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형식에 그쳐, 일선 현장 마스크조차 제대로 지급 않해

쿠팡 물류센터 발 코로나19 환자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하, 택배노조)이 서비스 현장에서의 코로나 감염을 차단할 수 있는 실질적인 안전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택배노조는 “택배회사들의 1분기 영업이익은 코로나 특수로 대부분 전년대비 2배 이상의 상승했다”며 “반면 일반 택배터미널 방역은 형식적 방역에 그치고 있을뿐 아니라 마스크조차 제대로 지급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 대책 또한 일선 택배기업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지난 4월 정부는 일선 택배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택배기업들의 의견만을 청취, 실제 택배현장에선 쓸모없는 권고안을 발표, ‘사람 중심이 아닌 이윤만을 앞세운 업무’만을 강요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노조는 지금이라도 산업현장에 근본적인 방역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번에 문제가 된 물류센터의 경우 대형 밀폐형 창고로 내부의 수많은 노동자들이 함께 일을 한다”며 “이들의 고용형태의 경우 정규직을 비롯해 비정규직, 단기 알바 등의 일용직, 하청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 등으로 다양하지만 대다수의 노동자들은 단기알바 일용직인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코로나19 재 확산이 된 쿠팡 부천 물류센터의 경우 방문객을 제외한 전체 노동자는 3790명이지만, 이 가운데 정규직은 98명뿐 이다. 나머지는 일용직 2,588명, 계약직 984명, 외주 120명으로 비정규직이 97.4%, 정규직은 고작 2.6%에 불과하다. 이처럼 절대 다수가 일용직이다 보니 일하는 사람은 장기 근로는 불가능하고, 매일 바뀌는 인력들에 대한 제대로 된 방역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고용형태가 불안하다 보니 일의 종류가 다르고, 이에 따른 동선도 달라 방역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노조는 대다수의 택배노동자들은 자비로 마스크를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 퍼져있는 서브터미널에 대한 방역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일선 택배현장 근로자들은 배제하고, 택배기업들의 의견만을 청취, 「코로나19 대응 택배노동자 안전?처우 개선 권고」를 발표하는 등 탁상행정의 전형을 보였다는 평가다. 이 권고안에는 오히려 노동 강도를 증가시키는 하루 2회전 배송 권고 등 현실성 없는 대책들로 현실과 동떨어진 권고안을 내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택배노조는 이번 쿠팡 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장시간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는 택배노동자들에게 휴식을 보장하고, 빠른 배송이 아닌 현실적 지연 배송 정책을 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주 5일제 근무도 법제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또한 물류센터, 택배 허브 터미널 방역을 비롯해 계약관계, 노동형태에 따른 구체적 방역대책을 마련하고 감독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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