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술이 편리성 높여, 전통적 대면방식 빠르게 대체

농경시대부터 현대사회까지 사람들은 군집생활을 통해 상호소통하고, 협업과 대면 방식으로 생활하는 삶을 이어 왔다. 이런 전통적 삶의 방식에서 현재의 비대면 산업 확산은 지금까지의 인류 진화 방식과 정 반대 형태를 보여준다.

사람 간의 교류와 협력, 연대, 그리고 대면을 통한 경쟁은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자리하게 한 가장 큰 요인이지만, 지금의 비대면은 기존 삶의 방식을 근본부터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배경의 원천은 기술 발전, 특히 IT정보기술에 있다. 1980년대 군사 목적이던 IT정보 교류를 민간에 적용하면서 확산된 인터넷은 어쩌면 지금의 비대면 세상을 여는 근간이었는지 모른다.

주목할 부분은 전통적 대면 산업이던 유통 물류산업시장에서 비대면 서비스의 확산이다. 사실 ‘‘비대면’란 단어는 생소하지만 지난 2018년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자신의 저서인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그해 주목할 10대 소비트렌드 중 하나로 꼽은바 있는 단어다.

이처럼 비대면은 지금까지 사람과 사람이 대면해 이뤄지던 방식을 비대면 형태로 전환한 것으로 엄밀히 말하면 낯선 방식도 아닌 셈이며, 그 바탕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국내외 유통물류산업 현장에서 비대면 서비스의 출현 배경과 산업현장과 일상에서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점검해 봤다.

산업시장, IT기술 발전 따라 대면 필요성 못 느껴
산업 및 유통 물류현장에서 일상으로 자리한 비대면(Untact).

이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컨택트(contact: 접촉하다)’에서 부정의 의미인 ‘언(un-)’을 앞에 붙여 합성한 말로, 정보기술의 발전을 통해 사람과 사람의 접촉 없이 물건을 판매 혹은 구매하는 등의 새로운 소비 경향을 말한다.

물론 일부 소비자들은 직접 사람과 사람이 대면하는 대면 서비스에서 비대면 방식 서비스로의 전환이 편리하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선 인간이 가지고 있는 기본 정서인 감정소통의 부재에 따라 너무 기계적 냄새가 난다는 불만석인 평가도 여전하다.

한편 비대면 서비스를 가능케 한 가장 큰 원동력은 IT기술 발전에 있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 확인과 굳이 대면을 하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들이 빠르게 구축되면서 비단 유통과 물류산업뿐 아니라 일상에서 조차 비대면 서비스는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당장 소비 시장에서 티몬 조사는 흥미롭다. 오프라인 쇼핑만 알았던 50대의 중 장년층들의 비대면 구매 증가추세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언택트(Untact)소비 확산을 예고하고 있어서 다. 이와 함께 이번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근무패턴인 재택근무 확산 역시 통신 기술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메신저 기반의 협업 툴인 MS ‘팀즈’, 네이버 ‘라인웍스’, SK텔레콤 ‘가상 PC(가상 데스크톱 인프라ㆍVDI)’ 등의 IT기술 등의 경우 기업 내 정보 공유는 물론, 화상 회의 및 대단위 정보 공유를 통한 의사소통도 가능하다. 따라서 더 이상 직원들을 사무실에 출근시켜야 할 필요도 없어졌다. 이에 따라 향후 근로시장 역시 비대면 근로를 확산시킬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IT기술과 네트워크를 기반 해 비대면 근로와 서비스가 보편적 노동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산업의 확산은 인공지능 및 로봇 등 4차 산업발전과 맞물려 비정상이 정상으로 빠르게 자리 잡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당연시 하던 ‘컨택트’, 생산·유통·판매 현장 빠르게 ‘비대면’으로 바꿔
우리 일상과 산업현장에서의 비대면 서비스 현장이 확산되고 있다. 당장 우리 옆에서 쉽게 인식할 수 있는 사례가 무인계산대(키오스크, kiosk)의 증가세다. 패스트푸드 매장을 시작으로 식음료 주문을 대신하는 키오스크 장비덕분에 이제 신규 유통매장에선 이들 기계를 통한 주문이 일상화되고 있다.

키오스크의 사전적 의미는 ‘신문, 음료 등을 파는 매점’이란 뜻으로 무인화와 자동화를 통해 소비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공장소에 설치한 무인단말기로, 매장 근로자를 대신하고, 매출 집계와 통계 및 데이터 분석까지 비대면을 기반한 산업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

이밖에 대형 유통매장에선 일일이 직원에게 상품 정보를 묻지 않아도 상품 바코드만 찍으면 곧바로 관련 상품의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정보기술의 향상을 통한 편리함이다. 여기다 일선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아마존고와 같은 무인 편의점 ‘시그니처’를 통해 고객과의 대면 판매방식에서 비대면 판매의 대중화를 시도하기도 한다.

이 역시 IT기술인 몸 안의 정맥 정보를 이용한 결제 시스템을 적용, 자신의 손 정맥과 연동된 카드를 등록하면 특수 계산 장치에 손만 갖다 대도 계산이 가능케 하는 시스템을 통해 비대면 서비스의 서막을 열고 있다.

한편 전통의 컨택트 산업인 패션과 뷰티산업은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등의 첨단 IT기술을 접목해 비대면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리브영은 다양한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고 체험할 수 있는 스마트 기기들을 도입, 제품 정보를 스크린에 표시하는가 하면 가상의 메이크업 앱을 이용해 실제 발라보지 않아도, 피부가 어떤 색으로 발색하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비대면 서비스를 도입했다.

특히 롯데백화점 온라인 몰의 모바일 앱 엘롯데는 인공지능 챗봇 로사(Losa: 롯데 쇼핑 어드바이저)를 통해 고객에 맞는 의류를 추천하기도 하고, 색상과 핏까지도 그 자리에서 알 수 있어, 고객의 요청과 성향에 맞는 상품을 제안 받을 수도 있다.

셀프빨래방 시장도 대면 방식에서 세탁물의 수거부터 세탁, 건조, 다림질, 포장, 물류배송에 이르는 원스톱 형태의 비대면 서비스를 선보이며 신규 점포를 잇달아 오픈하고 있다. 대면 방식의 세탁물 서비스 산업도 위생 관심이 높아지고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커진 만큼 무인으로 운영되는 셀프빨래방 분야에서 접촉을 최소화한 새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이처럼 판매, 유통시장은 이미 빠르게 비대면 서비스를 확대, 인건비 절감과 고객만족을 동시에 높이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결과물을 만들고 있다. 반면 대면의 전통 노동시장은 비대면 산업 확산으로 점점 설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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