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온 물류 수요 늘어도 폭발적 증가 기대는 어려워

국내 저온 물류센터 수요가 기본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수요가 앞으로 얼마나 늘어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약간의 견해차가 존재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저온 물류센터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반면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는 맞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이러한 수요는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공존하고 있다.

2020년 7월 이후 등록 면적 1,724,534㎡ 늘어나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지만, 창고업 등록제에 등록된 저온 물류센터는 지난해 7월과 비교해 그 증가 폭이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물류신문사에서 조사한 내용을 보면 2019년에 비해 2020년도 증가하는추세였지만 그 폭이 크지 않았다.

지난 2019년 8월 기준으로 저온 물류센터의 등록 면적은 7,174,667㎡(약 2,174,124평)이었다. 1년 여가 지난 2020년 7월 저온 물류센터의 등록 면적은 7,642,755㎡(약 2,315,986평)로 그 증가 폭은468,088㎡(약 141,845평)였다. 하지만 7개월이 지난 올해 2월 등록 면적을 살펴보면 9,367,289㎡(약2,838,573평)로 2020년에 비해 무려 1,724,534㎡ (약 522,586평)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대비 2020년 증가 폭에 무려 3배가 넘는 수준으로 등록 면적이 상승했다.

등록 유형별로 살펴보면 물류시설법에 따른 냉동·냉장과 축산물위생법에 따른 축산물 보관은 면적이 일부 줄어든 반면 식품위생법에 따른 냉동·냉장과 식품산업진흥법에 따른 냉동·냉장 물류센터는 증가했다. 특히 식품산업진흥법에 따른 냉동·냉장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온 물류센터의 수요가 증가한 원인으로는 1인 가구의 성장과 이에 따른 편의점 산업의 성장, 농축산물의 온라인 거래액 증가 등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을 들 수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률은 2001년 이후 2017년 연평균 21.82%의 고속성장을 하고 있다. 이는 전체 물류센터의 수요를 견인하고 있는데 최근 저온 상품의 판매 품목이 확대되고 관련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저온 물류센터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온 물류센터의 주요 수요는 제조와 유통 판매와 관련된 부분인데 최근 소비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저온 물류센터의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KOSIS 국가 통계 포털의 2020년 12월 온라인쇼핑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 12월의 온라인 쇼핑 총 거래액은 약 16조 원에 이르고 있으며 이는 전년 동월 대비 26% 증가한 상황이다. 그중에 음식 서비스는 109.1%, 음식료품의 경우 66.3% 거래액이 증대됐다.

또한 지난 3월 발간된 삼성증권의 ‘물류 리츠: 언택트 시대 부동산 투자전략’ 보고서를 살펴보면 1인 가구의 증가, 2016년 이후 연평균 30%씩 성장하는 HMR 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온라인 식품거래액은 2015년 5조 원에서 2018년 13조 원으로 2.6배 성장, 새벽배송 규모도 2019년 8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2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존의 전자상거래 업체뿐만 아니라 유통 공룡까지 새벽배송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어 가장 치열한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시장의 성장은 저온 물류센터의 수요처가 되면서 저온 물류센터의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JLL의 우정하 상무는 “코로나로 인해 소비자들의 내식 수요 증대가 신선식품, 새벽배송시장의 가파른 성장으로 반영되고 있다”라며 “콜드체인 대상 수입식품들의 총수입량 역시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어 저온 물류센터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큰 폭의 수요 증가 vs 수요 증가 한계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저온 물류센터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향후 저온 물류센터의 수요가 늘어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저온 물류센터의 수요기반이 되는 온라인 시장의 성장과 코로나로 인한 배송시장의 성장이 지속해서 이뤄지면서 저온 물류센터의 수요는 지속해서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는 의견이 있는데, 반해 수요는 있지만 큰 폭의 수요 증가는 예상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삼성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전자상거래에서 식품비중이 높은 국가로 배달문화 확산과 신선식품 전자상거래의 급성장으로 저온 기능을 내재한 물류센터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순수하게 냉장·냉동 시설로만 구성된 A급 저온 물류센터의 개수는 국내 총 물류센터에 3%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봤다. 즉, 내재한 저온 물류센터의 수요가 아직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이 보고서에서는 온라인 식품 구매 비중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한국의 1인당 저온 창고의 Capacity는 미국과 일본 대비 낮은 점, 아직 국내저온 물류센터의 주요 처리 품목은 신선식품에 국한됐지만, 점차 의약품, 반도체, 화학제품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저온 기능을 내재한 복합물류센터 위주로 개발 수요가 크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가 2월 24일 발표한 ‘2021 국내 부동산 시장 전망 보고서’도 전자상거래 기반의 수요 증가 중에서도 신선식품 수요 및 새벽배송의 확대로 저온 물류 시설의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또, 지난해 약 2조 원가량으로 추정되는 새벽배송 시장과 당일배송, 바로 배송 등 단시간 내 배송해주는 서비스는 향후 리테일러의 필수조건이 되고 있으며 이러한 수요는 향후 저온 물류센터의 수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됐다.

JLL의 우정하 상무도 이러한 수요 증가 전망에 긍정적인견해다. 그는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냉동·냉장 물류센터 동수의 증가분은 6%대이며, 연면적 증가분은 41%, 10%에 그치고 있다”라며 “온라인쇼핑에서 차지하는 HMR, 음식료품 증대분 대비 물류창고의 개수 증가분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결과적으로 라스트마일 딜리버리가 중요한 신선식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저온 물류센터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가 선호 경향도 ‘수요 증가 한계’ 전망에 한 몫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수요는 증가하지만, 어느 정도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우선 저온 물류센터를 확대할 수 있고 수요를 이끄는 화주 기업 또는 물류기업의 한계가 있기 때문. 쿠팡, 마켓컬리는 물론 대형 유통사인 신세계, 롯데, 홈플러스 등을 빼면 실제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이들은 대부분 자가 저온 물류센터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도 실제 물류 부동산 시장의 수요로 전환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실제로 기업별로 창고업 등록제에 등록된 저온 물류센터를 살펴보면 쿠팡,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전자상거래 및 유통기업은 적은 수의 저온 물류센터를 등록하고 있다. 다만 그 물류센터 당 등록 면적은 다른 기업에 비해 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대형 저온 물류센터를 선호하는 기업은 일부인 상황이며 이들의 수요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아이엠로지스의 신재광 대표는 “저온 물류센터의 수요 증가는 기존의 저온 물류센터를 사용하고 있던 유통기업들의 면적 확대와 통합이 가장 큰 이슈”라고 말하고 “이는 소비자들의 세대수가 줄어들고 1인 가구 등의 증가로 인해 판매되는 제품을 소분하는 등 소비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생겨나는 면적 증가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자산관리 기업인 교보리얼코의 최문식 부장도 “현재 저온 물류센터를 임대하고 있는 화주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라며 “이들의 수요도 한계가 있고 무분별하게 면적을 늘리는 것보다는 향후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돌아서면 소비자들의 수요와는 별개로 물류 부동산 시장의 수요는 많이 늘어나지 않을 수 있다”라고 예상했다.

수요를 예측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물류산업처럼 관련 통계가 부족한 경우는 더욱 어렵다. 특히, 저온 물류센터는 각 온도대에 따라, 또 운영 형태에 따라 그 공급량을 현재 확인하기 어렵고 그에 따른 수요가 얼마나 있는지 판단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시장의 트렌드와 변화된 시장 환경은 저온 물류센터 수요의 증가를 말해주고 있다. 다만 그 수요가 얼마나 늘어날지, 또 얼마나 큰 폭으로 성장할지는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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