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트 아난드 / 리더스 북

과거에는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만드는 것이 지극히 제한적이었다. 이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었으며 관련 기술 또한 대중화되어 있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콘텐츠의 생산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에서부터 개인까지 원한다면 콘텐츠를 만들어서 배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경제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콘텐츠가 정치, 경제,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포지셔닝을 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콘텐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이를 통한 올바른 대응전략은 무엇인지 그리고 향후 콘텐츠는 어떠한 형태로 진화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콘텐츠에서 이루는 연결에는 어떤 한 것들이 있는 지를 세 가지로 분류해 보기로 한다.

1. 사용자 연결 관계
사용자 연결은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플랫폼’이나 ‘네트워크’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사용자들이 연결됨으로 인해 새로운 비즈니스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또 사용자가 개별적이었을 때는 큰 의미를 갖지 않았지만 사용자들이 연결되면서 생각하지 못한 속성의 가치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을 최근 창발적 시스템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용자들이 연결되어 있는 속성이 어떤 것인가 하는 것이다. 예컨대 페이스 북은 사용자들을 연결하여 정보를 공유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반면 MS사의 윈도우는 많은 사용자들이 연결되어 있고 호환성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필요로 하는 사용자를 유인할 수 있다. 따라서 MS의 윈도우에 기반한 사용자들의 연결성은 자사의 제품 플랫폼에 고객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많은 기업들이 자신의 콘텐츠를 사용하고 있는 사용자들의 연결 속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뿐 더러 인식조차 못하고 있다. 콘텐츠에 사용자들이 연결되어 있는 구조 속에서는 콘텐츠 자체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위키디피아는 백과사전 콘텐츠로 성공을 거두었다. 위키디피아는 모든 사람들이 업로드 되어 있는 내용들에 대해 수정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이는 콘텐츠를 매개로 하여 사람들의 연결성에 집중한 것이다. 그 연결성은 참여자들이 지식사회에 본인이 기여한다는 자긍심을 갖도록함으로써 해당 콘텐츠에 대한 충성심을 이끌어 냈다. 이와 동시에 해당 콘텐츠의 왜곡이나 훼손을 막고 콘텐츠가 업그레이드되는 데 일조하는 동기를 만들어 냈다. 콘텐츠 자체의 품질이나 효용성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콘텐츠를 매개로 하여 사용자들이 어떤 연결성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연결성은 어떤 속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제대로 파악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이는 콘텐츠를 기반으로 기존 비즈니스 강화와 나아가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2. 제품 간의 연결 관계
제품 간의 연결은 사용자의 연결과는 다른 차원으로 이해해야 한다. 제품 간의 연결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보완재라는 개념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보완재라는 것은 각각 사용할 때는 큰 가치를 내지 못하지만 함께 사용하면 큰 가치를 낼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보완재 특징 중의 하나는 하나의 가격이 내려가면 수요곡선이 바깥쪽으로 이동하면서 다른 보완재의 판매수요를 높이거나 가격을 올리는 현상을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제품 간의 연결, 즉 콘텐츠 간의 연결은 일반적인 또는 상식적인 관점으로 봐서는 안 되며 철저한 비즈니스의 보완재적 성격을 감안한 수요창출 관점에서 봐야한다. 냅스터가 P2P 파일 공유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음원에 대한 불법다운로드가 급증한 반면 음반 판매량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불법다운로드가 증가하면 할수록 콘서트를 찾는 사람들은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콘서트의 입장료가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콘서트 시장의 활성화로 연결됐다. 음원을 듣는 가격 자체가 거의 제로화가 되었지만 대신 콘서트 가격이 예전대비 3~5배 상승해 음반 판매수익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깨닫게 된 음반 판매자들이나 음원 제작자들은 거의 무료로 음원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게 됐다. 결국 음원의 불법다운로드는 콘서트의 보완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3. 기능적 연결 관계
일반적으로 성공한 콘텐츠를 벤치마킹 할 경우 해당 콘텐츠 자체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벤치마킹을 통해 얻은 정보를 그대로 활용한다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행동이다. 비즈니스는 모든 것이 연결되어 하나의 완전체를 이룬다. 특히 현재와 같이 4차 산업혁명의 관점에서 모든 것이 연결되는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기능적 연결이라고 함은 하나의 결과가 다른 것의 결과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다른 미디어와는 다른 점이 있다. 그것은 기사 단위로 기사를 작성한 기자의 이름이 없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모든 기사를 한 사람의 기자가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이 공동 취재를 해서 기자뿐 아니라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토론한 내용을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한다. 그래서 작성 기자의 이름을 별도로 밝히지 않는다. 이코노미스트의 매니아 층은 바로 이러한 점을 이코노미스트의 가장 큰 장점이자 신뢰성이라고 생각한다. 2008년 미국의 대표적인 언론매체인 ‘뉴스위크’는 이코노미스트를 집중적으로 벤치마킹하여 이코노미스트의 운영방식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과는 단돈 1달러에 오디오 업계의 거물인 시드니 하먼에게 매각되는 운명을 겪게 된다. 뉴스위크는 이코노미스트가 운영하고 있는 눈에 보이는 콘텐츠의 방식과 결과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의 콘텐츠에 대해 신뢰를 가지고 있는 고객의 계층과 성향, 그리고 이코노미스트의 기자와 전문 인력의 네트워크, 토론문화 등이 연결되어 생산된다는 콘텐츠의 연결을 주시하지 못한 탓이다. 여기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연결성을 주목하라는 것이다. 눈앞에 보이는 형상만을 보아서는 안되고 어떤 것들이 연결되어 현재의 형상을 이루고 있는지에 대한 기능적 연결성에 주목해야 한다. 기능의 연결에는 사용자, 운영자의 생각과 요구들이 반영되어야 한다. 무조건적인 연결은 오히려 혼란만을 가중시킬 뿐이다. 콘텐츠는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연결성이 진정한 콘텐츠의 경쟁력이다.

콘텐츠가 차고 넘치는 시대이다. 그리고 비즈니스의 핵심 주체는 콘텐츠이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콘텐츠 자체에만 주력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콘텐츠가 가지고 있는 속성 즉 연결성에 주목하라고 강조한다.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의 연결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콘텐츠의 홍수의 시대에 콘텐츠 자체만 주목하면서 더 나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콘텐츠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중요한 팩트임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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