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전기 화물차와 자율주행 배송차, 안전 강화한 대형트럭까지

지난 3월 29일부터 4월 7일까지 ‘Sustainable· Connected·Mobility (지속가능하고 지능화된 이동 혁명)’ 이라는 주제로 열린 2019 서울모터쇼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모터쇼에는 완성차 21개 브랜드와 함께 전기차, 자율주행, 커넥티드, IT 등 206개 업체가 참관인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신기술과 제품들을 소개했다.

이번 모터쇼의 대표적인 특징은 무엇보다도 전기·수소차 등의 친환경 차, 자율주행 등의 신기술이 도입된 차들의 전시와 체험이 확대됐다는 점이다. 이들 전시구역에는 많은 참관인이 몰려 물류업계의 미래를 이끌 차들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이번 모터쇼에서는 물류업계에서 주목할만한 아이템이 많이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자동차 매연오염원 중 미세먼지 발생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는 노후 화물차의 대체 아이템, 미국을 넘어 이제 국내에서도 시도 중인 자율주행 배송시스템 등에 대한 정보를 접하기에 이번 모터쇼는 좋은 기회였다. 아울러 이번 모터쇼에서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물류업계의 주 아이템, 대형트럭에 대한 미래 모델도 곳곳에서 소개되고 있었다.

미래의 물류업계의 새로운 다리가 될 아이템들로 어떤 상품과 기술들이 개발돼 우리 앞에 다가와 있는지 살펴봤다.

물류업계의 문을 두드리는 전기차
파워프라자는 기존에 출시했던 국내 유일 보급 0.5톤 전기화물차 모델 라보ev피스와 1톤 모델 봉고ev피스를 선보였다. 이들 모델은 편리한 충전시스템과 운전자를 위한 주행 편의 기능이 탑재돼 대표적인 전기 화물차 모델로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봉고ev피스에 냉동 적재공간을 장착한 새로운 모델이 눈길을 끌었다. 택배, 물류 배송 등 화물 운송에 특화되었던 기존모델에서 이제 콜드체인 기능까지 장착된 최신 물류 전기 화물차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파워프라자는 두 개의 기존모델과 함께 이번 전시회에 국내 최초 전기 화물 밴인 ‘마스터ev피스’도 선보였다. 이 모델은 화물 밴을 친환경 전기차로 개조한 것으로 안전하게 설계된 55kWh의 배터리팩을 장착해 운전자에게 쾌적한 운행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210km이며 최고속도는 120km/h이다. 아울러 운전자의 상황에 맞게 총 4단계의 충전시스템을 갖춰 편리함을 배가했다.

마스타(MASTA) 자동차는 소규모 화물 운송에 최적 모델인 화물전기차 ‘마스타 밴(MASTA Van)’을 선보였다. 이번 모델은 최대 300kg까지 적재할 수 있고 1회 주행가능거리는 40km/h 정속 주행 시 100km, 완충 시간은 3시간이다. 마스타 밴은 기존 전기 화물차에 비해 작은 크기가 특징이다. 이는 협소한 주차 공간에서도 주차할 수 있는 편리성을 가져다줄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실제 승차감도 기존모델들에 비해 편안한 느낌을 줘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마스타자동차가 이번 전시에서 소개한 또 다른 모델은 마스타 트럭이다. 0.7톤과 1.0톤 크기로 소개된 이번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ON THE TRUCK’ 이 아닌 ‘INTO THE TRUCK’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화물차나 택배용 트럭은 출입문이 높게 위치해 운전기사들이 타고 내리는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높은 위치의 출입문은 장기간 근무하는 기사들의 관절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에 비해 마스타 밴은 낮은 위치에 출입문을 두어 기사들이 차에 탈 때 관절에 무리 없이 편안하게 승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마스타 자동차는 우정사업본부의 운송 차량에 대한 유지관리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우정사업본부가 집배원의 운송수단의 3분의 2가량을 초소형전기차로 대체하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마스타자동차 역시 전기 화물차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마스타 자동차는 오는 5월에서 6월 사이 마스타 밴을 본격 시판할 예정이다. 또 우정사업본부는 내년까지 총 1만 대의 우편 집배용 초소형전기차를 도입할 계획이다.

초소형 전기 승용차인 ‘다니고 Ⅰ’을 성공적으로 런칭, 주목을 받았던 대창모터스는 이번 전시회에서 화물용 초소형전기차인 ‘다니고 Ⅲ’을 선보였다. 이번 모델은 주행거리 110km에 충전시간은 3시간이다. 화물 전기차임을 고려해 전작 ‘다니고 Ⅰ’보다 약 2배 큰 13.3kWh 리튬이온배터리팩이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220V 완속 충전이 지원돼 가정용 전기로도 충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점 역시 특징 중 하나이다. 대창모터스는 다음 달 내로 친환경 자동차로서의 보급대상 평가를 마무리하고 오는 5월 중 본격적인 차량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다기능을 갖춘 자율배송 차량의 등장
해외에서는 이미 자율주행 배송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된지 오래고 실제 시범 사업이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포드의 경우 도미노 피자와 손잡고 자율주행차를 활용해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범 운행하고 있다. GM 역시 자회사를 통해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자율주행 음식 배달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그에 비해 국내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인 자율주행 배송은 이마트가 그 스타트를 끊었다. 이마트는 올해 1월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 기업인 토르 드라이브와 시범 운영 계약을 체결해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서비스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와 같이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한 물류업계의 관심이 점차 뜨거워지는 가운데 이번 전시회에서는 자율주행 상용차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모델이 소개됐다. 바로 르노에서 내놓은 ‘르노 EZ-PRO’가 그것이다.

르노의 ‘EZ’ 컨셉 시리즈의 두 번째 역작인 EZ-PRO는 기존 EZ 시리즈가 사람의 이동에 중심을 둔 것과 달리 물류의 이송에 중점을 둔 자율주행 화물차 컨셉의 모델이다. 모듈형 디자인으로 설계된 EZ-PRO는 운전자 없이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르노는 EZ-PRO가 상용화될 경우 향후 라스트 마일 배송 서비스, 자율주행 등을 통해 도시의 교통량을 최대 30% 이상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모델은 자율주행 플랫폼을 기반으로 필요에 따라 차량 외관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어 더 주목받고 있다. 실제 전시에서도 EZ-PRO를 이동식 커피숍으로 개조한 모델이 등장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처럼 향후 EZ-PRO 모델의 상용화가 실현될 경우 르노는 일반적인 물류 배송을 넘어서 정해진 코스를 순회하는 무인 택배, 나아가 푸드 트럭으로서의 다기능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전한 대형트럭으로 물류도 안전하게
한편 이번 모터쇼에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대형트럭 역시 미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볼보트럭코리아에 따르면 현재 발생하고 있는 대형트럭으로 인한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 졸음운전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래도 국내 화물 기사들의 장거리 운행이 당연시되고 있는 터라 그로 인한 졸음운전의 가능성 또한 높아진 것이다. 또 WHO 역시 현재 상황이 유지될 경우 향후 15년 안에 트럭사고의 발생이 약 45%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고자 업그레이드된 안전시스템을 구축한 대형트럭이 미래의 물류를 담당할 준비를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볼보트럭코리아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종류의 트럭 차량에 대해 비상자동제동장치(AEBS)와 차선이탈경고장치(LDWS)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있다.

특히 볼보트럭코리아의 비상자동제동장치는 과거 충돌위험을 계기판에 표시해 운전자에게 알리던 방식을 벗어나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직접 위험신호를 표시해주는 신기술을 적용했다. 또 전면 레이더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 레이더와 카메라가 동시에 작동해 전방의 차량뿐 아니라 보행자, 가드레일 등 도로 위 모든 위험요소의 모양과 위치를 인지해 더 폭넓은 교통 상황을 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러한 기술은 도로에서 앞 차량이 급정거할 경우 운전자의 조작 없이 자동으로 거리를 확보하고 안전하게 멈출 수 있게 해줘 대형트럭으로 인해 발생하는 안전사고의 가능성을 한층 낮춰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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