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서스킨드 / 와이즈베리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해 왔다. 메슬로우의 인간욕망 5단계를 세심하게 들여다보면 인간은 단계별 욕망을 기술개발을 통해 채워져 왔음을 알 수 있다. 기술은 앞으로도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발전해 나갈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의 개발은 인간의 욕망과 희망에 대한 커다란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아니 이미 직면해 있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 맞다. 인간을 위해 개발된 기술은 여러 영역에서 인간을 밀어내고 있으며 인간이 지금까지 해오던 여러 일들을 서서히 잠식해 오고 있다. 그리고 그 속도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 대니얼 서스킨드는 부친인 리처드 서스킨드와 공동집필한 ‘4차 산업혁명 시대, 전문직의 미래’에서 이미 이전과는 다른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일자리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리면서 일자리에 대한 안일한 생각에 대해 경고를 내린 바 있다. ‘노동의 시대는 끝났다’에서는 앞으로 우리 앞에 놓여있는 일자리, 노동에 대한 문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이에 대해 어떠한 자세로 이를 받아들이면서 모두 함께 번영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PART 1. 기술과 일의 역사
기계의 등장은 노동자를 대체하는 힘과 노동자를 보완하는 힘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동안 기계는 노동자의 보완 형태로 활용되어 왔으며 이를 통해 경제와 사회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왔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시대를 ‘노동의 시대’로 지칭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은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영향은 과장하고 기계와 노동자의 상호 보완영향은 무시하고 있다. 이는 ‘노동의 시대’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술의 진보는 고 숙련자와 저숙련자에게 도움을 주었지만 중간 숙련자들에게 그다지 큰 도움을 주고 있지 못해 중간 노동자들의 업무들이 기계에 의해 잠식이 되어가고 있다. 중간 숙련자들의 업무는 틀에 박힌 업무가 많아 기계로 대체가 용이하다. 좀 더 넓은 의미를 부여하면 높은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라도 수행하는 업무가 틀에 박혀 있다면 기계로 대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전문성보다 어떤 일을 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사람들은 아직 기계의 역량을 간과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 인간이 기계에 비해 월등한 능력을 가지고 있고 사람이 기계를 의도에 맞추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사람의 고유영역이라고 생각해 왔던 논리와 패턴기반의 규칙을 인공지능 스스로의 학습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 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인공지능이 만들어 낸 규칙을 사람이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공감, 판단, 창의성이 필요한 과제들은 사람만이 가능한 영역으로 생각해 왔다. 그러나 기계는 이러한 과제들을 사람과는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게 될 것이다.

PART 2. 위협
업무 잠식 : 이미 기계에 의해서 일자리는 꾸준히 잠식되어 왔다. 그동안에는 사람을 중심으로 상호 보완재의 역할을 해왔기에 문제의 심각성을 크게 인지를 못해 왔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기계가 사람의 대체제가 되어 버린 지경에 이르러서야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신체능력은 기계가 월등하다. 이러한 영역이 기계로 완전히 대체되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불리는 감성 능력 또한 인간과는 다른 접근법을 통해 잠식해 나갈 것이다.

마찰적 기술실업 : ‘마찰적 기술실업’이란 사람들이 맡을 수 있는 일자리가 있지만 노동자들이 그 일자리를 차지하지 못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새롭게 생성되는 일자리에 필요한 역량은 지금까지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과 기능을 요구한다. 즉 단순 사무업무는 사라지는 반면 인공지능을 교육시키기 위한 딥러닝과 관련된 일자리는 늘어나게 된다. 이러한 갭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는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났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접근하지 못하는 현상이 모든 영역에 걸쳐 나타나게 될 것이다.

구조적 기술실업 : ‘구조적 기술실업’은 향후 새롭게 만들어지는 업무들은 기계가 차지하게 될 가능성이 높음으로 발생되는 현상이다. 즉 앞으로 탄생하게 되는 비즈니스 모델의 대다수는 사람의 참여를 최대한 배제하고 기계가 주도하는 형태로 설계될 것이다. 앞으로의 비즈니스 구조 속에서 사람들의 비중은 점점 작아질 것이다.

기술과 불평등 : 향후 일자리는 기계를 소유하는 계층, 기계를 운영하는 계층, 기계에 종속되는 계층으로 분류 될 것이며, 기계를 소유하고 운영하는 계층은 전체의 0.01% 수준이며, 나머지가 99.99%라고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는 엄청난 불평등 사회를 만들어 낼 것이며,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문제를 야기 시키게 될 것이다.

PART 3. 대응
오늘날 교육은 이미 기계가 사람보다 뛰어나게 잘하고 있는 ‘틀에 박힌 활동’을 잘하기 위한 역량을 키우는데 대부분의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시대적 환경에 부응하기 위해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사회적 구조도 중요하다.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일자리는 저임금 영역이 대부분이다. 인간이 지향해야 할 앞으로의 일자리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영역으로 나아가야 할 텐데 아직 우리 사회는 이를 수용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노동의 종말’ 시대에는 국가의 역할이 이전과는 달라져야 한다. 국가는 국민들로 구성되어 있다. 기계는 국민이 아니다. 그리고 0.01%의 기득권을 가진 사람만이 국민이 아니다. 99.99%가 진정한 국민이다. 따라서 ‘노동의 종말’ 시대의 국가는 BIG Government가 되어야 한다. 파이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파이를 잘 분배하는 역할이 더 중요하다. 국민들은 소득이 줄게 되면서 세금을 낼 수 있는 여력 또한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앞으로의 정부는 인적자원 중심의 세수가 아닌 전통자원(생산수단 등)중심의 세수정책을 운영해야 한다. 일자리는 사람들에게 생계수단이기도 하지만 꿈이기도 하고 자부심이기도 하다. 일자리의 상실은 사람들에게 꿈과 자부심을 동시에 상실시킬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사회적 기업의 설립을 통해 사회적 가치 실현에 일조함으로 새로운 형태의 꿈과 희망, 그리고 자부심을 국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일자리 문제는 다가올 우려가 아니라 직면한 현실이다. 일자리가 사라지면 새로운 일자리가 나타나 궁극적으로 일자리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이 이야기 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모든 영역이 기계로 대체가 가능한 시대이다. 인간을 위해 발전시킨 기술에 의해 인간이 배제되는 문제에 대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주체 역시 인간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마저 기계에 의존한다면 더 이상 인간의 미래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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