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쟁자와의 대결 속에서 다양한 변형 서비스 속속 등장

체크 포인트 1
물류기업 vs. 유통/이커머스 격전지 된 라스트마일 배송

라스트마일 배송은 수익성에서 한계를 느낀 물류기업들이 새로운 돌파구로 선택한 전략이다. 하지만 유통기업, 이커머스 기업들의 진출로 점점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물류기업 입장에서는 대규모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는 유통기업과 시장의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게 유리한 소규모 이커머스 기업과 경쟁한다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류기업이 라스트마일 배송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라스트마일 구간이 전체 배송단계 중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구간이기 때문이다. 즉, 이 구간의 효율성을 높일 수만 있다면 수익성을 올릴 수 있다는 단순하면서도 확실한 '계산'이 나오는 것이다. 대표적인 리스크가 바로 배송주소 오기로 인한 반송, 배송 중 물건 파손 및 분실 등이다. 바로 이런 리스크를 줄일 수만 있다면 '비용의 효율성'을 얻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조사 업체 Business Insider Intelligence에 따르면 라스트마일 구간에서 소요되는 비용이 전체 물류 과정 중 53%를 차지한다. 이는 상품을 접수하고 모으는 집화(4%), 상품을 분배하는 분류(6%), 중간 물류기지로 수송하는 터미널 간 화물수송(37%)에 드는 비용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것이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 ‘라스트마일 딜리버리’에서 물류기업과 유통/이커머스 기업들이 라스트마일 구간에서 양보할 수 없는 경쟁을 하는 이유는 이 구간에 기업의 미래 먹거리가 무엇이고 어디로 가야할 지를 알려주는 '소비자 빅데이터'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빠른 배송을 원하는 게 아니라 빠르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장소로 배송해 주길 원한다. 이런 소비자들의 니즈는 취향과 트렌드라는 데이터를 만들어 낸다. 라스트마일 구간에서 경쟁하는 업체들은 바로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또 다른 신규 서비스를 창출해낼 수 있기 때문에 라스트마일 배송 구간이 중요한 것이다.

라스트마일 배송은 이미 물류와 유통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미국 아마존, 중국 징둥, 우리나라의 쿠팡 등이 물류 영역에 진출하면서 라스트마일 배송 구간에서 우위를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최근에는 IT 기업들까지 이 영역에 뛰어들면서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형국이 되고 있다.

체크 포인트 2
미래 생활물류의 특명, ‘2시간’을 잡아라

소매, 전자상거래, 제조, 운송, 물류,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솔루션을 공급하는 지브라 테크놀로지스(Zebra Technologies)는 지난해 9월 ‘풀필먼트의 미래: 아태지역 비전연구(Future of Fulfilment Vision Study)’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물류 기업의 67%가 2023년까지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며 55%는 2028년까지 2시간 내 배송을 실현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의 96%는 2028년까지 크라우드 소싱된 배송이나 특정 주문을 완료하기로 선택한 운송기사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92%는 옴니 채널 운영 구현을 위한 자본 투자 및 운영비를 가장 큰 난관으로 꼽았다. 현재 옴니 채널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답한 공급망 응답자는 42%에 불과했다. 반면, 소비자의 약 73%는 다양한 채널에서 구매 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경영진의 10명 중 7명은 더 많은 소매 기업들이 매장을 반품 수용이 가능한 풀필먼트 센터로 계속해서 전환시킬 것이라는 데에 동의했다. 소매 기업의 99%는 2023년까지 온라인에서 구매하고 매장에서 수령하는 서비스를 도입해 더욱 원활한 주문 처리 과정을 구현할 계획이다.

아태지역 응답자들 중 93%는 반품을 수령하고 관리하는 것이 여전히 어려운 과제로 남아있음에 동의했다. 역물류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개선의 여지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유통업계 응답자들 중 58%는 반품 시 추가비용을 부과한다고 답했으며, 71%는 향후 이러한 방침을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한편, 조사 응답자들의 71%는 더 많은 소매 기업들이 매장을 반품 수용이 가능한 풀필먼트 센터로 전환하게 될 것이란 점에 동의했다. 현재 전체 조직의 55%는 여전히 비효율적인 서류 기반 수작업을 통해 옴니 채널 물류를 구현하고 있다. 2021년에는 응답자의 99% 가량이 바코드 스캐너를 갖춘 핸드헬드 모바일 컴퓨터로 옴니 채널 물류를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RFID 기술 및 재고 관리 플랫폼의 도입률은 현재 32%에 불과하지만 2028년에는 95%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RFID 사용이 가능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태깅 솔루션은 최신의 품목 수준 재고 조회 기능을 제공해, 재고 정확성과 쇼핑 고객 만족도는 높이는 한편, 재고 부족, 재고 과다, 제품 보충 오류 등은 낮춘다.

미래 지향적인 의사 결정자들은 차세대 공급망이 운송과 노동에 새로운 속도, 정확성, 비용 효율성을 더해줄 연결된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및 자동화 솔루션을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에 참여한 경영진들은 가장 파괴적인 기술로 드론, 무인자동차/자율주행차, 웨어러블 및 모바일 기술, 로봇 등을 꼽았다.

체크 포인트 3
도심 소형 물류센터와 온디맨드 기반의 3PL 서비스 등장

MIT의 운송 및 물류센터(Center for Transportation and Logistics)에 따르면 물류 과정에서 라스트마일 배송 단계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는 도심 소형 물류센터, 온디맨드 기반의 제3자 물류 서비스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몇 십 년 동안 대형 물류 센터들은 도심 지역에서 교외 지역으로 이전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주로 교외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츰 도심 내에서 더 많은 물동량이 발생하고, 다단계 형태의 배송 시스템들이 도입되기 시작하였으며 해외 기업들은 소규모의 도심 내 풀필먼트 센터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이는 더 빠르며, 맞춤형이면서 유연한 전자상거래 배달을 소비자들이 원하게 되면서 생긴 현상이다. 이제 물류 회사들은 얼마나 많은 다단계의 배송 시설들이 필요한 지, 또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 것이 적절한 지, 그리고 이 배송 시설들이 어떤 기능을 수행할 것인지에 대해 결정해야 할 때가 됐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운송과정을 온디맨드 기반의 제3자 물류 서비스 업체에게 위탁함으로써 기업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체크 포인트 4
라스트마일 배송 스타트업과 손잡는 식료품업체

해외 식료품업체들은 식료품의 라스트마일 물류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배송 스타트업 기업과의 제휴를 시도하고 있다.

독일에 기반을 둔 할인점 Aldi 사는 개인별 맞춤형 식료품을 배달하기 위해 디지털 기반 배달 스타트업체인 Instacart 사를 인수했으며, 소비재 유통업체인 Target 사 역시 식료품 배송 스타트업체인 Shipt 사를 인수해 지난해부터 당일 배송을 시작했다.

하지만 배송전문 스타트업 기업을 인수하는 것만으로는 라스트마일 물류에서 성공하기에 한계가 있다. 한 발 더 들어가 신선화물의 민감성을 고려해 소비자 가까이에 식료품점을 배치하고 운송 중 더 많은 가시성을 줄 수 있는 공급망 기술이 필요하다. 실제 프랑스 3PL기업 Geodis 사와 공급망 플랫폼 업체인 GT Nexus 사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6천명 이상의 소비자 중 59%가 식료품 공급망 전체의 가시성을 원한다고 답했다. 소비자들은 구매 전에 식료품 상태를 검사하지 않는 전자상거래 환경에서는 식료품점이 양호한 상태의 식료품을 선별·포장하고 물류업체가 운송 중에 손상되지 않게 배송할 것이라는 ‘보증’을 원한다.

해결책은 IoT와 블록체인 기술에 있다. IoT 센서가 부착되어 있지 않으면 식료품의 오배송 원인이 식료품 가게인지 배달원 문제인지를 밝히기가 어렵다. 하지만 포장된 식료품에 온도, 빛, 습도, 충격 등을 추적할 수 있는 IoT 센서를 부착하면 운송 중 상품의 위치, 상태를 파악할 수 있어 오배송 원인을 사전에 제거할 수 있다.

오배송 문제를 해결하는 또 다른 방법 중 하나는 블록체인이다. 월마트는 블록체인을 이용해 농장에서 식료품점 선반까지 2.2초 내에 식료품을 추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라스트마일 배송에서 식료품의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콜드체인 가시성 확보뿐만 아니라 소비자와 가까운 위치에 소규모 풀필먼트센터(micro-fulfillment) 혹은 소규모 창고 등을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자상거래 시대에는 대형 물류센터가 식료품 배송 서비스를 원활하게 처리하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외국에서는 소규모 풀필먼트센터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스타트업 기업(예: CommonSense Robotics, Darkstore, Takeoff Technologies)들이 도시지역 소형 창고를 중심으로 소매업자들에게 라스트마일 물류비용과 복잡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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