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를 선택한 그들의 마케팅 전략 – 인터넷 쇼핑몰 편

1997년 독립법인으로 출범하며 90년대부터 일찍이 인터넷 쇼핑몰이라는 자리를 개척했던 인터파크를 시작으로 인터파크구스닥이 2003년 브랜드 교체를 단행하며 탄생한 G마켓 그리고 오프라인 시장의 강자였던 신세계 이마트가 2004년 야심차게 선보인 인터넷 쇼핑몰 이마트몰까지.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은 인터넷 쇼핑몰의 탄생이 줄을 이었던 시기다.

이렇게 우후죽순으로 탄생한 인터넷 쇼핑몰들은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기 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마케팅을 펼치게 된다. 그 당시 그들이 가장 중점을 둔 포인트는 바로 가격이었다. 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기 전 더 많은 소비자를 확보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것을 가격우위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탄생한 인터파크는 2001년부터 ‘가격 파괴전’을 열어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2004년에는 휴대폰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알아본 가전에 대한 가격 정보를 인터파크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SMS 가격도우미’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나아가 2007년에는 고객이 찾는 상품의 최저가를 노출해주는 가격비교서비스인 ‘e최저가 코너’를 오픈했다. 한편 G마켓은 전신인 인터파크구스닥을 통해 지난 2001년, 가격 흥정 시스템이라는 참신한 아이디어로 가격경쟁에 뛰어들었다. 2003년에는 시중가의 10% 정도로 구매할 수 있는 경매서비스를 오픈했다.

2000년대 중반 들어 인터넷 쇼핑몰의 숫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각 업체들은 가격 경쟁과 더불어 다양한 상품의 판매를 통한 경쟁을 시작하게 된다. 산업 내 경쟁이 점차 뜨거워짐에 따라 가격만으로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

이마트몰은 자사 오프라인 매장인 이마트를 활용해 1만 품목이 넘는 상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며 상품의 다양화의 측면에서 가장 앞서나갈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여행, 보험, 티켓 등 온라인 전용 상품까지 확대편성, 상품군에서 타 업체에 확실한 비교우위를 가져가는 공격적 마케팅을 펼쳤다.

이마트몰의 움직임에 대항하기 위해 인터파크과 G마켓도 빠르게 움직였다. 인터파크는 도서, 티켓, 여행 등 품목별로 전문사이트를 만들어 고객들이 더 편리하게 상품을 검색,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인터파크도서의 경우 지난 2003년부터 이미 무료배송 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일찌감치 물류마케팅을 적용하는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G마켓은 2006년, 중고 및 재고 전문 시장을 오픈해 가격과 상품군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인터넷 쇼핑몰 업계의 상황은 점차 달라졌다. 인터넷의 시작과 함께 새로운 시장의 탄생을 알렸던 온라인 시장은 점점 레드오션이 됐고 지속해서 가격경쟁을 해오던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은 제 살을 깎아먹는 수준에 이른 가격경쟁에 점차 지쳐갔다. 더 이상의 가격경쟁은 서로 이득이 될 것이 없다는 것에 업계 모두가 공감하는 상황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요구 또한 달라졌다. 이미 소비자들은 인터넷 쇼핑몰 업체 간의 치열한 가격경쟁의 결과물로 충분히 저렴한 가격으로 물품을 구매한다. 홈쇼핑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도 상품 구매에 있어서 더 이상 가격, 상품군이 아닌 물류의 차별화를 우선순위에 두게 된 소비자의 달라진 니즈를 맞딱드리게 된 것이다.

이에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은 본격적으로 물류를 중심에 둔 마케팅을 하나둘씩 선보이게 된다. 인터파크는 2003년, 고객이 반품 배송비용을 부담하지 않도록 무료반품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같은 해 도서제품에 한해 배송비를 면제하는 무료배송서비스도 실시해 배송과정에서 고객에게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줄여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나가고자 했다. 이어 2009년에는 인터넷 쇼핑몰 업계 최초로 무료로 반품과 교환을 해주는 쿠폰 서비스를 실시했다.

G마켓은 배송과정에서의 가격 인하를 위해 지난 2005년 500g 미만 물품에 대해 모두 1만 원의 배송비만을 받는 해외배송비 인하 제도를 도입했다. 이어 2007년에는 하나금융그룹과 손잡고 ‘하나G플러스카드’를 출시, 해당 카드를 통해 상품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연간 최대 60회의 무료배송 쿠폰을 지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소비자의 달라진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인터넷 쇼핑몰들이 선보였던 초창기 물류 기반 마케팅 가운데 현재까지 남아있는 것은 인터파크의 도서무료배송 서비스 정도이다. 이러한 초창기 물류 마케팅의 실패를 거울삼아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은 한층 세련된 물류 마케팅들을 선보인다. 먼저 이마트몰은 지난 2014년, 경기도 용인시에 대규모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본격 오픈해 고객들에게 빠르고 정확한 배송을 위한 전초기지로 삼았다. 2018년부터는 오전 6시부터 상품을 배송받을 수 있는 ‘쓱배송 굿모닝’을 본격 시작하기도 했다. 이에 질세라 G마켓은 지난 2016년, GS25 점포에 ‘스마일 박스’ 서비스를 도입, G마켓을 통해 상품을 구입한 고객들이 GS25 편의점에서 상품을 안전하게 찾아갈 수 있도록 했으며 2018년에는 본격적으로 당일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인터파크 역시 지난 2017년 책 추천 서비스인 ‘도서 톡집사’ 서비스를 오픈해 고객이 물품의 배송, 취소, 교환 등에 대해 신속하게 상담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2018년에는 ‘중고도서 편의점 픽업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를 통해 고객은 인터파크를 통해 중고도서를 구매하면 판매자가 주문 확인 후 CU 또는 GS25 매장에 상품을 발송해 고객이 안전하게 상품을 편의점에서 픽업할 수 있게 됐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