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의 스타트업 - 박민규 트레드링스 대표

 

혁신이란 관습과 조직, 방법 등을 완전히 바꿔 새롭게 한다는 뜻이다. 기존의 틀을 깨고 완전히 새로운 것을 통해 변화를 만든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이 혁신을 물류업계에서 대표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는 스타트업을 찾으라면 바로 트레드링스일 것이다. 물류 스타트업이라는 생태계조차도 규정할 수 없었던 시절에 출발을 알렸던 트레드링스는 미래 물류산업의 변화를 예측한 비즈니스 모델을 꾸준히 고수하며 이제 스마트 물류,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물류의 대표주자로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보수적인 물류업, 그 가운데서도 해운업계에 몸담으며 물류인으로서 발을 뗐던 박민규 대표. 누구나 알만한 기업에서 커리어를 쌓아오던 그는 수출입 물류에 디지털을 접목할 수 있겠다라는 가능성 하나를 가지고 트레드링스 창업이라는 도전을 과감하게 선택했다. 그리고 어느새 햇수로 8년, 트레드링스는 성공을 향한 운항을 이어나가고 있다. 트레드링스호의 출발과 만났던 위기, 그리고 앞으로 그리는 그림 등에 대해 박민규 대표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현장에서 확인한 비효율성, 디지털화의 가능성을 보다 
박민규 대표가 처음 물류업계를 접했던 것은 국내 한 해운업계 기업에 입사하면서다. 이 곳에서 박 대표는 화주사, 포워더사들과의 업무를 진행하며 현장의 수출입 물류가 비효율적으로 처리되고 있음을 확인한다. 박 대표는 “2010년대 초반, 당시 포워더사들의 주 업무 처리 방식은 수기나 전화를 통해 이뤄졌다”며 “포워더사들은 화주와 해운사들의 리스트를 하나하나 엑셀파일로 정리, 직원이 직접 일일이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만약 담당직원이 자리를 비우거나 퇴사하는 경우에는 상황이 더 복잡해진다. 직원의 직감이나 체계화되지 않은 시스템에 의해 이뤄지는 당시의 수출입 물류처리를 보며 박 대표는 디지털 기술이 여기에 접목된다면 혁신을 일으킬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확인한다. 그리고 박 대표는 직장을 떠나 도전을 위한 준비에 돌입한다. 당시에 대해 박 대표는 “학교나 직장에서 IT기술을 접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수출입 물류에 적용할 수 있는 디지털 기술을 위해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뜻을 함께 한 공동창업자들과 정신없이 준비를 하다보니 어느새 1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트레드링스는 2015년, 시장에 등장했다. 

‘인식의 벽’ 느꼈던 초반,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사업 초기 어떤 어려움을 겪었냐는 질문에 박 대표는 인식의 벽이 있었다고 답했다. 박 대표는 “당시 물류업계, 그 중에서도 수출입 물류는 디지털화에 대한 움직임이 거의 없었던 시기였다”며 “트레드링스가 하고자 하는 것, 우리의 솔루션이 만들어낼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시장에 계속 알렸지만 가능성에 대한 공감만 있을 뿐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대표는 수출입 물류에 디지털화를 만들어낸다는 초기 비즈니스 모델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 안에는 미래 물류업계의 변화에 대한 박 대표의 믿음이 있었다. 그는 “지금 당장의 성과보다는 미래에 분명히 우리의 솔루션이 업계에서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며 “시간이 지나며 수출입 물류 디지털화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고 특히 코로나 시기, 트레드링스가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시장의 니즈가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링고 솔루션 화면
링고 솔루션 화면

트레드링스의 현재와 미래, 쉽고(ShipGo)와 짐고(ZimGo)
2015년 창업한 트레드링스는 올해로 햇수로만 9년째를 맞는다. 그만큼 이미 시장에서 트레드링스의 솔루션은 어느정도 성공적으로 자리잡았고 그 종류 또한 다양하다. 수출입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즉시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 링고(LINGO), 실제 물류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 모든 포워더사의 정보와 강점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는 빅데이터 기반 포워딩 정보 서비스 포워딩 닷컴 등이 그 예다. 그리고 트레드링스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대표하는 솔루션이 바로 쉽고(ShipGo)와 짐고(ZimGo)다, 

9년간 트레드링스가 수집한 각종 수출입 물류 빅데이터와 이를 분석할 수 있는 AI 기술을 통해 화물의 실시간 이동상황을 확인하고 딜레이 등을 예측해주는 수출입 화물 가시성 솔루션인 쉽고는 이전에는 없었던 수출입 물류 공급망 관리 솔루션이다. 박 대표는 “공급망 관리를 위해서는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두 가지 개념이 필수요소인데 기존 수출입 물류에는 이동 상황이나 물류에 대한 데이터 자체가 없었다”며 “쉽고를 출시하기 위해 수출입 과정에서의 운송에 대한 모든 데이터를 우리가 직접 실시간으로 수집했고 이 데이터를 토대로 모니터링에서부터 도착 등에 대한 관리, 데이터 분석을 통한 더 나은 환경 구축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공급망 관리를 위한 솔루션을 선보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미 고객사들의 반응도 좋지만 트레드링스는 고도화를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오는 4월 열리는 Korea MAT을 통해, 쉽고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쉽고 플러스가 오픈을 기다리고 있다. 

쉽고 플러스 솔루션 화면
쉽고 플러스 솔루션 화면

쉽고 플러스와 함께 시장에 선보이는 새로운 솔루션은 짐고다. 수출입 물류 현업에서 고군분투하는 실무자들의 업무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솔루션인 짐고는 이메일이나 전화 없이도 일원화된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국내 최초 수출입 협업 클라우드 솔루션이다. 박 대표는 “짐고는 트레드링스를 시작하면서부터 궁극적으로 만들고 싶었던 솔루션”이라고 소개하며 “비효율적인 수출입 물류업무 형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짐고 솔루션 화면
짐고 솔루션 화면

기존 솔루션에 멈추지 않고 지속적인 고도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가는 트레드링스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그 결과물이 지난 연말 거둔 시리즈B 투자유치다. 트레드링스는 지난해 11월, 하이투자파트너스, 에이벤처스, 캐피탈원, BNK벤처투자 등 기존 투자사에 더해 인라이트벤처스,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 지앤텍벤처투자 등 신규투자사들을 더해 약 7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특히, 지난해 2분기 이후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스타트업 투자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침체된 상황이라는 것에 비춰볼 때 이번 투자유치는 더욱 큰 의미가 있다. 

유연한 그리고 건강한 트레드링스를 꿈꾸다
인터뷰 말미 박 대표에게 목표에 대해 물었다. “얼마정도의 매출액을 달성하겠다” 등과 같은 답변을 예상했지만 그의 대답은 달랐다. 박 대표는 “트레드링스 창업 초기 가졌던 목표가 더 직원들이 스스로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자였다”며 “포워더사 실무자들의 업무환경 개선을 위한 솔루션을 만들고 싶었던 것도 결국 이들이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수출입 물류, 나아가 물류산업 전반의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목적이 기존 산업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고자 하는 것이라면 우리 자체적으로도 더 유연하게 사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직원이 일할 맛 나도록, 또 기존 틀과는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트레드링스는 스타트업 중에서는 드물게 ‘피플팀’을 구성, 직원들의 업무환경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더 건강한 트레드링스가 물류산업에 일으킬 신선한, 유연한 혁신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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