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다변화·투명성 확보·위험 평가 및 분석 등 과정 통해 공급망 지켜야

지난 2019년 말 본격적으로 나타난 코로나19는 중국 우한 지역에서 발생하여 국경을 너머 전 세계로 퍼졌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이에 따라 유수의 기업이 재택근무 등을 통해 이에 대응하고 있다. 코로나19의 발병지인 중국은 생산 둔화 현상을 겪고 있고 이로 인해 전 세계 업체들은 제품을 대체 공급할 수 있는 중국 외 업체를 찾는 데 혼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WHO의 팬더믹 선언은 기업으로 하여금 세계화를 수용하고 저렴한 노동력을 모색해야 하는 등 공급망과 관련된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냉정히 살펴보면 중국에 집중된 전 세계 공급망으로 인한 위기는 이미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수년 전부터 조금씩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이 중국에 3천억 달러 이상의 수입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이는 더욱 크게 두드러졌다. 중국과 미국 간의 무역 전쟁으로 많은 기업이 공급망을 중국 밖으로 다양화해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조산업과 공급망은 중국에 그 뿌리를 두고 있기에 관세나 바이러스 발병 등과 같은 위험이 발생할 때에도 기업으로서는 툴툴 털고 중국을 떠나기가 쉽지 않았다.

실제로, 베트남으로부터의 미국 수입이 증가하더라도 2019년 총수입의 18%를 차지하는 중국 제품이 여전히 미국 전체 수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물론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영향을 살펴보면 미-중 무역 전쟁보다 코로나19의 영향이 훨씬 컸지만, 현재에도 여전히 피할 수 없는 필수적인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 때문에 수입업체가 필요 의료용품을 구하는 일은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 더 큰 비용이 든다. 게다가 관세 전쟁은 중국에 대한 위험 평가의 토대
를 마련했다.

이러한 가운데 대다수의 기업들은 현재 펼쳐지고 있는 코로나19의 영향에 맞서 넓은 시각에서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초점은 모두 단기적인 해결책에 맞춰져 있는 것이 그 한계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공급망 관리자들은 어떻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공급망을 관리해야할까? 또 어떻게 해야 이번 사태 이후 원상태로 공급망을 복구시킬 수 있는 복원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

코로나19 이전, 중국에 몰린 공급망 다변화해야
‘미국 통상무역법 301조[일방적 불공정 무역 보복 조치의 금지 조항]’에 따라 수년간 미국 수입업체와 협회들은 인권침해에서 지적 재산권 분쟁에 이르기까지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국 소싱의 위험 요소에 대해 우려해 왔다.

Virginia Haufler 매릴랜드 대학 정부정치학과 부교수는 서플라이체인다이브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의 상황은 올 것이 왔지만, 그냥 더 빨리 일어났을 뿐”이라고 말한다. 카드판독기 제조업체인 RF 아이디어스를 포함해 많은 미국의 기업들은 멕시코나 베트남, 대만과 같은 지역에서 추가부품 공급업체를 찾아 중국 부품에 대한 관세를 피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방향을 택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는 주방용품샵 윌리엄스-소노마(Williams-Sonoma)의 경우 지난해 여름, 중국에서 공급되는 양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올해 7월 미국 패션 산업 협회보고서에 따르면 패션 브랜드의 80% 이상의 업체들이 향후 중국 소싱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동남아시아가 제조업의 인기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캄보디아·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에서의 수출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멕시코 역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이 통과됨에 따라 국경을 넘어 지속적으로 개방된 무역 흐름의 대안으로 부상했다. 멕시코로의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실효를 거둔 대표적인 업체가 바로 RF 아이디어스이다.

RF 아이디어스는 기존 중국 소싱으로 제조 부품을 조달하는 데는 제조에 4주에서 6주, 해상화물 기간에도 역시 4주에서 6주가 소요됐으며 이렇게 긴 기간은 업체의 통제력이 떨어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공급망을 멕시코 지역으로 이전함으로써 단기간의 생산 기간과 긴밀한 통제력을 보유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가 누릴 수 있게 됐다.

뉴욕 소재 로펌인 폴리&라드너의 경우 임원 1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는데 이 중 3분의 2 이상이 글로벌 무역 긴장을 언급하면서 일부 운영을 멕시코로 이전했거나 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나 공급업체들은 여전히 원료나 중간 부자재 등을 중국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고 베트남은 의류 산업에서 원자재의 최대 60%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코로나19 한가운데 있는 현재,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미 지난 2월 초부터 공급망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코로나19로 한편으로는 구매자와 공급업체 간에 강력하고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게 만들었다. 지난 미-중 무역전쟁이 진행되는 동안 기업들은 공급업체 다각화를 위한 작업으로 인해 여러 업체와의 멀티 소스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은 3월 말부터 점차 정상화를 찾고 있다.

예를들어, 대표적인 미국 기업인 의류업체 랄프로렌의 Patrice Louvet 사장은 지난 2월 “코로나19 발생은 공급망에 있어서 매우 치명적인 상황임은 분명하지만,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공급망의 다양화를 위해 노력해왔기 때문에 중국에 덜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리바이스 또한 지난 2017년 16%에 달하던 중국 제조비율을 지난해 2% 아래로 대폭 줄이는 데 성공, 덕분에 코로나19 관련 혼란으로부터 브랜드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많은 산업과 마찬가지로 의료기기나 제약 공급망은 완제품과 구성품, 투입자재 수입에 있어 상당 부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의료기기 수입액은 2019년 기준 총 52억 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활성제약 성분의 80%는 주로 중국과 인도에서 생산되고 있다.

미국은 오는 9월까지 중국에서 수입되는 다수의 의료용품에 대해 임시 관세 면제를 허용했지만, 미국 기업들이 전염병으로 인한 불가피한 경제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중 관세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의 필요성에 대해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관세를 완전히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나타내고 있다.

한편,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들인 GM과 포드, 테슬라는 의료용품 필요성에 대한 미국 정부와 국민의 즉각적 요구에 부응하여 인공호흡기를 만들기 위해 생산라인을 개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 세계 다양한 소스에서 의료 제품을 수입하는 것이 지닌 큰 이점이 분명하기에 단순히 모든 의료기기 생산을 미국에서 100% 해결하는 게 최선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이 공급망 관리를 위해 코로나19에 맞서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바로 다음의 엔드 투 엔드 공급망에서의 신속한 조치가 필요한 6세트의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6세트의 문제는 다음과 같다.

1. 공급망에 대한 투명성 확보
공급망에 대한 투명한 시각을 만드는 것은 기업의 생산과 운영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결정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운영팀과 생산팀은 자재청구서와 카탈로그 구성요소를 검토해 위험도가 높은 지역에서 조달된 부품과 준비된 대체품이 없는 부품을 식별한다. 각 상품에 대한 위험 지수는 공급망이 위험에 빠졌을 때, 가장 먼저 확보해야 하는 상품 및 부품의 우선순위를 가려줄 것이다.

2. 가치 사슬을 따라 사용 가능한 재고 추정
대부분의 기업은 그들의 가치 사슬을 통해 얼마나 많은 재고가 있는지를 확인하면서 놀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스페어 파트와 재고품 등 여전히 사용가능한 것들이 얼마나 많이 있는지도 그들을 놀라게 할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상당수의 기업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수의 재고를 놓치고 있음을 방증한다. 추가로 애프터세일즈는 지속적인 생산가동을 위한 수단으로써 사용되어야 한다.

3. 고객의 최종 구매 행동 평가
기업들은 단기적이든 중기적이든 직접적인 고객으로부터 받는 수요 신호가 현실적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근본적인 불확실성을 예측에 반영해야 한다. 또 수요 계획 팀은 산업 경험과 사용 가능한 분석 도구를 사용해 필요한 공급 계획(S&OP) 프로세스를 결정하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수요 신호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4. 생산과 유통 용량의 최적화
생산의 최적화는 직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 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팀과의 지속적인 협력으로 실제 현장의 근로자들과 명확하게 소통할 필요가 있다. 또 원격 및 재택근무를 활성화해 감염의 가능성을 낮춤으로써 최적 수준의 생산 및 유통 용량을 설정해야 한다.

5. 물류적 역량 파악 및 확보
현재의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현재는 물론 미래의 물류 역량을 이해하고 확보하는 것은 평소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이는 제품의 배송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 고객이 원하는 시간, 서비스의 종류 등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6. 테스트를 통한 자본관리
코로나19의 발병으로 인해 기업마다 멈춘 유통 등의 영향으로 모두 손해를 보고 있고 이로 인한 경제적 압력은 점차 커지고 있다. 그로 인해 이제 기업들은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현실적인 대책을 필요로 한다. 이 대책으로 가장 먼저 손꼽히는 것이 바로 철저한 자본 관리인데 이와 같은 비상상황을 대비해 자본관리를 위한 테스트의 유뮤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기업은 가용가능한 모든 내부의 예측 능력을 동원해 테스트를 진행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회복을 위해서는?
코로나19가 언제 잠잠해질지, 또 미-중 간의 무역 전쟁이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많은 전 세계 업체들은 공급망에 대해 이미 계획을 세우고 현재와 미래의 혼란을 완화할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기업들은 중국 외 공급업체에 대한 옵션을 열어두고 비용 구조와 장거리 제조 계획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또 이러한 고민들을 통해 미래의 공급망에 대한 다양한 대화를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공급망의 위기는 앞으로 공급망 다양화에 대한 기반과 지금껏 눈여겨보지 않았던 숨은 가치가 있는 공급망 소스의 미래 잠재력을 살필 수 있는 눈을 갖추게 할 것이다.

아울러 일단 공급망에 즉각적인 위협이 다가왔을 때, 기업의 리더는 미래를 위해 공급망의 회복력을 구축하기 위한 계획을 짜야 한다. 이 계획은 위험에 대한 평가,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확인, 위험을 빠져나오기 위한 전략의 지속적인 업데이트 등에서 시작된다.

이와 같이 위기관리 기간에 만들어진 프로세스와 도구는 정식 문서로 만들어놓아야 한다. 또 위기관리 센터는 공급망의 취약성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영구적인 장치가 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공급망의 회복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먼저 공급업체와의 협업을 강화하기 위한 열쇠 역할을 하게 되며 이를 기반으로 전체 공급망의 생태계 자체를 강화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올 것이다.

<자료출처 : ‘Supply-chain recovery in coronavirus times-plan for now and the future’, McKinsey&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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