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롯데글로벌로지스·판토스 등 실질적 효과 거둬

이와 같이 RPA는 현재 금융업과 제조업 등 국내 주요 산업에서 점차 핫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물류업계에서도 비단 다른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의 주무대가 점차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물류의 대한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물류업계 역시 이미 RPA를 도입했거나, 도입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주요 물류업계 기업들이 RPA 도입에 있어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는지 정리해봤다.

지난 2016년, 터미널 내에서의 분류 자동화에 대한 투자를 결정한 이후 최근 택배 상자를 배송지역별로 자동 분류하는 장비인 휠소터를 CJ대한통운의 전국 모든 터미널에 설치하며 자동화에 힘을 기울여온 CJ대한통운은 이미 RPA를 업무에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CJ대한통운은 현재 택배를 비롯해 포워딩, 항만하역 및 운송, W&D(물류센터 운영 및 수송) 등 다양한 분야에 RPA를 도입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정산, 세금계산서 발행, 이메일 전송,데이터 조회 및 입력 등과 같이 단순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여러 프로세스에 RPA를 적용해 업무의 생산성 및 효율을 높이는 데 활용하고 있다.

RPA를 도입함에 따라 CJ대한통운은 실제 다양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정해진 규칙에 따라 수집된 데이터를 입력하고 비교하는, 사람이 수행하는 단순 반복 업무를 소프트웨어가 대체하게 됨에 따라 해당 업무를 중단 없이 24시간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통해 현업 담당자의 업무 유연성을 확보함은 물론 전체적인 업무 효율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업무생산성은 기존 수작업 대비 2배에서 5배 가량 향상됐으며 더욱 빠르고 정확한 데이터 가공을 통해 연간 업무수행 시간의 약 70% 이상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CJ대한통운의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RPA 도입에 대한 평가 역시 긍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RPA 도입 이후 실제로 수작업 시 발생하는 오류가 현저히 감소했으며 근로자들은 단순 반복적인 업무에서 벗어나 더욱 생산적이고 창의성을 필요로 하는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 CJ대한통운의 근로자는 “기존에 수행하던 반복적인 업무가 아닌 생산성이 높은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돼 업무의 효율성과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일차적으로 진행한 RPA 도입 프로젝트가 여러 부서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높은 만족도를 나타내 추가적인 도입을 위한 움직임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추가적인 현장의 요구를 파악하는 한편 RPA 설명회 등 을 통해 더욱 다양한 분야에 RPA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2018년, 합병을 통해 본격적으로 국내 물류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포워딩 업무를 중심으로 이미 RPA를 도입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포워딩 부문에 있어 일부 업무에 RPA 도입을 완료한 상황”이라는 말과 함께 “택배 부문에 대한 RPA 도입도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현재 구체적으로 △선사별 매입 인보이스 다운로드 및 인보이스 정보 시스템 입력 △고객사 오더장 생성 및 시간별 변경사항 대사 작업 △선사별 컨테이너정보 Tracking 정보 취합 및 시스템 입력 등과 같은 업무 파트에 RPA를 도입하고 있다.

PART 1과 2를 통해 살펴봤듯이 롯데글로벌로지스 역시 단순반복적인 업무에 RPA를 도입하고 있고 이를 통해 실제 연간 10,000시간 이상의 업무시간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실제 근로자들의 반응 역시 좋다. 근로자들은 RPA 도입을 통해 생산적 업무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고 주 52시간 근무체제를 준수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이 구축돼 만족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RPA 도입을 통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판단하는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향후 정기 보고자료 작성, 정보 수집, 현황공지 등 단순 반복적인 업무에 RPA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그야말로 커다란 변혁의 시간을 맞이하고 있는 한진. 기업 내 상황을 떠나 한진은 국내 뜨거운 배송시장은 물론이고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물류시장에서의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시도에 는 RPA 도입도 포함되어 있다.

아직 본격적인 도입이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이미 도입을 위한 기업 내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한진 관계자는 “현재 RPA 도입을 위해 지난 2019년 말부터 적용 가능 업무를 검토 및 분석하고 있는 과정에 있다”면서 “늦어도 올해 안으로 적용 사항을 결정한 후, 점진적으로 RPA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국내 물류업계의 주요 기업인 한진이 RPA 도입이 늦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한진 관계자는 “보다 정확한 RPA 운영을 위한 준비 단계를 거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지난해부터 전 부서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라는 말과 함께 “지속해서 RPA 업무를 위한 운영 체계를 구축하고 있고 업무 효율성 등 충분한 사전 검증과정을 통해 단계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종합물류기업으로 최근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자체 물류망을 개발, 영향력을 더욱 확장하고 있는 판토스. 판토스는 이미 지난 2018년 RPA를 도입한 바 있다.

판토스는 선적서류 업로드 및 발행, Delivery order 발급, 입항예정일 업데이트 등과 같은 포워딩 운영 업무와 함께 매입정산 대사 업무에 대해 외부/내부 데이터 수집 및 가공, 시스템에 업로드 혹은 메일을 발송하는 형식으로 RPA를 적용하고 있다.

판토스 관계자는 “지난 2018년 본격 진행한 RPA 도입을 통해 연간 약 15,538시간의 근무 시간을 절약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단순 반복업무를 줄여 실제 근무자들로 하여금 핵심 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실제 근로자들 역시 RPA 도입에 만족하고 있다는 것이 판토스의 설명.

이러한 긍정적인 신호에 따라 판토스는 향후 추가적인 RPA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판토스 관계자는 “먼저 기존에 구축되어 있는 프로세스 중 사용자의 만족도가 저조한 프로세스는 과감히 중단하고 만족도가 높은 업무에 대한 RPA 수행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만족도 높은 매입정산 대사 업무는 해외법인에 따라 RPA 적용범위 확대 △RPA 적용하지 않았던 운송, 창고 사업영역에도 신규 적용 △OCR 등 신기술과의 접목을 검토해 수행범위와 도입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RPA 도입 추가 추진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한편 판토스는 현재 RPA와 함께 상호 대화형 채널인 챗봇 시스템도 사내외 업무에 두루 적용하고 있다. IBM Watson을 기반으로 개발된 판토스 챗봇은 내 임직원 대상의 ‘그룹웨어 챗봇’과 외부 고객 대상의 ‘홈페이지 챗봇’, 업무시스템 대상의 ‘Gowing Visibility 챗봇’, ‘ePantos 챗봇’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내 그룹웨어 챗봇을 통해 회사 규정 및 가이드, 사내 복리후생제도 및 시스템 FAQ 등을 임직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회사 홈페이지 챗봇을 통해서는 회사 현황 및 소개 자료, 채용 및 업무시스템 안내, LG 전자제품 이전설치 안내 등의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SCM 전문기업으로 최근 전기차 및 충전인프라로 사업영역 확대에 나선 현대글로비스. 지난 2월 말, 현대글로비스와 관련한 눈에 띄는 뉴스가 인터넷을 장식했다. 바로 RPA를 본격적으로 도입한다는 소식이었다. 현대글로비스가 RPA 도입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업무 효율성 향상 때문이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RPA 도입 전에는 거리별 운송요금을 책정하면서 데이터를 일일이 PC에 입력하는 등 비효율적인 단순반복 업무에 많은 시간을 쏟을 수 밖에 없었다”면서 RPA 도입의 이유를 밝혔다.

현대글로비스는 현재 RPA 도입이 가능한 64건의 업무 가운데 △거리 데이터 확보 △신규부품 수출통관 코드 입력 △화물 주문 정보 입력 △중고차 서류 입력 및 신고 등 15건의 과제에 우선적으로 RPA를 적용한 상황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RPA 도입을 통해 15건의 단순, 반복 업무에 소요됐던 연간 1만 4,600시간의 비효율적인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직원들은 단순 업무에서 벗어나 생산적인 업무를 할 수 있고 화주사 입장에선 원하는 데이터를 적기에 신속, 정확하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RPA 도입을 통한 기대를 밝혔다.

현대글로비스는 직원들의 RPA 도입 만족도가 우수하게 평가된 만큼 올해 안으로 RPA가 적용되는 과제를 40건 이상으로 확대해 업무 전 영역에서 생산성을 끌어 올릴 계획이다. 단순, 반복 업무는 로봇에 맡기고 직원들은 보다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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