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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물류산업 지원체계 혁신안, 문제점과 반응은
법·제도 마련 근거 좋지만 물류현실과 동 떨어진 혁신안
손정우 기자 | 2315news@klnews.co.kr   2019년 07월 16일 (화) 15:39:56
   

국내 택배서비스와 식음료 배송 및 퀵서비스는 전 세계 어느 시장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서비스로 그 시장 규모만 택배 6조원, 식음료 및 이륜 배송물류시장 10조원에 달한다. 반면 이 같은 화려하고 거대한 시장을 관할하는 법과 제도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는 많지 않다. 이 같은 최고의 서비스 뒤, 후진적 법과 제도 및 이를 지원하지 못하는 정부 정책은 시장에 수많은 불공정과 사건, 사고를 연이어 생산해 내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야심차게 밝힌 ‘2019 물류산업 혁신방안’은 총 3가지 안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가 물류산업 ‘지원체계’ 혁신이며, 이어서 ‘성장기반’ 혁신, 마지막으로 기존 물류산업이 가지고 있는 고질적 병폐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안을 담았다. 전체 맥락을 보면 그동안 산업시장의 보조 역할에 머물렀던 물류산업을 획기적으로 전환하는 모멘텀을 만들 수 있는 기대를 갖게 했다. 하지만 정부가 밝힌 3가지 혁신 방안은 지금까지 물류산업계가 요구한 고충 방안을 모두 담았을 뿐 혁신안 하나하나에 정부의 진정성은 느껴지지 않는다는 평이며, 이전 혁신 방안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물류업계 원로는 “이번 혁신 방안이 마치 그 동안 물류현장에서 지속적으로 개선을 요구한 개선안을 그대로 나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되풀이되던 정부 정책이 그렇듯 세종시 정부청사 사무실 책상에서만 열심히 정리한 내용”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이번 혁신안도 직접 물류현장의 고충을 듣고 이를 개선하겠다는 진정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뿐 아니라 상명하복식의 전형적 공무원식 문제해결 방안을 정리해 발표한 셈이다. 이 같은 지적이 나오는 배경은 이번 혁신안에 구체적 실행방안이 전혀 없기 때문. 무엇때문에 이같은 지적을 받고 있는 걸까?

택배 및 생활물류 부문, 물류현실과 동떨어진 내용 서술
첫 번째 혁신안은 생활물류서비스 육성을 위한 기반 구축에 반드시 필요한 과정을 담았다. 이에 따라 정부가 보편적 서비스로 중요성이 커지는 택배와 배송대행업(오토바이 퀵, 배송)에 대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규제에 대한 대폭완화 방침은 환영할 일이다. 아직 구체안 발표가 없는 가칭 ‘생활물류서비스발전법’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하다.

이번 혁신안은 개괄적 내용만을 담았는데, 정부는 신규택배업 진출에 대해 자본금을 비롯해 집하분류 시설, 화물차(특장 탑 장착), 차량관리 전산망 등 기본 여건을 갖출 경우 등록제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택배업계는 “택배업 신규 진출에서 규제를 완화할 경우 10여 년 전과 유사하게 신규 택배사업자 진출로 이어져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재현되고, 개인사업자인 배송근로자들이 소속된 부실한 모기업 파산에 따른 연쇄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진입 조건은 완화하되 진입 장벽은 높여 일선 근로자와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금과 같은 택배업 진출을 등록제 전환 역시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주대 물류대학원 최시영 겸임 교수는 “명확한 택배사업자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규제만 완화할 경우 기존 육상 화물운송시장에 반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택배사업자에 대해 종전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의 각종 규제(직접운송 의무제, 최소운송 의무제 적용 제외, 택배기사 직 고용 택배기업의 경우 화물차 증차 심의(1년 단위) 면제 검토)를 최대한 배제, 다양한 특화 서비스 제공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 역시 실제 택배기업에겐 실익이 전혀 없는 지원 안이란 지적이다. 특히 ‘택배기사를 직접 고용할 기업에 대한 화물차 증차심의 면제 검토 방안’은 현 택배기업들이 전혀 수용할 수 없는 안으로 시장을 전혀 모르고 책상에서 만든 안이란 지적이다.

또한 정부는 그간 제도적 근거가 없어 체계적 보호가 어려웠던 택배기사, 택배분류 노동자, 이륜차 배달기사 권익향상 방안의 경우 이들 노동 지위 안정을 위해 3년 수준의 운송계약 갱신 청구권을 신설(현재는 관행상 1년)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택배노조는 “3년 계약은 짧다”며 “5년 이상의 계약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반면 택배기업들은 이 역시 택배현실을 모르는 혁신안이란 지적이다.

A 택배사 관계자는 “택배사와 대리점주들은 택배기사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배송기사와의 장기 계약을 선호 한다”며 “중소 택배기업 기사들의 잦은 이동은 택배대리점과 일선 기사들과의 운송계약 기간이 중요한 게 아니라 택배기사 스스로가 더 나은 수입과 환경을 찾아 이동하면서 택배기사 입장에 따라 좌우 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현 운송 계약을 3년 혹은 5년, 그 이상도 별 문제는 없다는 만큼 이 부분을 강제할 경우 오히려 배송근로자 권익을 침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이 혁신안도 택배 현장 근로환경을 전혀 모르고 내놓은 탁상 정책안인 셈이다.

이와 함께 불공정 계약 방지를 위한 표준계약서 권장 안의 경우도 택배현장과 동떨어진 혁신안이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수도권과 지방권의 대리점 규모도 차이가 있으며, 노동환경도 천차만별인 상황에서 택배화물에 대한 집하와 배송 수수료도 전혀 다르다”며 “시장상황에 맞춰 계약하는 계약서를 국가가 표준화된 계약서로 만든다는 발상이 전혀 시장을 모르고 만든 혁신안”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정부는 업계와 노동계의 의견을 수렴해 가칭 ‘생활물류서비스발전법’ 제정과 화물법 개정에 나사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안이 나와야 이에 대한 대응 논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영업용 화물차 대폐차 톤급 확대, 공급과잉 우려 고려했나?
산업 지원체계 혁신안 가운데 전통 물류산업의 활력 제고방안은 더 큰 논란이다. 이 안에서 가장 주목되는 규제 완화 방안은 ‘화물차량 대·폐차 톤급범위 확대’ 안이다. 정부안은 개인 업종별 차량 톤급을 확대해 현재 1~5톤 차량까지 증톤 할 수 있던 것을 1~16톤까지 화물차 증톤을 확대, 모자라는 차량 수급을 원활하게 할 방침이다. 이는 영업용 화물차량 활용 신축성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혁신안이 실행될 경우 지난 2004년 이후 증차 금지에도 불구하고, 차량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를 다시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B운수회사 박 모 대표는 “전통물류산업 활력 제고 안은 시장을 황폐화시킬 수 있다”며 “개인 화물차주 차량이 증톤될 경우 전체 육상운송시장의 차량공급을 늘려 경쟁을 가속화하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안전운임제를 통해 운임인상을 꾀하려는 정책에도 전면 배치되는 위험한 혁신안”이라고 말했다.

기타 화물운송시장에서 물량확보 과정에 운임하락 등 부작용이 크다고 지적받아 온 최소운송의무제 완화 방안 역시 시장 구조가 전혀 바뀌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시행될 경우 대형 2자 물류회사들에게만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스타트업 기업의 참여확대를 위해 종합물류기업 인증기준에서 매출액 비중을 축소해 낮추는 방안에 대해 시장 관계자는 “이미 유명무실한 인센티브를 재탕해 내놓은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에도 나선다. 우선 안정적인 물동량 확보, 물류산업 효율화를 위한 물류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지원을 강화의 경우 국내 물동량도 부족한 상황에서 구체안 없는 홍보성 대안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 물류산업 지원 혁신방안은 그 동안 정부가 내놓은 정책들을 재탕, 삼탕 가공했을 뿐 물류현장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물류업계 한 관계자는 “실행 가능하고, 정부가 통제할 수 있으며, 물류현장에서 피부로 와닿을 수 있는 정책이 절실하다”며 “초등학교 학생이 책상에서 숙제하듯이 내 놓는 정책에도 지쳤다”고 꼬집었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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