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공동배송으로 20억원 절감효과

태평양-물류거점의 구조조정 및 기능개편
포한제철-물류합리화로 유통경쟁력 제고

IMF 사태로 인해 국내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인원감축에서부터 각종 비용절감 방안에 이르기 까지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러나 인원을 줄이는 것 보다도 확실한 방법은 기업의 체질을 바꾸는 것이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오래전부터 구조조정을 통해 변신을 꾀해 왔으며 최근의 IMF 영향으로 앞으로 훨씬 많은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그룹, 태평양, 포철 등은 최근 기업 구조조정을 성공리에 추진하고 있는 사례(신흥증권 사내한 자료)로 꼽히고 있다. 이들 기업들의 구조조정 과정을 살펴보면 반드시 물류부문이 들어가 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물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 기업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물류라는 관점에서 볼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들 기업들의 구조조정 사례와 물류가 차지하는 역할에 대해 살펴본다.

두산그룹의 대대적인 계열사 정리와 부동산 매각 등 일련의 구조조정은 여타 업체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두산은 지난 2년간 구조조정으로 총 1조 1,400억원의 현금을 조성하는데 성공했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자산매각 3,751억원, 사업철수 5,370억원, 주식매각 2,295억원 등이다.
두산그룹이 구조조정을 성공리에 진행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명확한 원칙을 세우고 과감한 접근을 시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현금확보에 역점을 두고 현금이 생기는 것이라면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는 점이다. 또 가업으로 내려온 사업이 수익성이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매각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렸다는 것이다. 그룹의 발상지인 영등포공장 부지를 매각한 것이 대표적인 경우다.
나에게 걸레는 남에게도 걸레라는 것을 중시해 별볼일 없는 사업은 다른 기업에도 마찬가지이므로 매입자의 입맛을 당길 수 있는 쓸만한 물건을 매각한 점도 주효했다.
두산그룹의 사업구조조정 방향은 크게 사업포트폴리오의 재구성, 계열사 통폐합, 적자사업의 과감한 정리, 자산매각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조직 및 인력의 효율성 제고, 새로운 경영기업의 도입을 통한 관리혁신 추구 등을 들수 있다.
특히 계열사 통폐합에 따른 효과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간접부문 통합에 따라 조직, 인력의 축소로 20억원, 판매비 및 광고비 등 우선순위 집행으로 50억원, 물류시설 공동활용 및 공동배송으로 20억원의 절감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평양의 구조조정은 크게 사업정리를 통한 방법외에도 물류혁신을 통한 방법 등을 특징으로 들수 있다.
태평양은 제품의 종류가 4,000여종에 달할 정도로 다양하고 계절적인 요인과 패션에 민감하다. 따하서 체계적인 물류계획과 운영은 필수적이다. 95년 기준으로 동사의 총물류비는 289억원, 매출액 대비 물류비 비율은 4.7%에 달하며 물류사업부에 속한 인원도 전체사원의 7%에 달할 정도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배경하에 태평양은 93년 7월부터 본격적인 물류혁신을 추진해 왔다.
전략적 물류혁신의 일환으로 95년 5월과 6월에 각각 마산물류센터(건평 2,154평, 보관능력 1,800팔렛트)와 서울 강북물류센터(건평 3,221평, 보관능력 2,280팔렛트)를 완공했다. 95년 7월에는 진천공장내 건겅식품, 설록차음료 등을 생산, 배송하는 1,000여평의 물류시설을 완공했다. 기초화장품은 수원, 색조화장품은 김천, 생활용품은 대전, 건겅용품은 진천에 스톡센터를 두고 있으며 그외 강북, 부산, 마산, 광주에 배송센터를 구축했다.
또한 최근에 수원에 대단위 물류센터를 완공하고 내년 1월부터 본격운영에 들어간다. 이와 함께 전국 10개 권역별 물류거점과 네트워크를 이루어 주문접수후 12시간내 배송체계를 구축, 거래선에 대한 획기적인 서비스를 갖추게 됐다.
태평양의 물류체계는 크게 3가지 축으로 이뤄져 있다. 첫째, 과거의 물류거점은 영업지점 확장에 따라 개별적으로 설립돼 재고가 증가하는 ㅍ단이 있었다. 때문에 물류거점의 구조조정 및 기능재편을 실시했다. 우선 빈번한 재고이동과 과다한 재고방지를 위해 재고집약거점(Stock Center), 배송거점(Delivery Center), 무재고거점(Depot) 등 3종류의 물류거점을 설립했다. 이 결과 25개에 달하던 거점을 3년에 걸쳐 8개 거점으로 축소하고 재고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게 됐다.
둘째, 24시간내 수배송체제를 구축하고 거점간을 시스템으로 연결했다. 이로써 주문된 상품이 각 재고집약거점에서 하부거점으로 이동된후 즉시 거래처로 배송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주문확정률을 증가시키고 리드타임도 단축시켰다. 이러한 관리체계를 통해 광주물류센터는 2개의 창고중 1개를 축소하고 35일 걸리던 재고회전일을 14일로 단축, 62%의 재고감축 효과를 거뒀다.
셋째, 컴퓨터를 통한 물류지원시스템을 구축, 모든 작업관리를 컴퓨터로 처리, 전표나 수작업에 의한 작업을 없앴다.
이외에도 계열사와 연계해 공동물류를 실시하고 있으며 97년 출범한 한국시세이도의 물류업무를 대행함으로써 기업간 물류공동화를 추진중이다.
태평양은 이러한 물류거점 재구축을 통해 다품종 소량생산, 적정재고 유지, 적정공급 및 배송시간 단축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돼 장기적으로 물류비용의 감소를 통한 원가절감이 가능하게 됐다. 태평양의 물류비용은 매출액 대비 4.54%로 국내기업의 평균비율 14.3% 보다 훨씬 낮은데 향후 지속적인 물류자동화를 통해 4.0%까지 내릴 전망이다.

포항제철의 구조조정은 질적 성장을 위한 기반구축과 공기업으로서 새로운 기업문화 정착, 이 두단게로 나누어 진행되고 있다고 요약할 수 있다.
포철은 철강, 물류유통, 정보통신, 엔지니어링 등 4개 사업을 중심전략사업으로 확정, 추진하는 구조개혁을 다른 기업들 보다 3ㄴ녀전에 미리 진행시켜 오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과감한 출자회사 정리 및 통폐합을 추진함으로써 흩어져 있는 계열사 기능의 집약화 및 전문화, 핵심역량 중심의 업종전문화로 시너지 효과 극대화, 국내기반이 취약한 기술집약적산업 육성을 앞당기는 등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룩했다.
대표적인 회사정리 예를 보면 거양해운을 수익성이 가장 양호한 시기였던 96년 입찰에 부쳐 내정가를 웃도는 711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포철은 지난 94년 7월 ‘포스코 비전 2005’를 마련하여 기존 철강산업을 중심으로 물류유통, 엔지니어링, 정보통신부문의 매출을 극대화한다는 영업전략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2005년의 매출규모를 94년보다 4배증가한 34조원으로 늘려잡고 세계 100대기업으로 성정한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물류유통부문만을 따로 살펴보면 93년 매출액에서 차지하던 비중이 0.2%, 각 사업별 구성비는 3%였던 물류유통사업부문을 2005년까지 전체 매출액의 6.0%, 사업구성비 면에서는 18%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포철은 또한 판매구조의 혁신을 위해 판매전문회사 설립, 권역별 시범판매점 육성 지원 등 판매.유통기능을 조정했다. 물류합리화로 유통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해 제품.물류 통합관리시스템을 개발하는 한편 운송장비의 현대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김성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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