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최승범, 박창수/한국경제신문

2000년 이전까지 기업의 시장대응 전략은 품질과 가격이었다. 2000년 이후 고객만족(CS) 개념이 부상하기 시작하면서 기업은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에 집중했다. 그 개념은 지금도 기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런데 2010년 대 중반에 들어서면서부터 고객의 욕구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개인의 욕구의 변화는 소셜 미디어의 발전으로 인해 개인의 욕구들은 연결되면서 하나의 큰 힘을 얻게 된다. 대중들은 소속되어 있는 삶의 터전인 사회를 좀 더 낫게 만들기 위한 역할을 주문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소셜 임팩트’라고 한다.

기업은 무엇에 주목해야 하는가?
기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 보다 강조되고 있다. 현 시대의 대중은 기업에게 사회적으로 어떠한 혜택을 제공해 줄 것인지를 기업에게 묻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수익의 일부분을 ‘기부’라는 형태로 사회에 환원함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대중들은 기업들이 그들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환경을 파괴하고 인권을 침해하며 공정하지 못한 거래 및 비윤리적 활동에 대해 책임을 묻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기업의 이러한 활동들이 제대로 드러나지 못했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서히 희석되어 갔다. 그러나 더 이상 그러한 현상은 유효하지 않다. 발달된 소셜 미디어는 공개적이며, 영속성의 특성을 바탕으로 기업에게 행동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과거에는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좋은 기업이 대중들의 선택을 받았다고 하면 현재 그리고 미래에는 세상을 보다 낫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 위대한 기업, 존경받는 기업으로 대중들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대중들은 사회적 문제를 주목하고 있고 이에 대해 기업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가 존속되고 발전되어야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할 수 있다. 따라서 사회문제의 해결은 기업들이 피할 수 없는 현안이다. 이를 위해 상당수의 기업들은 사회적 문제를 비즈니스와 연계하고 있다. 즉, 사회적 문제와 비즈니스의 경계를 무너뜨림으로 기업의 이익뿐 아니라 사회의 이익에 기여하고 아울러 사회와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소셜 임팩트’라고 한다.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사는 기업의 신용평가에 비재무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록펠러 재단에서 주도가 되어 운영하고 있는 ‘B-corp’인증은 비재무적 요인에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것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수준을 측정하는 부분에 활용되고 있으며 2015년부터 UN에서 추진되고 있는 SDGs(지속가능개발목표)는 사회문제, 경제성장, 환경보존의 3대 분야로 구분되는데 이는 소셜 임팩트의 개념과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다.(SDGs에 대해서는 관련 도서를 요약하여 소개할 예정임.) 기업들이 위기를 맞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대중은 변하고 있는데 기업은 과거의 성공방식에 근거한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접근이 필요할 때이다. ‘소셜 임팩트’ 현상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기업/브랜드의 평판은 소비자에 의해 만들어진다
과거에는 기업이 자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전략적인 대응과 많은 투자를 진행해 왔다. 그리고 대중에 대한 전통적인 언론중심의 일방적인 정보전달 환경은 이러한 기업/브랜드의 이미지와 평판을 향상시키는 데 있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왔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소셜 미디어의 발달은 기업에 대한 문제를 대중이 주체가 된 온라인상에서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하고 있으며 그 기록은 영원히 네트워크상에 기록되고 있다. 이는 비단 기업에 국한되는 현상이 아니다. 평판관리는 정치, 경제, 문화적인 공인뿐 아니라 사회적 기반에서 생활하는 모든 개인들에게도 해당되는 사안이다. 최근 기업들에 대한 대중의 불매운동이나 보이콧 현상은 기업이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기업들의 환경침해, 비윤리, 반인권, 불평등, 불투명 등의 반사회적 활동 등에 기인한 사안들이 대부분이다. 대중은 더 이상의 기업이 스스로 떠들어 대는 그러한 구호와 이미지에 현혹되지 않는다. 대중은 그들 스스로 기업과 브랜드의 이미지를 평가하고 결정한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려고 하는 노력을 통해 기업이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지를 불특정 다수의 대중이 평가하고 있고 이를 공유하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82.8%가 제품과 서비스의 선택 시 기업의 사회적 평판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주된 소비계층인 30~40대는 이 비율이 90%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기업이 그들의 사회적 평판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어 내는 것이 기 쉽지 않음을 의미한다. 고객에게 최상의 것을 제공하는 기업과 위대하고 존경받는 기업은 다르다. 위대하고 존경받는 기업은 최상의 것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기업의 사회적 기여활동에 소비자가 참여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이러한 기업의 구성원은 개인적 성취와 더불어 사회적 성취를 동시에 추구하게 함으로 기업에 대한 높은 자부심으로 기업에 대한 기여도를 높이게 만든다. 소셜 미디어 시대 기업은 평판관리를 그 자체에 목적을 두고 진행해서는 안된다. 최근 ‘그린워싱’, ’소셜임팩트 워싱’이란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이것은 친환경적이거나 소셜 임팩트 활동에 주력하지 않으면서 친환경 기업 또는 소셜 임팩트에 주력하는 기업으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는 활동을 의미한다. 검증되지 않은 용어, 실적 검증이 어려운 사회에 대한 기여 이미지 사용, 대중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의 사용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는 기업이 평판관리 그 자체에 목적을 두고 있는 부분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보이는 이미지가 아니라 기업의 비즈니스가 사회적 기여에 밀접한 관련성을 두고 ‘비즈니스 = 사회적 기여’ 의 공식에 기반해야 한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똑똑해진 대중들은 기업의 진정성 있는 노력에 대해 자발적으로 바이럴 마케터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기업에 대한 대중들의 기대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소셜 임팩트’에 대해 기업들은 관심이 아니라 전략적인 대응방안 수립과 행동으로 옮길 수 있어야 한다. ‘소셜 임팩트’는 그저 기업이 희생을 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를 비즈니스로 연계함으로 기업의 성장, 사회적 문제의 해결을 통해 나아가 기업과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기 하기 위한 전략적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포괄성과 포용성이 비즈니스의 주된 속성으로 자리 잡지 않으면 안된다. 포괄성과 포용성의 의미는 사회전반을 비즈니스 대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우선적으로 경영진들의 사회적 관점의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 효율성에 기반한 단기 성과중심의 경영전략은 지속가능한 기업의 성장을 담보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소셜 임팩트’의 시작점은 바로 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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