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화물 보안 요구 수준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고 국내 항공화물시장의 파이를 키울 것”

지난 11월 27일 인천공항 물류단지 내 칼트물류센터에서 상용화주터미널 개장식이 개최됐다. 상용화주란 항공보안법에 의거하여 국가에서 자체적인 보안검색 시스템을 갖춘 사업자를 지정한 것으로 상용화주가 조업한 화물은 항공운송사업자에 의한 보안 검색을 면제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국내 최초로 문을 연 칼트상용화주터미널(이하 CSRT)은 한국도심공항과 스위스포트코리아가 의기투합해 만들어진 것으로 수출 화물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윤신 한국도심공항 대표는 상용화주 지정을 받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크다며 향후 상용화주 제도가 국내에서 자리 잡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인천공항 칼트물류센터 내에 위치하고 있는 CSRT에서 윤신 대표를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물류센터 보유 + 화물 조업 경쟁력 = CSRT
2018년 5월, 국내 최초의 상용화주터미널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시기이다. 한국도심공항 윤신 대표가 스위스포트코리아의 김종욱 대표를 만나 상용화주터미널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면서 의기투합했다. 윤신 대표는 “한국도심공항과 스위스포트코리아 양사가 보안성을 핵심 가치로 하는 상용화주터미널을 협업으로 개설한 것은 항공화물에 대한 보안 요구가 증대하는 글로벌 상황에 선도적으로 대응함과 동시에 국내에 지원 인프라를 구축하여 인천공항 나아가 우리나라 항공화물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하는데 기여하자는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항공화물의 주력이 B2B에서 B2C인 전자상거래 물량으로 이전하는 상황에서 여객기에 탑재가 필요한 화물에 대해 X-Ray 검색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체계를 지원한다면 여객기를 활용한 화물 운송이 더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을 했기 때문”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그때부터 상용화주의 인가를 받기 위해 서로 최선을 다했다. 서로의 역할은 명확했다. 한국도심공항은 인프라를, 스위스포트코리아는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제공했다. 윤신 대표는 “스위스포트코리아는 국내 항공 조업 시장에서 3위의 업체지만 스위스포트 인터내셔널은 글로벌로 따지면 가장 큰 전문 조업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한 스위스포트코리아의 경험과 업력을 바탕으로 한국도심공항이 가지고 있는 물류센터를 접목시키면 상용화주터미널을 운영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서로의 니즈가 맞았다”고 함께하게 된 동기를 설명했다. 실제로도 한국도심공항은 항공여객 수하물에 대한 보안처리가 요구되는 도심공항터미널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설 및 장비 투자를 담당했고 스위스포트코리아는 항공화물 조업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영업과 조업을 포함한 터미널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벽은 높았다. 하지만…
CSRT는 약 2,100여평 규모로 조성 된 최초의 상용화주터미널이다. 보안과 관련된 다양한 장치와 조업을 위한 첨단 장비를 구축하고 있다. 보안성을 높이기 위해서 최대 1.8m x 1.8m 크기의 화물을 검색할 수 있는 x-ray 장비와 폭발물 흔적탐지기(ETD), 문형/휴대형 금속탐지기, 터미널 전체를 24시간 감시하고 무단 침입자를 감지할 수 있는 최첨단 보안 시스템, 특수 개조한 보안운송트럭 등을 갖추고 있다. 화물 조업을 위한 장비로는 첨단시스템을 구비한 지게차, 소형화물용 컨베이어 시스템, 적재 작업용 Slave Dolly와 화물탑재용기에 대한 자동이송 롤러베드시스템 등을 운용하고 있다. 특히 터미널 보안 및 조업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과 통제를 담당하는 중앙통제실(CCC : Cargo Control Center)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준에 만족하는 설비를 갖추고 현재 모습을 구현해내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기존에 없던 상용화주터미널에 대한 인가다보니 기준을 충족시키는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시간도 상당히 오래 걸렸다. 윤 대표는 “어려웠던 점은 상용화주와 관련한 법규는 있었으나 실제 구현을 했던 사례가 없었다는 점”이라며 “관련 법규를 면밀히 검토하고 해외 사례를 수집, 참고해야 해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인가를 받는데 소요된 총 기간은 16개월이다. 윤 대표는 준비하는 기간 동안 많은 비용을 투자 했다. 그는 “한국도심공항이 제공하고 있는 물류센터는 월 1억 원 수준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규모이다. 준비해서 인가를 받는 시간 동안에 들어간 기회비용 16억 원을 포함하면 약 40억 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한 셈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투자된 비용과 시간을 떠나서 관련 된 모든 기관과 정부관계자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만들어질 수 없었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그는 “법적 기준을 충족하고 각종 규제와 관련된 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관련 기관에 질의하고 자문을 받아 진행하는 과정과 시간은 상당한 인내가 필요 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항공보안과, 서울지방항공청 등 정부기관의 이해와 조력이 없었다면 상용화주터미널의 탄생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 관계자 분들과 정말 많이 애써준 저희 직원들에게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상용화주터미널 효과? 보안은 물론 시장 확장, 편의성 등 다양해
해외에서 상용화주 제도는 국내보다는 덜 생소하다. 그만큼의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내 상용화주터미널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윤신 대표는 적어도 5가지 정도의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가장먼저 보안성이다. 그는 “모든 항공화물에 대해 X-ray 보안검색을 할 수 있어 항공화물에 대한 보안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며 “현재 법 규정은 화물전용기 화물에 대해서는 X-ray 보안검색이 의무화 되어 있지 않아 보안검색 과정에서 걸러낼 수 있는 보안 위해물품 뿐만 아니라 리튬배터리 등 신고가 필요한 물품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거나 탑재가 불가능한 물품이 탑재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상용화주터미널을 활성화시키면 이러한 위험물 등에 대한 보안 기능이 강화 될 수 있다는 것이 윤 대표의 생각이다. 두 번째로는 여객기에 탑재 되는 화물 물동량의 증가이다. 그는 “항공사는 X-ray 검색 능력 및 적재조업인력의 제약으로 고객들에게 BUP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상용화주터미널과 협업을 하는 경우 BUP 판매를 활성화 할 수 있어 여객기를 이용한 화물 운송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잘 활용하면 항공사의 수익개선은 물론 시장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윤 대표가 제시한 세 번째 효과는 경쟁력 있는 요금과 서비스이다. 그는 “화주, 포워더, 혼재사는 항공사와 BUP 계약을 통해 여객기를 활용한 다양한 목적지 판매 또는 항공사 간 연결을 통한 운송경로 개발로 더욱 경쟁력 있는 요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는 한국발 항공화물시장 확대와 인천공항 외에 타 공항의 항공화물 운송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중국발 제 3국행 전자상거래 물품에 대한 효과적인 보안검색이 가능하게 되어 물량 유치를 통한 한국발 항공화물시장의 확대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김포공항, 김해공항이나 청주공항 등을 운항하는 여객기를 이용한 항공화물운송도 가능하다”며 “우리나라 항공물류는 인천공항을 허브로 운영되고 있는 데 인천공항에서 보안검색 및 ULD 적재작업을 하고 해당 공항으로 ULD 단위로 이송하여 항공기에 탑재하는 프로세스 구축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 발 항공화물 시장 파이 키우는 초석 될 것”
상용화주터미널에서 취급할 수 있는 물동량은 국내 공항에서 출발하는 여객기와 화물기를 통해 운송되는 화물이다. 즉 항공화물 운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이라면 상용화주터미널의 고객이 될 수 있다. 9월에 모든 인가를 마치고 시범운영에 들어간 CSRT의 첫 번째 고객은 에어프랑스였다. 에어프랑스는 11월 개최된 개장식에서 상당히 높은 보안성으로 인해 만족할 만한 성과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윤 대표는 “에어프랑스-KLM은 매우 높은 화물조업의 품질과 보안성을 요구하는 항공사로서 매년 자체적으로 엄격하게 Security Audit을 실시하고 있다”며 “올해 유일하게 한국과 일본이 무결점으로 감사를 통과했는데 이는 CSRT에서의 조업이 포함된 것이어서 글로벌 스텐다드인 에어프랑스-KLM에 의해 CSRT의 무결점이 검증되었다고 할 수 있다”고 자부심을 들어냈다.

이러한 긍정적인 신호들을 바탕으로 CSRT는 시장의 파이를 먼저 키운다는 계획이다. 윤 대표는 “우선은 사업 초기 안정적 운영과 조기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홍보와 고객 설득 등에 집중하여 사업을 전개 할 것”이라며 “동시에 시장 player들과 기존 시장물량을 가지고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 업체와 협업으로 중국발 신규 환적화물 물량을 확보하도록 함으로써 인천공항 발 항공화물 시장의 파이를 키울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그는 “추가로 만일 가능하다면 만성적인 시설과 인력 부족으로 해체 및 인도 서비스가 지연되고 있는 수입화물을 보안트럭을 이용하여 저희 물류센터로 운송하여 해체 및 인도서비스를 하는 프로세스를 만들어 인도지연 문제 해결에 일조하고, 수출입 항공화물 모두를 대상으로 고객 맞춤형 물류솔루션을 제공하는 복합항공화물터미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 볼 생각”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현재 대한항공을 포함한 몇 개 항공사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였으나, 실제 화물을 가지고 있는 고객을 유치하는 일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 이유는 기존의 혼재사나 포워더 등 시장 플레이어들이 상용화주터미널이 시장을 잠식하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 이에 대해 윤 대표는 “CSRT는 무역협회 자회사로서 절대 기존 업체들에게 피해를 주는 단순한 경쟁은 하지 않을 것이며, 전략적 협업을 통한 윈-윈을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보안검색 프로세스를 포함한 항공화물처리 프로세스는 대세가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이를 선도함으로써 거대한 물류시장인 중국의 물량을 유치하여 3국간 물류사업을 전개한다면 국내 물류기업에게는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CSRT를 경계하기 보다는 상호 협업을 통해 항공화물 보안성을 충분히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중국발 물량을 유치하는 일을 함께 도모해 보자는 부탁 말씀을 드리고 싶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한국도심공항은?
한국도심공항은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한국무역협회의 자회사로 1985년에 설립되었으며, 국내 최초로 도심공항터미널 모델을 도입하여 운영하는 기업이다. 동시에 공항 연결 리무진버스와 오피스 임대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는 중소 수출입기업의 무역증진을 돕기 위해 물류사업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여, 현재 부산신항·평택항·인천공항에 총 6개의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폴란드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내년 1월부터 우리나라 기업을 위한 공동물류센터 사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국적 해운사 지원을 위해 2만TEU 규모의 컨테이너 리스사업도 하고 있다.

스위스포트코리아는?
스위스포트코리아는 전세계 50개국 315개 공항에서 여객, 화물조업 및 지상조업 서비스를 제공 하고 있는 기업으로 글로벌 최고 기업인 스위스포트인터내셔널의 한국지사이다. 2005년에 설립되었으며 한국에 취항한 주요 외국계 항공사 (루프트한자, 델타항공, 영국항공, 케세이퍼시픽, Fedex, 에미레이트항공, 필리핀항공, 카타르항공, 비엣젯항공 등 30여개 사)에 여객, 화물 및 램프지상조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본사와 연계를 통해 국제표준에 가장 잘 부합하는 항공화물 조업 Know-how에 관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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