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전문가 모여 한국물류 발전 도모…‘데이터 중요성 강조’

FIATA 개막식 이후 진행된 ‘한국국제물류포럼’은 변화하는 B2B 시장과 B2C 시장을 분석하는 시간으로 국내 물류 전문가뿐만 아니라 FIATA 소속 글로벌 물류기업 관계자 등이 참여해 주제 발표와 함께 토론이 진행됐다.

김종덕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원장은 “코로나19와 함께 해상·항공운임 증대, 수에즈 운하 좌초, 미국발 SCM 붕괴 등을 경험하면서 글로벌 물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세계 7번째의 수출 대국이지만 물류산업의 위상은 여전히 취약한 상황이다. 세계은행이 발표한 국제물류경쟁력 지수에서는 한국은 25위로 1위 독일, 5위 일본, 14위 미국 등에 순위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우리나라 주요 공항과 항만의 화물처리실적은 세계 3위와 5위를 기록하는 등 높은 인프라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마지막으로 “현재 물류산업은 디지털 기술을 매개로 소비자 중심의 유통, IT, 금융, 제조 산업을 통합하는 신개념 플랫폼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의 물류산업은 단순 운송 영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와 서비스를 창출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헌상 국토교통부 물류정책관은 “현재 물류산업은 IT, 빅데이터, 첨단기술까지 접목돼 급진적인 발전이 일어나고 있다. 거의 매일 같이 새로운 아이디어, 스타트업이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물류업계에 젊은 사람들이 모여든다는 것은 좋은 조짐이며 물류산업이 빠르게 최첨단 산업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글로벌 공급망위기가 진행이기 때문에 업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션 1. B2B 중심의 글로벌 가치사슬/공급사슬 재편
글로벌 공급 내 항만 역할 중요해져…‘초대형 선박에 따른 인프라 확대 함께 논의해야’

이기열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수요예측 센터장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항만의 수요예측’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두 가지 관점에서 항만 물동량의 변화를 전망했다.

이기열 센터장은 “글로벌 공급망은 다자간 분업체계로 급속하게 변해온 결과 복잡성이 증가되고 상호의존성이 커졌다. 이로인해 과거에는 ‘Made in 특정국가’라는 개념이었지만 다자간 분업에서는 ‘Made in World’라는 개념이 부각됐다”며 특히 고도화된 기술이 요구되는 산업일수록 교역 참여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과거에는 일본과 미국을 중심으로 가치사슬이 만들어졌다면 중국 중심의 가치사슬로 변해왔다. 이 때문에 아시아 역내 공급망의 글로벌 가치사슬 활동비중이 커졌다. 이에 반해 미국과 유럽의 역내 활동 비중이 감소하고 지역 간 생산 공유 비중을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글로벌 공급망이 변화한 이유에 대해 “글로벌 공급망은 중복소싱을 제거하고 고정비 감축, 효율성 증대를 추구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공급망 탄력성이 감소했으며 위기 발생 시 신속한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기열 센터장은 “글로벌 공급망위기 속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로는 많은 국가에서 리쇼어링으로 대표되는 자국우선 주위, 글로벌 공급망을 블록화한 지역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공급망 자체가 세분화돼 있고 국가별 분업구조 차이로 인해 완벽한 리쇼어링은 불가능하다. 이에 리쇼어링 한계에 대한 분석이 나오고 있으며 미국의 반도체 동맹 등과 같이 경제 동맹들과 공유하는 프렌드쇼어링, 니어쇼어링의 개념이 생겨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항만은 교역의 중심지이자 공급망의 핵심적인 인프라다. 과거에는 전체 교역량의 75%가 항만을 통해 이뤄졌으며 가치(가격) 기준으로는 약 50%가 항만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이 센터장은 “기존 글로벌 공급망에서 항만은 중요하지 않았다. 코로나 팬데믹과 소비 증가 등에 따른 항만 적체를 경험하며 항만의 역할이 부각됐다. 공급망 교란은 해운 운임상승, 물류비 상승, 소비자 가격 인상 등으로 이어져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성장과 교역이 증가하면 항만 물동량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항만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수요예측센터는 이와 관련해 항만수요예측을 한 결과 글로벌 공급망이 지역화되면 글로벌 물동량의 성장률이 둔화되거나 감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OCED와 WTO는 전 세계 GDP가 5%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OECD는 전 세계 GDP가 5.5% 감소하고 수입부문 18.1%, 수출부문 17.8%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 번째 관점은 중국의 역할을 타지역으로 이전할 시나리오다. 현재 탈중국화가 이뤄지고 있으나 중국은 여전히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역할이 인도, 아세안 등으로 이전할 경우 세계 경제성장률과 물동량 증가세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타노스 펠리스 교수는 “이제 생산과 소싱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기업들은 멀티소싱을 하는 등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변화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앞으로 더 많은 이슈가 생겨날 것이며 이를 하나의 솔루션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없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형태의 솔루션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에 조금 더 과학적인 접근을 주문했다.

젠스 로머 FIATA 수석 부회장은 “항만의 경우 문제가 없으며 문제가 아니라 생각한다”며 다른 부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초대형 선박은 늘어나고 있지만 인프라 투자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컨테이너가 배후에 계속 적체되어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이 펼쳐진 이유는 대화가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해당사자가 함께 논의하고 협력해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며 일방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디지털 플랫폼의 경우 “고도화된 노하우가 필요한 컨테이너가 있다. 이런 화물운송은 적임자가 일을 해야하고 모든 관계자가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플랫폼 데이터는 매우 중요하며 향후 데이터 소유 문제는 앞으로 굉장히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며 우리의 자료를 쉽게 넘겨주면 안되며 데이터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어떻게 쓰이는지 정확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팬데믹 위기 극복에서 볼 수 있듯이 인적자원은 큰 역할을 했다. 디지털화가 아무리 많이 진행돼도 인적자원은 꼭 필요하다. 알고리즘을 변경하려면 사람의 경험이 중요하다”며 향후 인적자원을 관리, 성장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기현 부산신항만주식회사(PNC) 부사장은 “지난 10여 년간 선박 회사들은 굉장히 어려웠다. 이 때문에 2020년 이전에는 투자할 여력이 없었다”며 이는 물동량이 크게 늘지 않고 운임자체가 낮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은 모든 플레이어에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권 부사장은 “한국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부산항의 경우 중국 TS 화물이 줄어들면 또 한 번 커다란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커머스, 라스트마일, 풀필먼트 등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터미널과 배후지역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터미널상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션 2. B2C 중심의 변화하는 세상에 대응한 물류시장의 도전
IT기업과 물류기업 시너지 낼 수 있어…‘이커머스 내 배송 경험 만족도 매우 중요’

김정민 카카오모빌리티 AI연구개발팀 팀장은 ‘정보디지털 기업 관점의 물류시장’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완전히 새로운 것,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만들어 성공한 IT 기업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물류도 마찬가지다. 기존에 아주 잘 해왔던 것들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더해지고 모바일 환경이 구축되면서 물류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로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민 팀장은 “카카오의 경우 서버와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사람들로 매우 안정적인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이러한 기반 위에 AI, 최적화의 서비스를 얹어 실시간성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높은 수준의 사용자 경험과 인터페이스가 강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교통, 물류업계서는 좋은 솔루션을 만들어 놓고 사용자에게 제공될 때 훌륭하지 못한 방식으로 제공되는 상황을 많이 봤다”고 덧붙였다.

현재 카카오의 경우 공급망에 있어 전체를 다 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B2C’, 즉 마지막 고객에게 닿은 부분에 집중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대한민국에서 B2C 시장은 2020년에서 2021년 사이 20% 이상 성장한 큰 시장”이라며 이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며 규모를 유지할 것이라는 점에 이견이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시장에서 대한민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에서 두 가지 특징 나타나고 있는데 그중 하나는 배송하는 물건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과 빠른 배송이다.

그는 “IT 기업들은 실시간성, 빠른 해결 등의 강점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분배 최적화, 배송 최적화 등이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IT 기업들은 어느 시점에라도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안정성’을 갖고 있으므로 물류기업과 협력한다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식 DHL Korea 이커머스팀 팀장은 ‘유통정보기업 관점의 B2C 물류시장’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이커머스를 경험한 소비자들은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전환됐지만 이커머스 구매 행태를 유지하겠다고 답변하고 있다. 전반적인 시장 파이가 커졌기 때문에 여전히 큰 기회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이커머스에서 물류는 배송 가격의 관점에서 관점에서 바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DHL은 배송을 가격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배송 경험을 통해 마케팅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배송에 대한 경험 만족도는 이커머스 사이트에 재구매를 높이는데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DHL의 핵심 가치는 물류이지만 이커머스 만큼은 IT 부분, 즉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며 특히 배송과 관련에 컴플레인이 심한 부분의 CS를 줄이기 위해 전 세계 약 170개 국가에 한국에서 픽업하는 동시에 알람톡 등을 보내는 등 배송 실패를 줄여 컴플레인을 사전에 방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데이터 분석을 필요로 하는 경우 DHL은 기존에 진행됐던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안하거나 트래픽 분석 사이트를 통해 고객에게 제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세, 통관 부분의 경우 자국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됨에 따라 다양한 세무당국의 규제사항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판매자들은 이런 규제사항에 대해 정확히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DHL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스티브 파커 FIATA 관세 연구소 의장은 “FIATA 관세 연구소는 전 세계 관세기구들과 협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표준화된 솔루션을 만들어 전 세계에 적용하고 동일한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노력 중”이라며 최대한 많은 국가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손쉽게 정확한 데이터를 이용하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모든 과정에 디지털화가 있으며 마지막으로 FIATA 관세 연구소는 ‘공정한 경쟁의 장’에 관심이 많다며 물류업계의 다른 플레이어들도 규제 등이 공정하게 적용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철웅 고려대학교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물류산업은 10년에 걸쳐서 이루어질 혁신이 과거 2년 만에 이루어진 것 같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물류의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물류는 다시 비용 절감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를 위한 노력이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데이터 기반으로 비용을 줄이고 프로세스를 최적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