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불편하지만 중고거래 등에서 확실한 강점 있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기존의 편의점 물류 배송 인프라를 활용한 반값 택배를 선보였다. 반값 택배는 기존 택배와 달리 보내는 사람이 편의점에서 택배 발송을 접수하면 받는 사람도 편의점에서 찾아가는 구조로 되어 있다. 라스트마일 부분에서 불편이 따르지만 이는 가격의 차이로 이어진다.

반값 택배가 기존 편의점 택배와의 또 다른 차이는 택배 인프라의 차이다. 편의점 택배는 기존 택배기업의 인프라를 통해 배송됐지만 반값 택배는 접수, 배송, 수령 등 전 과정을 GS25에 상품을 공급하는 물류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반값 택배는 접수부터 수령까지 기간이 약 4일로 일반 택배에 비해 오래 걸린다는 점과 택배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B2C(기업 대 개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물류신문은 실제 반값 택배와 편의점 택배를 동시에 이용해봤다.

 ▲ <사진=GS postbox 유튜브 채널 캡처>

편의점 택배와 비슷한 접수, 하지만 가격은 ‘반’
지난달 6일 토요일 오후 4시, 택배 접수를 위해 방문한 편의점의 택배 수거시간이 종료됐다. 하지만 수거시간에 관계없이 반값 택배와 편의점 택배 모두 접수가 가능했다. 두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편의점 한 곳에 마련된 무인 택배기(키오스크)를 통해 접수할 수 있었다.

반값 택배는 정말 가격이 반일까? 같은 택배를 무인 택배기를 통해 가격을 측정해봤다. 측정에 사용된 박스의 무게는 1.3kg로 편의점 택배는 4300원이 책정됐으며 반값 택배는 2100원으로 측정됐다. 반값 택배라는 이름에 걸맞게 반값보다는 더 싸게 측정됐다.

편의점 택배와 반값 택배의 접수는 거의 모든 부분이 같았지만 딱 한 곳의 차이를 보였다. 바로 ‘받는 곳’의 설정이다. 편의점 택배의 경우 일반적인 택배와 같이 도착지의 주소를 입력한다. 하지만 반값 택배의 경우 편의점까지만 배송하기 때문에 도착 편의점을 선택해야 했다. 편의점의 지점명을 알고 있다면 지점명을 입력하면 된다. 지점명을 알지 못하면 지역을 입력 후 화면에 나타난 지도를 보고 편의점을 선택할 수 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1.3kg의 제품을 반값 택배와 1.1kg 의 제품을 편의점 택배를 동시에 접수했다.

집화부터 차이 보여…배송은 하루 늦어
편의점 택배와 반값 택배의 본격적인 차이는 집화에서부터 시작됐다. 편의점 택배의 경우 8일(월) 집화가 시작됐지만 반값 택배는 7일(일) 집화가 시작돼 차이를 보였다. 이는 택배 집화를 누가 담당하냐에 따른 것이다. 편의점 택배의 경우 택배사가 집화를 담당하지만 반값 택배는 편의점의 제품을 공급하는 배송매니저가 집화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일요일에도 집화 작업이 이뤄졌다.

배송을 위해 이용되는 인프라의 차이도 운송장 조회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인 택배 인프라를 사용하는 편의점 택배와 달리 반값택배는 일배센터를 거쳐 허브센터, 다시 일배센터를 거쳐 도착 편의점으로 배송된다. 반값 택배에 이용되는 일배센터는 유제품 등 편의점에 매일 공급되는 제품을 담당하는 센터로 반값 택배 인프라의 핵심이다.

인프라의 차이는 배송기간의 차이를 가져왔다. 편의점 택배의 경우 9일(화)에 배송이 완료됐다. 반값 택배는 10일(수) 편의점에 도착했다. GS25는 반값 택배 소비자들의 원활한 제품 수령을 위해 메신저를 통해 알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QR코드를 통해 쉽게 물품 수령이 가능했다.

‘C2C’에 확실한 장점…시장 확대에는 ‘물음표’
현재 택배업계는 익일배송을 뛰어넘어 당일배송, 3시간 배송 등 빠른 배송 서비스가 생겨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택배의 기본인 ‘Door-To-Door’ 서비스의 편리성을 높이기 위해 픽업 등 많은 부분에서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택배 시장에 비춰보면 반값 택배는 시대를 역행하는 서비스다. 보내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불편하며 배송기간도 길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은 소비자들이 확실한 매력으로 느낄만하다. 특히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라면 더 반가운 서비스다.

시장 관계자는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가성비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 충분히 틈새시장 공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매년 중고거래 건수가 증가하고 있고 가족구조의 변화에 따른 가족 간 택배 서비스 이용 등도 늘어나는 등 물동량 증가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러 장점이 있지만 반값 택배의 한계도 뚜렷해 보였다.
이번 반값 택배 이용에는 1.3kg의 중량을 가진 제품으로 진행돼 픽업과 라스트마일에 있어서 큰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무거운 제품, 부피가 큰 제품의 경우 보내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 불편을 느끼기에 충분해 보였다. 또한 날씨 등의 외부변수가 픽업과 라스트마일에 있어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택배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B2C’ 서비스로의 확대가 한계가 있다는 전망도 있다. 택배 관계자는 “편의점의 공간, 관리자는 한정되어 있다. 현재 편의점은 물품의 판매뿐만 아니라 금융서비스, 음식물 섭취 등 다양한 것들 이뤄져 B2C 거래가 시행될 때 제품의 보관, 관리에 공간과 인원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현재 집화를 담당하고 있는 배송매니저들의 업무가 과중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값 택배와 관련해 GS 리테일 관계자는 “현재 서비스 기획 당시 목표치를 상회하는 물동량을 기록하고 있다”며 특히 “중고거래, 가성비를 중시하는 젊은 층 등에서 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시대의 역행을 통해 틈새시장 공략에 나선 반값 택배가 택배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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