성도 있으며 향후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북한이 홍콩을 대외교역 창구로 활용, 양국간 경제교류가 보다 활성화될 예측도 가능하다.
예멘의 경우 임가공 수출용 원유도입의 급증(8,800만달러)에 따라 교역상대국 5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예멘으로부터의 원유도입이 급증한 것은 북한이 중국으로부터의 원유도입 감소분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예멘산으로 대체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출상의 특기사항>
금수출등 외화벌이 목적 수출 전력
섬유제품 감소, 중화학 임가공 증가

97년도 북한의 수출규모 증가는 금, 원유가공품 등 특정부문의 수출증가에 연유하고 있다. 96년에 수출실적이 많았던 방직용 섬유제품, 비금속제품, 산동물, 플라스틱 제품과 신발류의 수출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북한 최대 수출품목인 방직용 섬유제품의 수출비중이 20.4%로 전년(29.0%)에 이어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이외에 수출이 증가한 품목은 귀금속, 식물제품, 광물성 생산품, 목제품 등이다. 가장 특기할만한 것은 홍콩으로의 금괴수출의 대폭적 증가와 대중국 원유 임가공제품의 수출증가를 들 수 있다.
지난해 북한이 부족한 외화획득을 위해 금수출을 대폭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홍콩으로의 금수출이 1억5,600만달러로 북한 전체 금수출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북한은 변경무역을 통해 고철, 원목 등의 대중국 수출을 큰 폭으로 증가시켰는데 이로 미루어보다 북한이 식량, 에너지 구입용 외화확보를 위한 수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최대 수출품목군인 방직용 섬유제품류의 수출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반면 중국, 예멘 등지로부터 원유를 도입, 임가공해 정제유를 수출함으로써 광물성 생산품의 수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와함께 컴퓨터 관련제품과 전자제품의 임가공 수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수입상의 특기사항>
식량만 극복위한 곡물도입 치중
임가공용 원유도입 증가 두드러져

지난해 북한의 수입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사실은 식물성 생산품 등 북한의 최대 현안이 돼 있는 식량난 극복을 위한 곡물 수입량의 증가와 임가공용 원유도입의 증가다.
식물성 생산품은 수입품목 중에서 광물성 생산품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비중(20.5%)을 차지하고 있으나 기타 식량 대용품목까지 합치면 최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북한당국이 식량난 극복에 모든 노력을 경주하고 있음을 짐작케 하고 있다.
또한 양곡증산을 위한 화학비료의 수입이 37.6% 증가했다. 이처럼 북한의 수입이 곡물, 식량대용품, 양곡증산용 비료 등 식량난 타개를 위한 노력에 집중되고 있다. 기계류를 제외한 나머지 품목들은 대부분 수입이 감소하고 있다.
수입품목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광물성 생산품의 경우 전년대비 19.2% 증가한 2억8,663만달러를 수입했다. 이는 임가공용 원유도입의 증가에 그 원인이 있다. 임가공 수출을 위한 원유 도입량은 전년대비 18.6% 증가했는데 이는 단일품목으로는 최대 수입품목(22.5%)이며 원유 임가공산업이 북한의 외화획득을 위한 주요산업임을 짐작할 수 있다.
기계류의 수입은 총수입에서 세번째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년에 비해 소폭(1.9%)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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