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외항선사들의 금년도 선박확보계획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최근 국적외항업계에 따르면 국적외항선사들은 한보사태와 기아사태, 국내 금융권의 신용실추 등으로 해외 금융신용도가 떨어지면서 외환차입이 여의치 않아 선박건조를 위한 자금조달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고선 도입용 한은외화(KFX) 자금이 한 푼도 배정되지 않았고 계획조선 자금역시 사실상 死藏된 상황이어서 실제로 올해 선박확보용으로 외항업계에 배정된 돈은 신조발주용 국내건조 국적취득조건부나용선(BBC) 자금 37억5천만달러뿐이다.
문제의 자금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에 배정된 25억5천만달러를 제외한 일반선용 12억달러. 해외차입금의 금리가 높은데다 아예 financing 자체가 안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외항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경제 및 금융시장에 대한 해외금융권의 시각이 워낙 좋지 않아 우리나라에 대한 차입금리가 높아졌을 뿐 아니라 아예 자금조달과 관련한 접촉자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당분간 이같은 상황이 호전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BBC자금으로 선박을 확보하려 했던 국적외항선사 대부분이 선박확보계획 자체를 포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려진 바로는 현재 12억달러의 BBC 자금중 차입계약을 통해 소진된 자금은 일부 선사가 4척의 선박을 확보하는데 사용한 1억7천여만달러 가량.
여기에 한전 전용광탄선, 내항선 전배자금, 지난해 실수요자 선정물량이었다가 올해로 이월된 부관훼리의 카훼리선 배정 자금 등 3억2천만달러 가량을 제외하고, 아직 실수요자 선정이 되지 않는 자금중 일부 선사가 사용할 계획임을 밝힌 자금 4억달러 가량을 뺀 3억달러 내외가 사실상 [사용불가] 판정을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실수요자로 선정된 선박들의 자금사용 포기가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반화물선은 물론 중장기 선대운영계획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대형 컨테이너선까지도 건조포기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나쁘다]고 말했다.
선박도입은 *船價 자체가 싸거나 *선가가 비싸더라도 금리가 싸야만 이루어진다. 현재로서는 신조 선가도 만만치 않은데다 금리까지 비싸다. 외항선사들을 더욱 힘빠지게 만드는 것은 금리가 비싸더라도 돈을 빌려쓰겠다는 결정을 내렸지만 해외 금융권이 손잡아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원가보상방식인 COA선박의 경우야 비싼 돈을 끌어다 배를 지어도 부담이 없겠지만 BBC선박은 상황이 다르다. 원가보상이 되는 것도 아닌 비싼 자금으로 배를 신조해 투입한다는 것은 기름통을 들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꼴이다. 특히 대형 컨테이너선의 경우 선복과잉상태로 바닥세 운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정기선 시황을 고려할 때 금융부담까지 짊어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상황이 이처럼 악화되자 국적외항선사 담당자들이 최근 신조 BBC 자금 활용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대책회의를 가졌다. 결론은 [신조 BBC자금을 선사들에게 배정하고 잔여자금이 발생할 경우 중고선 도입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것이었다.
최근 중고선가격은 선사들에게 경쟁력이 있는 선에서 결정되고 있다. 따라서 금리가 높더라도 중고선 도입을 위해 BBC자금을 쓸 선사가 있으면 사용토록 하자는 것. 이에따라 외항선사 단체인 한국선주협회는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중고 BBC 수요물량을 조사하는 한편 해양수산부와 재정경제원 등 관계부처에 신조 BBC 잔여자금 전용방안을 건의할 계획이다.
그동안 배정돼온 중고선도입용 KFX 자금규모가 2억달러 내외였고 선사들의 희망물량도 그정도 수준이어서 선사들이 사용할 마음만 있다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BBC자금이 이쪽으로 전배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배정된 자금을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이 앞으로도 3개월 정도 남아 있으므로 좀더 두고봐야겠지만 상황호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장기전략에 따라 수립한 선박확보계획이 그 뿌리부터 흔들리게 됐다는 사실이다.
이에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금융계약, 발주계약 등 모든 절차를 포함한 일상적 선박건조기간이 2~3년인점을 감안하면 선사들이 2, 3년후의 선박운영 단기전략을 새롭게 수립해야 할 판]이라면서도 [다만 최근들어 선박건조가 1년내에도 이루어지는 등 선박건조기간이 짧아지고 있어 자금조달과 관련한 상황이 호전된다면 짧은 기간내에 수습이 가능할 뿐 아니라 용선 등 선박확보방법이 다양한 만큼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올해 배정된 국내건조 BBC자금은 일반선 12억달러, LNG선 25억5천만달러 등 모두 37억5천만달러다. 그러나 KFX자금은 한 푼도 배정되지 않았다. 이는 한은의 보유외화고가 대폭 줄어든 데따른 조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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