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르게 성장하는 풀필먼트 시장, 이미 2조 원 넘어서

국내에서 풀필먼트는 기본적으로 풀필먼트센터와 라스트마일로 분류해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풀필먼트라는 서비스를 처음 제공하기 시작한 아마존이나 글로벌 물류기업인 DHL의 경우 라스트마일을 포함한 의미로 사용한다. 아마존의 FBA의 모토는 ‘You sell it. We ship it’이다. 다시 말해 판매되는 제품을 아마존의 물류센터에 가져다 놓으면 주문을 받는 즉시 배송까지 해준다는 의미이다. 아마존의 경우 반품서비스까지도 포함되어 있다. 다시 말해 아마존의 FBA는 판매상품을 등록하고 아마존의 물류센터에 입고하는 과정을 제외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풀필먼트로 보고 있다.

DHL도 풀필먼트 서비스의 정의를 고객의 주문에 맞춰 보관된 물품을 찾아 포장하고 배송까지 하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의미한다고 밝히고 있다. 즉 풀필먼트는 고객의 주문에 맞춰 보관된 제품을 물류센터에서 찾아 포장하고 분류해 배송하는 모든 과정을 의미한다. 사실 배송을 포함하는 것과 포함하지 않는 것은 풀필먼트 서비스에서 중요한 핵심 가치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보다 우선시 되는 것이 고객의 주문이다. 모든 것이 고객의 주문으로부터 프로세스가 시작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동안 국내 물류기업들은 이커머스 기업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 처리하기 보다는 이커머스에서 주문 마감 후의 전체 배송정보를 받아 처리를 해왔다. 하지만 풀필먼트는 수많은 셀러의 다양한 제품을 물류센터에 입고된 후 고객의 주문에 맞춰 고객에게 전달해줘야 하는 과정을 모두 담당해야 한다. 다시말해 변화가 필요한 시장이라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국내 풀필먼트 시장 규모는 얼마나 될까? 지난해 9월 하이투자증권이 발행한 ‘Fulfillment Service : 쿠팡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까’의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을 제외한 국내 풀필먼트 시장은 2.1조 원 수준을 형성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추정 근거에 대해서는 국내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쿠팡 제외)의 2019년 예상 판매액 약 58조 원, 미국과 한국의 택배가격을 고려해 한국 풀필먼트 서비스의 수수료율을 6%,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풀필먼트 서비스 이용률 60%라는 가정을 고려해 계산해보면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형성될 수 있는 시장 규모가 약 2.1조 원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국내 온라인 마켓의 성장이 지속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직까지 국내 풀필먼트 서비스는 물류 스타트업 기업 중심으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어 향후 전통적인 물류기업들이 풀필먼트 서비스를 시작한다면 시장의 성장은 더욱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물류기업들이 그동안의 물류서비스와는 접근방식부터 차이가 있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적지 않다. 물론 기존의 물류기업들도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은 하고 있으나 오랜 시간 구축해온 기존의 틀을 깨는데 지금까지는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고객의 주문정보를 직접 받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물류기업이 서비스하고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는 점도 지적된다. 새로운 투자가 필요하고 그만큼의 리스크도 있다는 설명. 하지만 풀필먼트의 대한 시장의 수요는 늘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그에 따른 준비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아마존은 풀필먼트 서비스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무대에서 최강자로 굴림하고 있다. 또 글로벌 물류기업들은 풀필먼트 서비스에 대해 기존 시스템의 변형이 아닌 새로운 물류 프로세스로 정의하고 접근하고 있다. 국내 물류기업들도 풀필먼트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하고 그에 따른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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