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평균 재임기간보다 길지만… 정책 연속성 위해서는 더 길어야

인사혁신처는 공무원들의 업무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창의적이며 안정적인 직무수행이 가능하도록 필수보직기간(전보제한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강화하는 ‘연구직 및 지도직공무원의 임용 등에 관한 규정’일부개정령안을 지난 1월 공고했다. 이는 그동안 순환보직제도에 대한 문제를 해소하고 전문성을 강화해 정부의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는 의도이다.

이미 여러 산업분야에서 공무원들의 순환보직에 대한 문제는 거론됐다. 시장 환경이 변하면서 순환보직에 대한 순기능 보다 역기능이 훨씬 많다는 것. 장기 근무에 따른 침체 방지로 창의적인 직무수행이 가능하고 여러 분야의 업무를 수행함에 따라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축적할 수 있다는 순기능보다는 너무 짧은 순환으로 인한 전문성 부족과 잦은 업무 인수인계로 인한 비효율에 대한 역기능이 더 많다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또한 부정부패와 보직에 대한 부적응 해소 등에도 순기능이 있지만 그보다는 업무에 대한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지고 책임감과 성실성이 떨어지는 단점과 단기적인 업적을 위해 비현실적인 계획을 남발한다는 역기능 많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이는 물류산업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업계에서는 불필요한 법을 개정하고 정책을 도입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도 순환보직으로 인해 담당자가 교체되거나 담당 과장이 변경되면 새롭게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실제로 물류산업에 주관부처인 국토교통부의 물류정책관과 담당 과장들의 근무기간은 얼마나 될까? 물류신문사는 국토교통부 홈페이지 인사발령 페이지에 게시된 인사발령 알림의 자료를 확인해 그동안 물류 정책관과 담당 부서과장의 보직기간을 확인해봤다.

물류정책관 평균 15개월 근무
국토부 홈페이지 인사발령에 게시된 인사발령 알림을 기준을 확인해본 결과 물류정책관에 대한 인사 발령은 2010년 김한영 전 물류정책관부터 내용을 알 수 있었다. 김한영 전 물류정책관으로부터 현재의 김영한 물류정책관까지 총 8번 물류정책관이 교체 됐다. 아직 보직이 변경되지 않은 김영한 물류정책관을 제외한 7명의 물류정책관의 평균 재임기간은 15개월로 나타났다. 2010년 ‘최소근무연한제와 업무인수인계의 합리적 개선방안 간담회’ 자료에 따르면 실·국장급의 경우 재임기간이 15개월이다. 다시 말해 전체 평균 실·국장급 재임기간과 같은 수준의 평균 재임기간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실제로 15개월 이상 재임한 물류정책관은 7명중 3명에 불과하다. 2013년 부임한 김수곤 전 물류정책관이 24개월로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직무를 수행했으며 2011년 부임한 박종흠 전 물류정책관과 2016년 부임한 주현종 전 물류정책관이 21개월로 재임기간이 평균을 넘어선 물류정책관으로 확인됐다.

가장 짧은 기간 업무를 수행한 물류정책관은 2018년 부임한 백현식 전 물류정책관으로 3개월이라는 기간동안 재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재임기간이 가장 긴 ‘물류시설정보과’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 물류정책관 산하에는 물류정책과, 물류시설정보과, 물류산업과가 있다. 이중 담당 과장의 평균 재임기간이 가장 긴 부서는 물류시설정보과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관련 부서 과장의 부임연도는 2008년부터이다. 이를 바탕으로 정리해본결과 물류시설정보과장의 평균 재임 기간은 24개월로 가장 길게 나타났으며 다음이 물류정책과장으로 평균재임기간은 22개월이다. 또 물류산업과장은 가장 짧은 평균재임기간(18개월)을 나타냈다. 하지만 모두 과장급 평균인 14개월을 넘겨 직무를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물류정책과는 현재 이성훈 물류정책과장을 제외하고 2008년 서훈택 전 물류정책과장부터 총 6번의 변경이 있었다. 이중 가장 오랜 기간 재임한 물류정책과장은 2015년 1월부터 물류정책과장으로 활동한 이상일 전 물류정책과장으로 2017년 12월까지 무려 35개월 동안 물류정책과를 이끌었다. 가장 짧은 기간 동안 재임한 물류정책과장은 2010년 부임한 황성연 전 물류정책과장으로 12개월 동안 직무를 수행했다.

가장 평균재임기간이 긴 물류시설정보과는 현재 재임 중인 박일하 물류시설정보과장을 제외하고 2008년부터 총 5명의 과장이 물류시설정보과를 거쳐 갔다. 가장 긴 평균재임기간 만큼 변경된 과장의 수는 가장 적었다. 이중 가장 오랜 시간동안 재임한 물류시설과장은 2010년 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물류시설정보과를 이끌었던 김동수 전 물류시설정보과장이었다.

바로 다음 물류시설과장으로 부임한 남영우 전 시설정보과장은 2012년 12월부터 2014년 1월까지 13개월 동안 과장을 맡아 가장 짧았던 재임기간을 기록했다. 물류시설정보과는 남영우 전 물류시설정보과장을 제외한 모든 과장들이 20개월 이상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류산업과는 가장 많은 교체가 있었다. 현재 물류산업과장을 맡고 있는 김완국 물류산업과장을 제외하고 2008년부터 7명의 과장이 교체됐다.

평균재임기간에 있어서도 가장 짧은 18개월을 나타냈다. 하지만 물류정책과와 물류시설정보과를 포함해 물류담당 과장들 중에서 2014년 8월부터 물류산업과장으로 부임한 이주열 전 물류산업과장이 37개월이라는 최장기간 근무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12월 부임한 어명소 전 물류산업과장은 9개월로 2008년부터 물류담당과장을 거쳐 갔던 모든 과장들 중에서 가장 짧게 나타났다.

평균보다 길지만 연속성은 부족
국토교통부의 물류정책관을 비롯해 각 담당 과장들의 평균 재임기간은 타 산업 관련 부처의 평균과 동일하거나 더 길게 나타났다. 하지만 그렇다고 할지라도 물류관련 된 정책과 법을 변경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정부에 따르면 전환된 업무에서 새로운 정책을 추진할 경우 과장이 교체되면 수립될 때까지 평균 504일(약 17개월) 걸리며 연속적으로 한사람이 담당할 경우 267일(약 9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물류관련 담당과장의 재임기간이 평균보다 길지만 새로운 정책에 걸리는 기간을 고려했을 때 연속성을 갖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물류업계 관계자들은 관련된 정책이나 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건의할 때마다 담당자의 교체에 힘이 빠진다고 설명한다. 타 산업도 마찬가지겠지만 물류산업의 범위가 넓고 법이나 정책의 변경의 필요성을 이해하는데 담당 공무원의 전문성은 물론 그간의 과정을 이해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사혁신처는 필수보직기간을 36개월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길다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물류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담당 공무원이 좀 더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더 많은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