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수, 종류 따라 온도 차이 있으나 하루넘기면 위험

올해 초 조사전문기관 오픈서베이가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20세에서 49세 미만의 여성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21.7%가 오프라인과 같은 규모로 온라인에서도 구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의 구매 패턴을 분석한 결과 월 평균 3.9회 정도는 온라인을 통해 식료품들을 구매하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그만큼 우리나라 식료품 시장에서 온라인 시장의 규모는 점차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역시 더운 여름철에는 배송을 통한 식료품 구매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8.8%가 수산물과 정육 등 여름철 상하기 쉬운 식료품을 구매할 때는 꺼려지거나 걱정이 된다고 답했다. 또 온라인을 통해 구매를 해보지 않은 소비자들 역시 도착하는 식료품의 신선도를 확신할 수 없다는 이유를 구매하지 않는 가장 큰 요인으로 선택했다.

이 조사를 통해 우리는 7~8월 후덥지근한 여름철에 소비자들이 온라인을 통한 구매에 있어 품질의 이상을 늘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배송이 완료되고 집 앞의 택배를 바로 수취하지 못할 경우, 오롯이 냉매에만 의존해 온도와 품질이 유지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은 누구나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물류신문은 신선식품을 포장할 때 각기 다른 냉매의 종류와 개수에 따라 포장된 박스 안 온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결과는 어떻게 나타났을까?

잠깐! 이번 실험은요!

이번 실험은 총 5개의 택배를 송파지역에서 마포의 물류신문 사무실로 편의점 택배를 통해 익일 배송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5개의 택배는 2개의 냉장식품과 3개의 냉동식품으로 구분했다. 냉장식품으로는 500ml 우유 한 팩과 500g 두부 한 모가 사용됐으며 냉동식품으로는 자두, 아보카도, 망고 등 냉동과일을 사용했다.

먼저 냉장식품을 담은 두 개의 박스에는 각각 아이스팩 2개와 아이스팩 4개를 담았다. 일반적으로 냉장식품 배송에 사용되는 아이스팩을 사용했고 시간이 지나며 아이스팩의 개수에 따라 박스 안 온도는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체크하기 위함이었다. 냉동식품 역시 박스에 따라 냉매의 조합을 달리했는데 각각 드라이아이스 600g, 드라이아이스 600g에 아이스팩 1개를 추가한 것, 드라이아이스 1.3kg을 사용했다. 박스는 동일한 크기의 스티로폼 박스를 사용했으며 각 박스에 실시간으로 온도를 기록할 수 있는 로거를 각 박스 뚜껑 안쪽에 부착한 후 포장 테이프로 밀봉해 동시에 택배를 보냈다.

기본적으로 냉장·냉동식품 배송시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아이스팩과 드라이아이스, 스티로폼 박스를 사용했지만 온도 로거를 통해 측정된 박스 안 온도가 다소의 오차범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덧붙인다.

다른 냉매 조합으로 포장된 냉장·냉동 박스
오후 4시 경, 송파구 인근에서 실험이 시작됐다. 먼저 아이스팩이 주로 사용되는 냉장식품을 포장했다. 대표적인 냉장식품인 우유와 두부를 넣었는데 그 이유는 이 상품들은 품질에 변화가 있을 때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먼저 첫 번째 박스에 아이스팩 두 개를 넣고 냉장식품을 포장했다. 아이스팩 개수를 두 개로 설정한 이유는 가장 흔히 냉장식품 포장에 사용되는 개수이기 때문이었다. 포장 후 온도 로거를 통해 측정된 박스 안 온도는 5.2도. 앞선 냉동화물차 실험에서 신선식품의 보관 기준 온도였던 0도에서 10도 사이를 충족하는 알맞은 온도였다.

두 번째 박스에도 같은 종류와 구성의 냉장식품을 넣고 아이스팩 개수만 두 개 늘린 4개를 포장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아이스팩의 개수에 따라 박스 안 온도가 얼마나 변화할지를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포장 후 측정된 온도는 4.5도로 두 개를 사용했을 때보다 다소 낮았으나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세 번째 박스에는 냉동된 망고를 이용했다. 냉동 식품 포장에 포장된 냉동과일을 이용한 이유는 냉장식품과 마찬가지로 녹거나 변질됐을 때 그 변화를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단, 망고가 포장된 세 번째 박스에는 냉매의 조합을 조금 달리했다. 기존 냉동식품 포장에 흔히 이용되는 드라이아이스 600g과 함께 아이스팩 1개를 함께 넣은 것. 이는 드라이아이스 만을 이용해 냉동식품을 포장했을 때와 아이스팩을 함께 이용했을 때와의 온도 유지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첫 포장 후 박스 안 온도는 -0.3도를 가리켰다. 확실히 드라이아이스를 이용할 경우 박스 안 온도가 아이스팩만을 이용했을 때보다 확연히 낮아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네 번째 박스에는 냉동된 자두와 함께 드라이아이스 600g를, 다섯 번째 박스에는 냉동된 아보카도와 함께 드라이아이스 1.3kg을 포장했다. 이들 박스는 드라이아이스만을 이용했을 때 그 양에 따라 냉동식품의 온도가 어떻게 변화하는 지 잘 보여줄 것이다. 네 번째 박스와 다섯 번째 박스는 포장 후 각각 -2.4도, -5.2도를 기록했다.

지나친 아이스팩 포장은 냉장식품 냉해 유발할 수도
금요일에 보냈던 택배가 도착한 시각은 하루가 지난 토요일 오후 3시 2분. 우리는 소비자가 택배를 주문한 일반적인 상황을 가정해 포장 후부터 배송 완료 시까지의 각 포장박스의 온도 변화를 확인해봤다.

아이스팩 두 개를 넣은 1번 박스는 포장 이후 지속해서 온도가 떨어져 최저 1도까지 하락했다. 이후 외기온도 등의 영향으로 최대 15도까지 상승하긴 했으나 다시 10도 아래로 떨어져 유지됐다. 다음 날 본격적인 배송이 시작된 오후 1시 반 이후 처음으로 15도를 넘어섰으며 15도를 기준으로 온도를 유지하다 택배 배송이 완료됐을 시점의 온도는 17.6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스팩 네 개를 넣은 2번 박스는 지속해서 온도가 떨어져 포장 12시간 후에는 영하의 온도까지 하락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스팩이 녹아 완만하게 온도가 상승해 배송이 완료되는 시점에는 약 11도의 온도를 나타냈으나 이는 지나친 아이스팩의 과대포장은 오히려 냉장식품의 경우 냉해를 입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였다.

드라이아이스 600g과 아이스팩 1개를 조합해 냉동식품에 포장한 3번 박스의 온도변화는 어땠을까? 포장 시 -0.3도를 나타냈던 3번 박스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지속해서 낮아져 포장 6시간 후 -11도를 기록했다. 이후 온도가 완만하게 상승한 온도는 배송완료 시점에 8.9도를 기록했다.

드라이아이스 600g만을 넣은 4번 박스는 포장 후 영하의 온도를 유지하다 완만하게 상승해 6시간 후 2.3도를 나타냈다. 이후 지속해서 완만하게 상승해 12시간 후 9.6도를 기록한 후 배송완료 시점에는 13.1도를 기록했다.

마지막으로 드라이아이스 1.3kg을 넣은 5번 박스의 결과는 어땠을까? 포장 때부터 가장 낮은 박스 온도인 -5.2도를 기록했던 5번 박스는 시간이 지나면서 온도의 상승과 하락을 거듭하다 포장 13시간 후를 기점으로 영하에서 영상의 온도로 상승했다. 이후 포장 지속해서 온도가 상승해 배송완료 시점에서 17.8도의 온도를 나타냈다. 

이번 실험을 통해 냉매의 개수와 그 종류에 따라 온도 유지와 구간에는 다소간의 차이는 있지만, 결국 냉동냉장식품의 배송은 적어도 24시간 이내에 이루어져야 고객들이 안전한 식료품을 수취할 수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너도 나도 더 빠른 배송, 안전한 배송을 외치는 최근의 국내 물류업계에서 안전한 콜드체인 시스템과 빠른 배송이야말로 소비자의 안전한 먹거리를 지키는 열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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