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구제금융 지원대가로 시장개방 압력 강화할 듯

아시아 금융위기가 당초의 예상을 넘어 세계경제에 미칠 영향이 증폭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가운데 금년에는 이러한 금융위기가 세계 자유무역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최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위싱턴 무역관 보고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루지애로(Renaco Ruggiero) WTO 사무총장은 아시아 위기가 보호주의자들에게 세계무역 장벽을 쌓는 기회로 활용돼서는 안돤다는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이러한 위험을 사전 경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루지애로 총장은 영국 왕립국제문제 연구소에서 행한 발언에서 현재 상황이 매우 심각하며 만약 각국의 정책결정자들이 잘못된 처방을 내릴 경우 위기는 더욱 장기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유럽국가들은 아시아 위기의 직접적인 영향권으로 들어서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계약이 완료된 공장건설이 추진도 되지 못하고 있으며 아시아 국가들에 상대적으로 투자를 많이한 유럽 금융기관들의 위험도가 높아가고 있는 것은 이러한 영향의 일각에 불과하다. 유럽의 경제예측기관들은 아시아 위기로 금년도 유럽국가의 성장률은 당초 예상보다 1% 포인트 정도 하락한 2.4%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급속한 평가절하로 아시아 국가들의 구매력이 크게 감소되고 있는데다 정부발주 대형프로젝트들이 취소, 연기되고 있어 이들 시장에 대한 진출 기회가 감소하는 것도 문제지만 제3국 시장에서 이들 국가들의 가격경쟁력이 급격히 높아짐으로써 이들 상품들과 경쟁에서 밀리는 홍역도 치뤄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도 현재 IMF 구제금융과 미국의 IMF 자금 출연문제가 미의회 개원 벽두의 논쟁거리를 장식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둘러싼 정치적 공략은 의원들로 하여금 신속협상처리권(Fast Track)을 포함한 무역자유화 문제에 적극성을 보이기 어렵게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의회일부에서는 IMF 구제금융이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평가 절하를 통해 대미 수출을 조장하고, 미국의 무역수지 역조를 심화시킬 것이 명확한 시점에서 IMF 구제금융 지원 대가로 상대국들의 시장개방 압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 나아가 현지 언론은 신속협상처리권을 반대해 온 그룹들이 심각한 무역역조 현상은 미국으로 하여금 시장을 보호토록 해주는 충분한 구실을 제공한다는 주장을 펴 노골적으로 보호무역주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와 철강은 이러한 보호주의 감정의 주된 타겟이 될 가능성이 높은 대표 폼목돌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철강의 경우 원화가치 절하로 인해 올해 톤당 가격은 이전의 3백10달러에서 2백달러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으며 잦은 덤핌제소로 명성이 높은 미철강업계가 한국산 저가 철강제품 수입에 대해 적극적인 공세를 가할 가능성은 매우 농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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