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우 신임회장 "매각 안한다"

제값 받기위한 苦肉策, 정치권 교감설까지

대한통운 매각-한바탕 해프닝으로 끝나나?
지난달 모물류업체의 한 관계자는 6.4 지방선거이후 대한통운 매각건은 수면밑으로 가라앉을 것이란 전망을 했다. 또 대한통운내에서도 주위에서 계속되는 매각설에도 불구하고 대한통운의 매각여부에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6.4지방선거가 끝난 다음날인 5일 동아그룹의 새회장으로 선임된 고병우 회장의 제일성은 "대한통운 매각은 없다"라는 것이었다.
고병우 회장은 취임식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익이 나는 회사를 꼭 팔아야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동북아 물류가 단일체제화되고 있는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게 대한통운이다. 흑자를 내는 회사의 퇴출은 구조조정이라고 할 수 없다. 기업구조조정을 그룹해체로 이해하는 것은 잘못이다. 이익내는 그룹은 존재해야 한다. 오늘 아침(5일 오전)에 채권단과 협약서를 체결했다. 모든 그룹경영은 채권단의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 스스로 판단하겠다."라고 밝혀 대한통운의 매각의사가 없음을 나타냈다.
고회장은“대한통운은 부채비율 130%, 97년 당기 순이익이 88억원인 모범기업이다. 모기업인 동아건설을 살리기 위해 이런 기업을 파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손해이므로 매각 방침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채권단측에서는 "대한통운의 매각은 동아건설 회생을 위한 자체 자구계획이자 금융권 협조융자의 전제조건이다. 주력 기업이 어려울 경우 알짜 계열기업부터 팔아야 한다는 것은 채권은행단뿐만 아니라 정부의 일관된 방침이기도 한만큼 이같은 원칙엔 변함이 없다"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앞으로 양측의 마찰이 예상된다.
금융권에서는 동아건설의 금융권 여신이 4조원이 넘는 만큼 빚을 줄여 동아건설이 회생하기 위해서는 대한통운 매각을 비롯한 전 계열사의 정리가 불가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고회장의 발언을 다른 각도에서 해석하고 있다. 즉 대한통운을 팔지 않을수 없지만 매각을 서두를 경우 제 값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이같은 상황을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이같은 주장은 채권단측이 ''지난 5월 6,000억원의 자금지원을 하는 대가로 대한통운을 매각하며 인천매립지 개발이익금은 모두 빚상환에 사용키로 했으며 대한통운에 대한 최원석 전회장의 주식 포기각서와 처분 위임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강제 매각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고회장의 발언 내용과 관련해 정치권과의 교감없이 대한통운의 매각을 거부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일부 언론의 보도내용을 보면 ''고회장은 동아그룹을 맡는 조건으로 정부에 대해 동아의 회생을 위한 강력한 지원을 요구했으며 이에 대해 금융감독위원회와 관련된 고위 당국자로부터 확약을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 교감설을 뒷받침 하고 있다.
한편 그동안 대한통운 매각을 둘러싸고 독일의 모기업이 거론되기도 했으며 대북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국내 모대기업의 인수 가능성이 소문으로 떠돌기도 했다.<김성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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