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자일 로지스틱스 (AGILE LOGISTICS) ②
박재용 로지스팟 공동대표

 ▲ 박재용 로지스팟 공동대표
 ▲ 박재용 로지스팟 공동대표

코로나19를 겪으며 기업은 시장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고 소비자에게 제품을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물류 속도의 중요성을 체감했다. 물류 속도는 단순히 빠른 배송뿐만 아니라 원자재의 공급 속도, 완제품이 창고와 물류센터를 거치는 속도, 유통채널에 닿는 속도 등 물류 프로세스 전반의 속도를 지칭한다. 

이번 기고에서는 기업 물류 담당자의 설문을 토대로 애자일 로지스틱스의 조건에 대해 자세히 보고자 한다. 

불확실한 변화 앞에 선 기업
지난 해 요동치는 경제와 코로나19가 가져온 불확실성으로 기업은 변화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때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라는 이유로 회피하고 모면하려고만 하면 시장 경쟁력을 잃게 되지만, 반대로 변화의 기회로 인식하고 애자일 로지스틱스를 물류 전반에 도입하여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기업도 있다. 

로지스팟이 2020년 10월 국내 기업 물류 담당자 3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로지스틱스 디지털 커넥트 2021(Logistics Digital Connect 2021)’에 따르면 많은 기업이 시장 수요의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고 있고,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던 유통기업은 물류비 절감만큼이나 시장 수요의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시장 변화와 고객의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은 의심의 여지 없는 강력한 기업경쟁력이고, 최종 소비자의 반응과 평가는 기업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이러한 경쟁력이 ‘라스트 마일(middle mile) 운송’뿐만 아니라 기업의 비즈니스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미들마일 운송’까지 적용되어야 한다. 

물류 프로세스 전체를 보는 관점에서 원자재를 소싱하고, 부품을 운송하고, 제조된 제품을 유통채널로 운송하는 미들마일이 제대로 작동할 때, 라스트마일(last mile) 역시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자일 로지스틱스의 첫 단추, 가시성 확보
미들마일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전 과정에 대한 가시성을 확보해야 한다. 

‘로지스틱스 디지털 커넥트 2021(Logistics Digital Connect 2021)’에 따르면 기업 담당자가 물류 업무에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이 물류비 절감이었다. 많은 기업이 민감해하는 물류비는 원가의 큰 부분을 차지하기에 기업 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물류 운영에서 가시성의 부재는 물류 프로세스의 속도를 늦추고 비용을 증가시키지만, 가시성을 확보하면 공급과 수요 변화에 대한 신호를 감지할 수 있고, 변화에 대한 선제적 관리와 민첩한 대응을 할 수 있으며 최종적으로 물류비의 60%를 차지하는 운송비를 절감할 수 있다. 

최근 두각을 보이는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물류플랫폼은 물품의 상태와 실시간 정보를 기업 담당자를 비롯한 협력사, 공급처, 최종 소비자까지 동일한 정보를 제공하여 광범위하고 통합적인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고, 가시성 외에 물류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계획, 운영, 성과 측정, 더 나은 고객 경험과 리스크 감소 전략에 도움이 되는 정보까지 제공한다. 

디지털물류플랫폼을 바탕으로 가시성을 확보하여 이뤄내는 물류사슬의 연결과 통합이 애자일 로지스틱스의 실행 근간이 된다.

연결과 통합을 위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국내 대부분의 기업은 물류 프로세스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이 분리되어 있거나 부재하여, 각 프로세스의 참여자가 동일한 이벤트를 두고 커뮤니케이션하거나 협업할 수 없어 애자일 로지스틱스 실현에 어려움을 겪는다. 

‘로지스틱스 디지털 커넥트 2021(Logistics Digital Connect 2021)’에 따르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개선하고 싶은 영역으로 ‘물류 전반에 대한 통합적 관리’가 우선순위로 꼽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새로운 변화와 요구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하려면 물류 프로세스가 전반적으로 연결 및 통합되어야 하고, 이에 대한 전제 조건으로 각 프로세스의 참여자가 정보를 공유하고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단일 플랫폼이 필요하다. 

플랫폼이 갖춰진다면 하나의 플랫폼 내에서 각 시스템을 연동하고 통합하여 물류담당자, 센터담당자, 회계담당자 등 기업 내부 담당자뿐만 아니라 협력사, 공급처, 고객까지 동일한 정보를 기반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다. 

제조부터 최종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의 정보가 연결되고 공유되면서, 이 플랫폼에 참여하는 플레이어는 어떤 액션을 어떤 시점에 취해야 할지 명확하게 알 수 있고,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의 낭비를 줄여 최종적으로 고객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킨다. 

애자일 로지스틱스 실현을 위해서는 공급처, 협력사 등 기업 외부의 파트너와 목표와 가치를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다. 

공동의 비즈니스 목표와 서비스 기준이 사전에 명확히 정의되면 플랫폼 효과가 극대화될 뿐만 아니라 비용 감소, 프로세스상 에러 최소화, 빠르고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이룰 수 있고, 서비스 퀄리티 향상, 원가절감, 올바른 의사결정을 통해 시장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애자일 로지스틱스 실행의 열쇠, 사람
“모든 기술이 뒷받침되어도 결국 이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은 사람이다.”
미국의 디지털 물류 기업 코요테 로지스틱스(Coyote Logistics)의 2019년 리포트 <Technology+Humanity>에 따르면,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업무에 사람의 전문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물류 업무에 대한 디지털화와 자동화가 진행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임에도 여전히 사람의 전문성이 물류 업무 곳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서 사람은 실무자의 전문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실무자와 경영진, 외부 협력사와 파트너까지 애자일 로지스틱스 실행에 영향을 주는 모든 사람을 의미한다. 

물류 프로세스에 관여하는 물류, 재무, 구매 영역에서의 실무자는 물류 프로세스 전반과 플랫폼에 대해 제대로 이해해야 하고, 상위레벨에서 관리하는 관리자는 명확한 방향성과 목표, 기준을 세워 실무 레벨에서 발생하는 정보와 퍼포먼스를 모니터링 할 수 있어야 한다. 

경영진의 인식도 중요한데, 실무 레벨에서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애자일 로지스틱스를 추구하더라도, 의사결정자 혹은 경영진이 이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면 애자일 로지스틱스의 시작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애자일 로지스틱스의 실현을 위한 물류 프로세스의 설계, 최적화, 그리고 실행에는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전략 파트너 또한 필요하다. 여기서 파트너의 역할은 설계 및 최적화만이 아니라 플랫폼의 도입과 실행, 모니터링 등 전 과정을 주도하고 최종적으로는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과 이익을 함께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자격을 충족하는 파트너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확인해야 할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디지털을 근간으로 하는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기업인가?’, 두 번째는 ‘변화 관리를 통해 고객의 성장을 도운 경험이 있는가?’이다. 

다음 기고문에서 이러한 파트너의 자격 조건과 애자일 로지스틱스 실현을 위한 실전 전략을 더욱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애자일 로지스틱스를 실현한 다양한 고객 사례는 로지스팟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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