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해운물류’ 구축 위해 정부·기업 등 나서

세계 각국은 ‘친환경 전환’이라는 공동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특히 탄소 배출량이 많은 산업 중 하나인 해운산업은 최근 친환경 대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제해사기구(IMO)는 다양한 규제방안을 시행해 2050년까지 에너지효율 등급지수(EEDI/EEXI) 기준의 배출량 규제를 충족하지 못한 선박에 대해 운항 제약을 둘 예정이다. 또 EU는 지난해 ‘Fit for 55’를 발표하며 해운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 규제에 대한 입법을 추진하고 있어 해운업계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국내 해운업계 역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정부, ‘탄소중립’ 해운 물류망 구축에 총력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가 지난 9월 발표한 ‘제4차 기후변화대응 해양수산부문 종합계획(2022~2026)’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해 친환경 선박 보급 확산을 추진하는 등 ‘탄소중립’ 해운 물류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어선에 대해서는 노후 어선 대체 건조 지원을 지속하고 LPG·하이브리드를 연료로 하는 저탄소 어선 등 친환경 어선 기술을 개발해 2026년부터 보급할 예정이다.

또한 높은 경제성과 친환경성으로 차세대 에너지로 주목받는 수소에너지의 활용을 지원하고 수소경제를 확산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울산항 신항·부산항 신항·광양항 등 주요 무역항을 수소의 생산·유통·활용 거점으로 사용하는 수소 기반 탄소중립 항만, 즉 ‘수소 항만’을 조성할 계획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탄소중립이 산업계의 새로운 기회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더 심각해지는 기후재해로부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해수부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다가오는 2050년에 탄소 네거티브를 달성하겠다는 ‘해양수산분야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지난해 발표하며 ‘해양수산분야 기후변화 대응 TF’를 상설기구로 만들었다.

울산·부산항만공사, 배출가스저감장치 부착 확대
울산항만공사는 수소 항만 외에도 트랜스퍼크레인(이하 TC, Transfer Crane)에 배출가스저감장치(DPF)를 부착해 친환경 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트랜스퍼크레인은 부두에서 컨테이너를 이동시키거나 들고 내리는 하역 장비를 의미한다. 공인기관이 시행한 시험 결과에 따르면 배출가스저감장치는 TC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을 80% 이상 절감할 수 있으며 일산화탄소와 탄화수소 저감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울산항에 남아 있는 경유 TC 2대에 배출가스저감장치를 부착하면, 울산항 TC는 전기동력 전환과 배출가스저감장치 부착 등으로 100% 친환경 장비로 전환된다.

울산항만공사 김재균 사장은 “앞으로도 유관기관과 적극적인 상호협력을 통해 친환경 울산항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항만공사 역시 2021년 5월 기준 TC에 배출가스저감장치를 부착하고 전기동력으로 전환해 91%의 친환경 전환율을 달성했다. 또 미세먼지 저감과 친환경 항만 조성을 위해 지난 2월, 국내 항만 최초로 부산항에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로드 트랙터를 도입했다.

해운기업, ‘탈탄소화’ 위해 대체 연료 개발
정부와 항만뿐 아니라 해운기업도 환경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친환경 연료 선박 전환, 친환경 대체 연료 개발, 스크러버(Scrubber) 설치 등 친환경 전환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친환경 대체 연료로는 LNG(액화천연가스), LPG(액화석유가스), 메탄올, 에탄올, 암모니아, 수소 등이 연구되고 있다. 최근까지 주목받았던 LNG 추진선은 기존 벙커C유보다 탄소 배출량이 적을 뿐 LNG 역시 탄소를 배출해 완벽한 ‘탈탄소화’를 실현할 수 없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최근 암모니아가 대체 자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암모니아는 탄소(C)가 없어 연소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또한 공급이 안정되어 있고 보관·운송·취급이 쉬워 차세대 대체 자원으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대우해양조선은 지난 2020년, 영국 대형 선급 로이드(LR)로부터 2만 3,000TEU급 암모니아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대한 기본 승인을 획득했으며 2025년에는 암모니아 추진선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 9월, ‘경상남도 대형선박 무탄소 연료 활용 규제자유특구’ 사업에 참여해 ‘암모니아 연료공급시스템’ 개발을 주도하는 등 암모니아 선박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도 액화 이산화탄소 운반선, 암모니아추진선·운반선, LNG-수소 혼소 엔진 등 글로벌 기관과 기업으로부터 기술 인증을 획득했다.

조선사 외에도 글로벌 선사인 HMM은 ‘2050년 탄소중립’ 중장기 목표를 선언하고 2030년 예상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21.5% 감축 목표를 구체화하는 등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 의지를 표명했다.

HMM은 지난 9월, 파나시아와 선박용 탄소 포집 시스템 공동 연구에 대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선박용 탄소 포집 시스템은 선박 운항 시 발생하는 배기가스 내 이산화탄소(CO₂)를 포집해 배출을 방지하는 온실가스 대응 기술이다. 이번 업무 협약을 통해 HMM은 실증을 위한 선박을 제공하며 포집된 탄소를 처리하는 방안에 대해 연구할 예정이다.

HMM 관계자는 “탄소중립을 위한 대체 수단으로 거론되는 탄소 포집 시스템 연구개발에 참여함으로써 해외 기술 의존을 벗어나 국내 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 뿌듯하다”라며 그는 이어 “‘탈탄소화’는 해운기업이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앞으로 친환경 전환을 위해 다양한 행보를 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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