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집단 이기주의, 이번 기회에 끝내고 노동권리 찾아야

 

택배차량의 아파트 진입을 막은 아파트 입주민들에 대해 택배근로자들이 개별 개인 고객들에 대한 배송을 중단하고, 아파트 입구까지만 배송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이들 아파트 입주민들은 오는 14일부터 입구까지만 배송된 자신들의 택배화물을 자신들 스스로 찾아가야 한다. 

전국택배노동조합(위원장 : 진경호, 이하 택배노조)는 “택배노동자에게 모든 책임 전가시키는 일방적인 아파트 택배차량 진입금지 규탄, 이번 택배차량 진입을 금지한 아파트에 대해 개인별 배송 불가 아파트로 지정하고 14일부터 아파트 입구까지만 배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아파트 진입을 막은 아파트 입구에 상품을 적재하고 찾아오는 고객에게 한해 택배상품을 전달할 방침이다. 이번 결정은 아파트입주자 대표회의의 갑질에 맞서 택배노동자 노동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전형적 소비자 갑질, 더 이상 무리한 요구 받아들이지 않을 것

택배노조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제시한 저상형 택배차량으로의 개조와 손수레를 이용해 배송하라는 요구는 현 국면에 대안이 될 수 없다”며 “저상형 택배차량 개조는 택배상품의 차량 적재량을 감소시켜 배송기사들의 노동시간을 증가시키고, 근로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전형적인 고객 갑질 행위”라고 지적했다.

여기다 저상차량 개조 및 차량 교체 시 관련비용 모두는 택배노동자의 몫으로 전가되는 만큼 자신들의 편의만을 위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입주자회의가 요구하는 손수레 배송 역시 기존 택배배송 노동시간을 3배가량 증가시키는 만큼 가뜩이나 과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일선 택배기사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위협 행위라고 꼬집었다. 

한편 아파트입주자 회의측은 1년의 유예기간을 둔다고 말하지만 배송기사들은 이를 일방적 결정을 통보한 것에 지나지 않아, 전형적인 소비자들의 갑질이라는 비난도 타 지역에서 거세게 일고 있다. 이에 따라 택배노조는 “택배노동자의 입장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된 조치인 만큼 저상형 차량 개조와 손수레를 이용한 문전 배송은 더 이상 받아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택배노조는 “택배차량 진입을 빠른 시일 내에 허용하고 저속운행 등 안전을 위한 추가 장치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택배기업에 대해서는 “택배차량의 지상출입을 거부한 아파트에 대해 배송 불가지역으로 지정한 뒤 택배 접수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유사한 사태 재발에도 정부 아무런 대책 못 내놔, 무능에 비난 거세

택배노조 관계자는 “이번 갈등에 대해 정부는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야 한다”며 “더 이상의 무리한 요구에 대해 이번 기회를 통해 분명한 택배서비스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정부가 이번 사태와 유사한 상황이 재발하고 있음에도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무능에 가까운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상황을 지켜보는 타 지역 택배근로자 김우근(38, 가명)씨는 “신규 아파트 단지들이 입주할 때마다 수년째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지만, 정부는 아무런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택배기업들 역시 쏟아지는 택배물량을 정상적으로 배송하기 위해 이번 기회에 보다 명확한 서비스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이번 강동구 고덕동 그라시움 아파트와 같은 집단 소비자 이기주의에 대응할 수 있는 단호한 근본 원칙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택배노조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4월8일(목) 오전 11시 이번 사태를 일으킨 고덕동 그라시움 아파트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며, 향후 이와 같은 사례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보다 강력한 노동권 쟁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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