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희 행정안전부 재난자원관리과 과장

재난자원관리 관리체계가 변하고 있다. 이를 주도하고 있는 행정안전부는 민간의 시스템에서 공급체계의 해답을 찾고 있다. 민간의 시스템을 벤치마킹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민간과 협력을 통해 대형화 되고 복합화되고 있는 재난에 대비하고 효율적인 관리체계를 통해 자원의 낭비 없는 공급망 관리체계를 만들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행안부가 그리는 재난관리자원 관리체계는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며 민간과 협력하기 위한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재난자원관리과 허정희 과장을 통해 재난자원관리가 무엇이며 현행의 문제점과 변화되는 관리체계의 핵심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Q. 재난관리자원 관리체계 혁신사업은 어떤 사업인가?
재난관리자원은 재난의 예방, 대비, 대응, 복구의 모든 활동에 필요한 인적, 물적 자원을 의미한다. 관리체계는 현행법에는 중앙부처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이 소관 재난관리업무에 필요한 물적, 인적 자원을 비축하고 관리하는 체계이다. 현행 재난관리자원 관리체계의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혁신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그동안은 개별기관이 경험에 따라서 재난관리자원을 구매해서 비축하고 있었다. 하지만 재난이 복잡화 되고 대형화 되면서 재난을 수습하기 위한 자원이 없거나 부족한 경우가 발생되기 시작했다. 또 한 켠에서는 과잉 비축으로 인해 불용 처리되면서 예산이 낭비되는 상황들이 계속 반복이 되고 있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서 국가적으로 통합관리 하고 민간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효율적인 디지털 재난관리자원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현행 재난관리자원의 관리체계는 재난관리 책임기관이 소관 재난관리 업무를 위해서 필요한 자원을 스스로 필요한 만큼 수량을 정해서 비축 관리하는 체계였다면 앞으로는 국가나 광역단체(시·도)가 중심이 돼서 수요예측을 하고 적정수량을 비축해 재난이 발생하면 초기대응에 비축한 자원을 활용하고 재난이 확대되거나 지속 될 경우 민간과 협력해 민간자원을 최대한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체계로 바꾸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Q. 재난관리자원 관리체계 혁신사업으로 변화되는 부분은?
국내 유명 C사의 물류체계를 살펴보면 필요한 제품을 미리 구매해 놓고 보관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다음날 새벽에 가져다주는 체계이다. 이러한 체계를 재난관리자원 관리체계에도 응용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부기관이 필요한 것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필요한 자원을 필요한 장소에, 필요한 시간에 가져다주는 것이다. 이는 물류의 기본개념과도 같다. 이를 검토하기 위해서 주요 유통, 물류기업의 물류시스템이 어떤 체계를 가지고 있는지 비교 분석하게 됐다. 그 과정에서 공급망 관리와 물류 시스템이 필요하게 됐고 재난이라는 특수상황에 강제할 수 있는 동원체계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때문에 이번 혁신사업에서 첫 번째가 공급망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이고 두 번째 재난관리물류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또 개별기관의 관리체계를 새롭게 정의하고 이를 묶어서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통합관리체계 구축이다. 여기에 동원관리체계까지 포함해 재난관리자원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바뀌게 되는지?
현행 재난관리자원 관리체계에서 재난자원은 기초단체(시·군·구)에서 개별적으로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광역단체(시·도)의 역할이 없었다. 예를 들면 재난이 발생을 하면 재난이 발생한 기초단체가 책임기관이 된다. 두 개 이상의 기초단체에 동시에 재난이 발생할 때만 광역단체가 책임기관이 됐다. 하지만 광역단체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것이 아니고 광역단체가 통합관리를 하고 운영을 하되 수습은 기초단체가 여전히 하는 구조이다. 여기에 중요한 문제가 발생한다. 한 광역단체 내에 연계된 두 개의 기초단체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보통 각 기초단체의 자연환경과 재난 환경이 다르다. 그래서 비축 자원이 달라야 하는데 똑같은 자원을 비축하고 있거나 필요한 자원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재난 장비는 민간 기업과 계약을 하게 되는데 두 개의 기초단체에서 동시에 한 개 기업과 계약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 두 개의 기초단체에 재난이 동시에 발생하면 장비업체가 장비를 공급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새롭게 구축되는 재난관리자원 관리체계에서는 광역단체가 이러한 부분을 통제하게 하게 된다. 기초단체는 기존의 역할을 그대로 하고 광역단체의 역할이 추가 되는 형태이다. 광역단체의 역할은 책임의 소재보다는 조정자의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또한 기초단체가 발생할지도 모르는 모든 재난에 대해 자원을 비축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각 기초단체는 많이 발생하는 재난에 대한 자원을 관리하고 많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일어날 수 있는 재난에 대한 자원은 광역단체에서, 그보다 더 광범위한 재난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통제하고 관리하는 체계가 될 것이다.

Q. 민간 기업들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되나?
새롭게 구축되는 재난관리자원 관리체계는 민간의 역할이 커진다. 제조, 유통기업들의 역할도 있고 물류기업의 역할도 있다. 물류기업의 역할은 물류 체계를 공공에 적용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17개 광역단체는 통합관리를 위해서 통합관리 센터를 구축하게 된다. 지난해까지 3개 광역단체에 통합관리센터가 구축 됐으며 올해 7개가 추가로 구축될 예정이다. 이후 나머지 광역단체에 통합관리센터가 구축된다. 이러한 통합관리센터의 관리와 운송 등의 역할이 필요하다. 광역단체 간, 또는 기초단체 간 자원의 이동이나 재난 현장에 재난자원을 배송하는 것도 민간의 역할이 될 것이다. 기존 물류기업의 물류망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공공의 비축물류센터의 관리는 공무원이 하는 것보다 노하우가 있는 물류기업에게 위탁하는 것이 비용으로나 기능적으로 효과적이다. 재난에 대비하는 비축자원관리와 재난발생시 대응체계에 물류기업이 가지고 있는 물류체계를 활용하여 재난 발생시 별도의 절차 없이 재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때문에 전국망을 가지고 있는 물류기업을 대상으로 재난지원물류기업을 선정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Q. 단일 물류기업이 운영을 맡게 되나?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시범운영 할 때는 한 개 기업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후 운영하면서 문제가 발생되면 권역별로 물류기업을 선정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4~5개 정도 나눌 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체계가 마무리 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 개 기업을 통해서 시범운영을 해보려고 한다. 시범운영 시점은 17개 시도에 통합물류센터가 마련되는 시점이다. 재난관리자원의 특수성으로 인해 재난자원관리를 할 수 있는 물류기업은 사실 많지 않다. 그래서 대응이 가능한 기업들과 소통하고 진행하면서 검토를 지속적으로 할 예정이다. 각 광역단체별로 통합관리센터를 구축하고 있지만 체계가 마련되면 재난관리물류기업의 물류창고를 활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초기에 통합관리센터를 17개 시도에 지정을 하는 이유는 민간 기업을 지정을 하고 자원을 비축하는 것까지 요청하면 기업이 재고부담을 가지고 가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그래서 비축자원은 공공이 하고 운영을 민간이 하는 방식으로 하려고 한다. 또 앞서 이야기 한 것과 같이 재난이 지속되면 공공의 자원을 먼저 소진하게 된다. 이후 재난자원은 생산기업이 조달을 하게 되고 이를 운반해야 할 누군가가 필요하게 된다. 그럴 경우 재난관리 물류기업으로 지정되면 이를 담당해줘야 한다. 그것이 민간의 역할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역할을 할 기업은 규모보다 재난시에 대응을 할 수 있는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라야 한다.

Q. 구축 사업의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민간에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새로운 체계에서는 민간의 역할이 현행보다 더욱 커진다. 아직까지 큰 그림에서만 정해져 있고 세부적으로 어떻게 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우선 관련 제정법이 통과되어야 하고 이하 세부법령이 만들어져야 한다. 법이 통과 되고 시스템이 구축이 되는 시점에서는 민간기업의 도움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지 계속해서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에 민간에서는 피부로 와 닿지 않을 것 같다. 재난이 대형화 되고 복잡화 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모든 걸 다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민관이 협동해서 해결해야 하고 민간의 협조가 분명히 필요하다. 민간에서도 재난물류체계에 좋은 안이 있으면 제안도 해주시고 관심을 갖고 봐주면 좋겠다. 민간의 역할은 계속 커져갈 것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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