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하르트 K. 슈프렝어 / 흐름출판

이 책의 저자인 라인하르트 K. 슈프렝어 박사는 철학자이다. 특히 경영 전반을 철학자의 관점으로 많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디지털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경영환경 속에서 진정 중요한 것은 무엇이고 많은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는 책이 ‘궁극의 차이를 만드는 사람들’이다. 기계는 단지 사람들이 원하는 과정을 수행하고 거기에 따른 결과만을 제공할 뿐,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기계는 투자에 의해 소유가 될 수 있지만 짧은 시간 내 그 이상의 것으로 모방이 가능하다. 이것은 기계가 단기간 내에는 경쟁우위 요소가 될 수 있지만 장기간의 경쟁우위를 제공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기계에 의한 디지털 혁명에서도 차이를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즉, 디지털화를 경쟁력의 차이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을 키우고 확보해야 한다. 본 서에서는 이를 위한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고객이 중심이 되는 회사, 둘째, 함께 협력하는 법을 배우는 것, 셋째, 창의력을 키우는 기업문화이다. 이 세 가지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도록 한다.

고객이 중심이 되는 회사
고객은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이다. 기업은 사업 초기에 고객에게 모든 것을 집중한다. 그러나 기업이 커질수록 고객보다 스스로에게 집중한다. 늘 고객을 우선 시 한다고 외치고 있지만 전문화, 세분화 그리고 조정, 통제 등을 효율성이란 이름으로 합리화하면서 고객을 후순위에 두고 있다. 비즈니스의 중심은 고객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은 자신을 중심에 놓고 비즈니스 생태계를 정의하고 있다. 기업은 고객의 선택을 받아야 생존할 수 있다. 고객이 우리를 선택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고객을 최우선 시 해야 한다. 하지만 기업의 내부 프로세스 및 조직 혁신은 고객을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방해하고 고객 행동과 경험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을 저해하고 있다. 기업은 고객을 위한 의사결정에 대한 장애요인을 찾아 개선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고객이 우리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기업의 효율성은 의미 없는 활동에 불과하다. 디지털 기술은 기업에게 커다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반면에 기업에게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은 사람들이 기업과 맞설 수 있는 힘을 갖게 만들었다. 따라서 기업은 과거와 같이 일방적인 태도와 사고로 고객과 시장을 바라보아서는 안된다. 고객들은 개방적이고 투명한 기업의 대응을 원한다. 기업이 스스로 이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고객)들이 강제로 기업들을 그렇게 만든다. 따라서 기업은 늘 고객과 소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민첩하고 빠른 의사결정이 진행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고객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빨리 찾아서 해결책을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소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혁신이다. 고객은 다양하다. 다양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은 경직된 규정과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기업의 운영체계가 고객에 대한 배려가 제한적임을 의미한다. 고객을 배려해야 한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기업이 원하는 것을 그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경영시스템이 필요하다.

함께 협력하는 법을 배우는 것…
디지털 혁신의 가장 큰 특징과 방향성은 바로 연결이다. 그런데 특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고객들은 디지털 기술을 통해 연결되고 있는데 기업들은 오히려 연결이 약화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부분 최적화는 극대화되고 있는 반면 전체 최적화는 오히려 약화되고 있다. 연결을 위해서는 바로 협력이 필요하다. 고객들 간의 이해관계는 단순하다. 반면 기업 내에서는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기업 내에서는 서로를 경쟁의 대상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가장 선호하고 있는 성과주의는 이를 부추기고 있다. 협력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운영체계가 바뀌어야 한다. 사람은 원래 서로 협력하고 살아가는 사회적 속성을 지닌 존재이다. 그러나 기업의 합리성을 위한 제도와 시스템은 사람의 사회적 속성이라는 장점을 후순위로 밀어내고 있다. 그러나 경영자들은 말로 늘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협력은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기업 내 규정이 너무 많거나 지나치게 표준화가 되어 있다는 것은 구성원들에 대한 불신감이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관리를 해야 하는 대상은 10~20%라고 한다. 그러나 이들로 인해 나머지 80~90%가 통제 하에 불신을 받고 있다는 것은 조직 내 신뢰를 떨어뜨리고 협력 분위기를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다양성과 빠른 변화의 시대에 협업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협업을 위해서는 협업할 수 있는 여건조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역할은 기업 내 경영자의 몫이다. 협업의 유무를 구성원의 태도와 마인드의 문제로 돌려서는 안된다.

창의력을 키우는 기업문화
혁신은 창의력이 기반이 된다. 혁신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로 변형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창의력이 바탕이 되지 않는 혁신은 기업 여건의 범위 내로 국한된다. 촛불을 아무리 연구해도 전구를 발명할 수 없다. 전구를 발명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범주를 넘어서야 한다. 따라서 창의력은 이종 간의 협력에 주목해야 한다. 이종 간의 협력을 위해서는 포용적 사고를 지녀야 한다. 창의력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이미 알려진 내용을 새롭게 구성하고 보충해서 정형화하는 것이다. 구성원들의 창의력을 발휘하게 하려면 무엇보다도 조직 내의 중요한 존재로서 인식됨을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이것 또한 기업문화에 기인한다. 또한 창의적 아이디어의 발견 원리는 수많은 질문 속에서 만들어 진다. 창의적 아이디어의 시작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엉뚱한 질문을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여건은 구성원들의 심리적 안정감에서 오며, 심리적 안정감은 조직의 창의력을 키운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불확실하고 거칠며, 혼란스러운 모습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것을 수용하여 다듬어 원석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창의력이 가치로 전환되는 진정한 기업문화라고 할 수 있다. 창의적 아이디어에 대해 성과를 예측하고 검증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창의적 아이디어를 무리하게 검증하려고 하는 것은 피지도 못한 꽃을 꺾어버리는 것과 같을 수 있다. 아이디어는 검증해서 걸러내는 것이 아니라 배양하는 것이다. 이 또한 창의력을 키우기 위한 중요한 기업문화의 속성이다.

기술을 중요시 하는 시대이다. 기술이 중요 시 될수록 사람은 위치는 좁아져 간다. 그러나 기술은 개성이 없고 획일적이다. 기술이 제대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사람이 가치를 부여하고 제대로 사용될 수 있도록 역할이 필요하다. 2040년이 되면 인공지능이 사람의 지능을 뛰어넘는 특이점이 온다고 한다. 더 이상 산업계에서 사람의 역할은 없어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손 놓고 그 시기를 기다리기만 할 것인가? 그 시대에 맞는 모습으로 변화해 가야 한다. 변화를 통해 궁극적인 차이를 만드는 사람들은 어떠한 변화 속에서도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다져 나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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