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 품고 新기술 융합으로 성장… 속도제한·야간비행 등 새로운 이슈도 등장

“뉴욕에 있는 고급 레스토랑의 수석 쉐프 도널드는 예약 고객으로부터 신선한 복숭아를 이용한 요리를 만들어달라는 주문을 받자마자,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플로렌스에서 유기농 식품을 재배하는 농부 클라크에게 메시지로 긴급 주문을 보낸다. 몇 분 후 농부 클라크는 여유 공간을 가지고 있는 뉴욕행 위탁 운송트럭 운전사 앱에 접속해 복숭아 배달을 의뢰한다. 클라크는 복숭아를 보낸 후에도 GPS 추적을 통해 트럭 운전사의 위치, 예상 픽업 및 전달 시간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쉐프 도널드에게 그 사실을 알린다. 복숭아는 하룻밤 사이에 농장에서 레스토랑으로 배송돼 맛있는 요리로 손님의 테이블에 올랐다.”

이는 물류에 공유경제가 적용되는 가상 시나리오의 하나다. 하지만 물류와 공유경제의 접목은 시나리오 수준을 넘어 이미 우리 생활 가까이에 와 있다.

DHL은 2017년에 발표한 <공유경제 물류>(Sharing Economy Logistics) 보고서에서 공유 경제를 가능하게하는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은 모든 산업에 적용될 수 있으며 고정자산과 인프라 비중이 높은 물류 분야도 예외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DHL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41%가 당일 배송과 신속 배송을 제공하는 공유 및 온디맨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DHL은 이런 시장을 놓치지 않고 다양한 공유경제 물류 모델을 제안하고 있다. 물류센터의 남는 공간을 공유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창고공간을 중개하는 ‘DHL Spaces’ 플랫폼 서비스도 그중 하나다. 보고서는 속도와 효율성이 물류분야의 중요한 요소임을 고려할 때 주문을 공유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공유 경제를 활용할 경우 중소기업에게 새로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생활물류의 대표 시장인 라스트마일 배송 부문에서도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 모델을 이용한 공유경제가 이미 활용되고 있다.

미국의 Food Delivery 업체인 Postmates와 온라인 기반 농작물 배송 서비스 업체인 Instacart 같은 업체들은 수 분 내에 배달이 가능한 비전문직 배송자와의 연결을 통해 라스트마일 배송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도시 거주자들에게 제공하는 온디맨드 배송 앱(Apps)은 공유경제를 이용한 라스트마일 배송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모델은 업체가 몇 번의 클릭만으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대규모 배송인력(couriers) 네트워크 정보를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특히 트래픽 밀도가 높은 도시 지역에서 효과가 있다.

빠르게 혹은 느리게… 속도제한 문제에 부딪친 배송 로봇
기술적으로 개선된 배송 로봇은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배달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에 생활물류 시장의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한 가지 걸림돌이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스 앤드 마켓스(Markets and Markets)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생활물류의 꽃으로 불리는 배송 로봇에 대한 속도 제한 문제가 향후 라스트마일 배송에서 중요한 이슈가 될 전망이다.

배송 로봇은 특성 상 사람들이 보행하는 길을 같이 사용하고, 통근 등 복잡한 시간대에 같은 구간에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안전성 측면에서 속도를 제한하는 문제가 제조업자 그리고 행정기관에게 중요한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배송 로봇에 대한 속도 허용치는 일반적으로 시간당 6㎞ 정도다. 배송 로봇의 저속 주행은 운영상 효율성 하락과 높은 배송비 부담으로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마켓스 앤드 마켓스의 보고서는 “배송 로봇에 대한 속도 제한은 중요한 안전 요소이지만 저속 주행에 대한 지나친 규제는 낮은 효율성과 배송비 부담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앞으로의 배송 로봇 시장은 50㎏이상의 적재 용량을 가진 로봇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50㎏ 이상의 적재 용량을 가진 배송 로봇은 보도보다는 도로 주행을 보다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두 개의 범주에 속하는 법 규정을 준수해야 하므로 효과적인 교통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지금까지는 균형을 잘 잡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4륜 배송 로봇이 시장을 주도하였으나, 향후에는 6륜 배송 로봇이 높은 시장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美 연방항공청, 드론 야간비행 허가… 택배배송 활성화 기대
도로를 주행하는 배송 로봇이 속도제한이라는 딜레마에 놓였다면 하늘을 비행하는 드론은 그동안 제약을 받았던 도심지역 비행과 야간비행 제한이라는 고삐에서 풀려 훨씬 자유롭게 됐다.

미국 교통부 산하 연방항공청은 올해 1월 사람이 많은 도심 지역과 밤에도 드론 운행이 가능하도록 허용하는 신규 규제안을 발표했다. 신규 규제안에는 드론 운영 업체가 밤에 드론을 운영할 때 필요한 면제권(waivers)을 받아야 한다는 항목이 삭제됐고, 무게가 0.55파운드(약 0.25㎏) 이하의 드론은 추가 제한 없이 사람이 많은 지역에서도 운행이 가능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포함됐다. 단, 야간 비행 시에는 충돌 방지 불빛을 내고 최소 3마일(약 4㎞) 떨어진 위치에서도 드론을 식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신규 규제안이 아직 언제 실행될지는 알 수 없으나 사람이 많은 지역과 야간에도 드론을 운행할 수 있게 되면 주간에는 무게가 적은 택배를 드론을 활용해 배달하고 야간에는 좀 더 부피나 무게가 나가는 택배를 자유롭게 배송할 수 있어 드론을 활용한 생활물류 배송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물류 문제 해결책으로 ‘지속가능한 도심형 복합 운송’ 개념 주목
전자상거래의 확대와 이로 인한 소포 배송 빈도가 높아질수록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이산화탄소 배출 및 교통 혼잡에 대한 문제는 ‘도시물류’의 오랜 고민거리 중 하나다. 특히 공차 운행으로 발생하는 비효율성은 물류업체들의 생존과도 직결된 문제다.

이와 관련해 올해 3월 스위스 온라인 학술지 출판연구소(MDPI)의 <Sustainability> 저널에 실린 ‘도시 화물 혁신의 통합’(Integration of Urban Freight Innovation) 보고서는 ‘지속가능한 도심형 복합 운송’(sustainable inner-urban intermodal transport, 이하 SIUIT)’이라는 개념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지난 6년(2013~2018) 동안의 문헌 검토를 통해 △전기차량(Electric vehicles), △모듈차량(Modular E-vehicles), △대중운송물류(Public transit), △도심지 수로물류(Urban waterway logistics), △택시물류(Taxi logistics), △화물자전거(Cargo bike), △로봇차량(Robotic vehicles), △배송드론(Delivery drones), △배송로봇(Delivery robot), △소포보관함(Parcel lockers) △모바일 데포(Mobile depot) 등 새롭게 부상한 11개의 혁신적인 운송 방법이 유통 혁신을 이끌었다고 설명하고, 이러한 다양한 유통 혁신 방식들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화하는 ‘SIUIT’야말로 소매업 및 우편산업이 당면한 ‘도시물류’를 해결할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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