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표 처리 등 노력 중이지만 그대로 노출된 운송장 많아… ‘대책 고심 중’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비대면 배송이 일반화되면서 문 앞에 놓인 택배를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파트뿐만 아니라 오피스텔, 상가 등 어디를 가도 배달이 완료된 택배 상자를 손쉽게 볼 수 있다. 또한 쓰레기장에서도 개인정보가 그대로 노출된 택배상자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렇게 노출된 택배 운송장의 개인정보를 활용한 범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포털사이트에 ‘택배운송장’ 등 관련 단어로 검색하면 각종 범죄 기사를 쉽게 볼 수 있으며 이를 우려하는 소비자들의 글 또한 쉽게 찾을 수 있다. 더불어 이 같은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 제품들도 볼 수 있다.

개인정보 노출 운송장 손쉽게 찾아볼 수 있어
택배 운송장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택배사들도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본적으로 모든 택배 운송장에 ‘개인정보 유출방지를 위하여 성명, 전화번호, 주소를 제거바랍니다’와 같은 개인정보 제거 안내 메시지를 삽입해 고객들이 수령 후 운송장 제거를 유도하고 있다.

또한 운송장에 표기된 고객명, 전화번호 등 일부 개인정보에 대해 별표(*) 처리를 하거나 안심번호를 활용하는 등 개인정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택배사 내에서도 운송장에 따라 별표처리 된 운송장이 있는가 하면 개인정보가 그대로 노출된 운송장이 있어 소비자들의 혼란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 택배사 내에서도 별표(*) 처리된 운송장과 개인정보가 그대로 노출된 운송장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좌) 이름과 전화번호가 별도 처리된 운송장. (우) 이름과 전화번호가 그대로 노출 된 운송장
 ▲ 택배사 내에서도 별표(*) 처리된 운송장과 개인정보가 그대로 노출된 운송장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좌) 이름과 전화번호가 별도 처리된 운송장. (우) 이름과 전화번호가 그대로 노출 된 운송장.

이에 대해 한 택배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표준화된 운송장에 고객사들의 요청사항을 반영하기 때문에 운송장이 조금씩 다르다. 별표 등을 활용하는 것도 고객사의 요청사항으로 이를 원하지 않는 고객사들이 있어 일부 택배 운송장에는 개인정보가 그대로 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안심번호 서비스에 대해서는 “쇼핑몰, 고객사의 계약사항에 따라 적용이 여부가 다르며 소비자가 상품 주문 시 안심번호 활용 동의에 체크해야만 활용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택배사 관계자는 “택배 운송장의 개인정보 표기로 인한 소비자들의 걱정이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택배기사가 고객에게 직접 택배를 배송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실버택배, 배송대행, 경비실 등 특정 장소에 배송하는 등 배송방법이 생겨났다. 배송방법이 다양해지면서 원활한 인수인계를 통한 배송을 위해서는 부득이하게 개인정보를 표기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한편 택배기사의 부주의로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경우도 있었다. 기자가 찾은 운송장 중에서는 한 운송장 안에 별표 처리된 개인정보와 아무런 보호 없이 노출된 개인정보가 적힌 운송장이 있었다. 이에 대해 택배사 관계자는 “개인정보가 가려진 택배의 원활한 배송을 위해 개인정보 추가로 인쇄된다. 배송 완료하면서 택배기사님이 제거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 택배사들은 운송장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운송장 폐기 안내문구를 삽입했지만 너무 작아 소비자들에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 택배사들은 운송장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운송장 폐기 안내문구를 삽입했지만 너무 작아 소비자들에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운송장 디지털화, 개인정보 안내 메시지 확대 필요
택배사도 오랫동안 지적된 운송장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지만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원활한 배송을 돕고 개인정보 유출 등의 우려 등을 지우기 위해서는 운송장의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표준화된 운송장에는 배송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 수 있는 최소한의 정보만 담아야 하며 개인정보 노출에 대해서는 양보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운송장마다 적힌 개인정보 안내 문구는 택배사들이 책임 회피를 위해 넣은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글씨를 키우고 진하게 하는 등 소비자들의 눈에 잘 띄고 경각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소비자들의 주의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다른 택배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 산업에 걸쳐 디지털화 즉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택배사들도 디지털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이뤄지고 있는 택배 알림, 홈페이지 및 택배조회 UI 변경, 앱 제작 등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보기 어렵다”며 가장 먼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나서야 할 분야는 택배 운송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화를 통해 개인정보 유출은 줄이고 고객에게는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자체배송 서비스를 하는 이커머스 업체들 가운데 일부는 운송장에 아예 전화번호가 없는 경우도 있다”며 전화번호가 없지만 앱을 통해 택배사처럼 배송완료 후 배송 사진이 담긴 메시지를 보낼 수 있으며 오배송 등으로 인한 항의에도 대응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화가 되면 운송장의 크기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어 친환경 경영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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