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AR은 기본이고 컴퓨터 비전·데이터 과학까지 폭넓게 도입

'컴퓨터비전' 기술에 주목하는 물류·유통기업들
자동인식 기술의 하나인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 기술이 물류·유통 분야에서 새로운 대안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자동인식 기술은 인간 대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기가 바코드·자기카드·무선주파수인식(RFID)·화상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내용을 판독하는 기술이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간 컴퓨터 비전 기술은 첨단 카메라와 각종 센서로 촬영한 정지화면 또는 동영상 등의 화상이 무엇을 나타내는지를 인공지능 컴퓨터로 신속·정확하게 해석하는 기술이다.

물류·유통 분야 글로벌 기업 중에는 이미 컴퓨터 비전 기술을 도입해 물류작업의 효율화와 최적화를 이루는 대안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상당수 있다.

무인매장인 아마존 고는 소매 분야에서 컴퓨터 비전 기술을 구현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아마존 고는 IoT 기기 수집 정보를 AI로 해석해 계산대 없는 무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는 입점 시 아마존 고 앱을 열어 QR코드로 표시된 자신의 ID를 입구에서 스캔해 들어간다. 소비자가 물품을 구매하면 점포 내 카메라·센서가 어느 선반에서 어떤 상품을 구입했는지를 인식하고, 소비자가 출구를 나가면 자동결제가 완료되면서 스마트폰으로 영수증이 전달된다.

미국의 Fellow Robots 사는 첨단 카메라가 탑재돼 대형 액정 패널과 음성으로 매장을 방문한 고객에게 상품을 안내하는 동시에 폐점 후에는 점포 내를 순회하면서 결품과 가격 표시 오류 등을 확인하는 서비스 로봇 '나비(NAVii)'를 개발했다. 미국의 Simbe Robotics 사는 40여대의 센서와 12대 이상의 카메라로 쇼핑객·장애물을 피해 소매점 내를 순회하면서 상품 진열 상황을 파악해 재고를 확인하고 배치 및 가격 표시 오류 등을 감시하는 진열장 관리 분석 로봇 '톨리(Tally)'를 제작했다.

독일의 Magazino 사는 3D 카메라로 피킹 대상 신발 상자와 빈 보관 공간을 찾아내고 피킹 시에는 2D 카메라로 바코드를 검색해 신발 상자를 확인하는 상품 수송과 선반 피킹 기능을 갖춘 신발장용 자율주행 로봇 '토루(TORU)'를 개발했다. 토루는 지난해 9월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인 Zalando(독일)의 물류센터에서 성공적인 테스트를 마쳤다.

아마존, 배달 지원 증강현실 특허 승인
유통 배송 분야에서 늘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아마존이 차세대 대안기술로 점찍은 것이 ‘배달 지원 증강현실’이다.

미국 특허청은 지난해 8월 아마존이 신청한 배달 지원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ssisted deliveries) 특허를 승인했다. 이 특허는 택배 직원이 상품을 배달할 때 착용하도록증강현실이 적용된 고글(goggle)로 택배 직원에게 배달하기 가장 적합한 시간과 방향 및 주차 장소 등을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해 고글에 전달하는 것이다.

즉,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배달이 어느 경로에 위치해 있는가를 서버가 추적한 뒤 택배 직원에게 배달하기 가장 적합한 시간과 방향 및 주차 장소 등을 AR 기술로 고글에 겹쳐 알려 주면서 직원이 실제 따라야 할 경로를 제시하는 것이다.

또한 택배 직원이 배달 과정에서 새롭게 발견한 지름길과 건물 출입구 및 우편함, 조심해야 할 경비견 같은 주의사항 등 기존 지도에는 나와 있지 않은 경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에 추가해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있다. 아마존은 이번에 배달 지원 증강현실 특허를 승인받음으로써 배송 시스템에서 첨단기술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아마존의 이번 특허 승인으로 증강현실은 물론 가상현실 기술은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싶어 하는 택배 업체들의 훌륭한 대안이 될 전망이다. 또 이를 응용한 고효율의 택배 서비스 출현이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나이키, AI 기반 예측 물류 시장 진출
시장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소비자 행동을 정확히 예측하는 작업은 더욱 중요해 진다. AI에 기반한 ‘예측 물류’가 업체들에게 새로운 미래 전략의 대안으로 관심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글로벌 스포츠 용품 업체인 Nike의 경우다. Nike는 지난해 데이터 과학 전문기업 Celect 사를 비공개 금액에 인수하면서 AI에 기반한 예측 물류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Nike가 인수한 Celect 사는 자체 개발한 셀렉트 엔진(Celect Engine)이라는 알고리즘으로 소비자 구매 패턴을 인식하고 분석해 수요를 예측해 온 기업으로 대표적 고객으로 나이만 마커스(Neiman Marcus), 폴로(Polo), 알도 그룹(Aldo Group), 어번 아웃피터스(Urban Outfitters) 등이 있다. 셀렉트 엔진을 이용할 경우 소비자 수요 및 판매를 예측해 매장 운영 및 마케팅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으며, 적정 재고를 감안한 매대 관리 및 물류 시스템 최적화 작업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Nike는 AI에 기반한 예측을 바탕으로 제품 생산주기를 단축해 소비자들에게 보다 신속하게 다가가는 등 소비자와의 직접 연결(Direct to Consumer, D2C)을 지금보다 2배 이상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D2C 전략의 핵심은 소매 업체와 유통망을 거치지 않고 모바일 앱과 웹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이라는 점이다. Nike는 또 기존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판매 전략에서 벗어나 나이키 플러스 멤버십(Nike+membership)과 나이키닷컴(Nike.com)의 온라인 채널을 오프라인 채널과 유기적으로 연결해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재고를 소비자 수요와 일치시키면서 매장 내 전환율(in-store conversion rate)을 높일 수 있도록 전자태그(RFID) 기술을 이용, 미시 시장(micro-market) 수준에서 예측 분석을 실시하는 재고 추적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Nike는 Celect의 기술을 자사 모바일 앱 및 웹 사이트에 통합해 소비자가 특정 제품을 언제 어떠한 방식으로 구매할 것인지 예측해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우정공사(USPS)는 연간 60억 개의 소포를 포함해 1,460억 개의 우편물을 전달하는 세계 최대 배송기관이다. 이런 USPS가 선택한 대안 기술도 역시 인공지능이다. USPS는 지난해 말 기술업체 Nvidia의 '엔드-투-엔드(end-to-end)' 인공지능을 도입, 택배 데이터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해 배송 효율성을 크게 높이기로 결정했다. USPS는 엔비디아 AI의 도입으로 지금보다 최대 10배 빠른 속도로 배송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타깃, 데이터 과학/빅데이터로 풀필먼트 생산성 제고
대형 유통업체의 경우 보통 100만 개가 넘는 제품의 재고 관리를 해야 한다. 최근에는 데이터 과학과 빅데이터가 대형 유통업체의 대안 솔루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 데이터 과학과 빅데이터가 물류 경쟁력 제고를 위한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줄 유명한 일화가 있다.

미국의 대표적 유통업체 Target 사는 데이터 과학과 빅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해 온 대표적 기업이다. 이 Target이 어느 날 신생아 기저귀와 임산부복 등 출산 준비 용품을 할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쿠폰을 한 고객에게 보냈다. 문제는 그 고객이 여고생이었다는 점이다. 여고생의 아버지는 회사의 부도덕한 마케팅으로 딸이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항의했고 이 문제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사회적 논란을 가져왔다. 그런데 얼마 후, 반전이 일어났다. 그 여고생이 실제 임신했음이 확인된 것이다. Target은 이 여고생의 인터넷 검색이나 SNS 활동을 통해 여고생이 임신했을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이 일화는 이후 데이터 과학과 빅데이터 분석의 대표적 사례로 널리 회자되고 있다.

유통업체는 다양한 유형의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특성상 예기치 못한 문제에 빈번하게 직면하게 된다. Target은 이런 문제를 사전에 예측, 예방하기 위해 데이터 과학과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왔다. 또 고객 마케팅은 물론 재고를 줄이고 작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인공신경망 등 최신 데이터 과학 솔루션으로 정교한 수요예측 알고리즘을 구축했다. Target은 뉴저지 풀필먼트 센터에서 시험적으로 해당 수요예측 알고리즘을 사용한 결과 재고가 40%나 감축되는 놀라운 성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Target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데이터 과학과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더욱 정교화 된 수요예측 알고리즘으로 AI와 물류로봇이 모든 작업을 수행하는 물류센터 완전 자동화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