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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물러설 곳 없는 물류업계, 운임 현실화를 외치다
신인식 기자 | story202179@klnews.co.kr   2019년 04월 15일 (월) 10:01:43
   

물류업계는 그동안 지속되어 온 저단가로 인해 상당히 어려움을 겪어왔다.

가장 대중에게 친숙했던 택배도 초기에 비해 매년 단가가 하락했다. 이러한 단가의 하락은 서비스의 질적 하락이라는 문제를 가져왔고 근로자들의 노동환경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최근 이러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는 모양새다. 단순히 물류비의 상승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화 하자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 그동안 비용 상승에 민감했던 일반 소비자들도 일부 영역에서는 비용을 현실화 하는데 공감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물가는 상승, 물류비는 하락
지난 20년 동안 소비자 물가는 상당히 많이 상승했다. 지난해 한국물가정보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버스요금의 경우 1990년에 140원이었던 것이 2018년 1,300원으로 9.3배 상승했으며 지하철 요금과 택시요금 또한 각각 5.4배, 3.75배 상승했다. 또 일반적인 운송용 차량의 연료로 소비되는 경유도 1990년대 179원에서 2018년 1,395원으로 7.8배 상승했다. 하지만 물류비는 이러한 흐름과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물류서비스인 택배의 경우 첫 선을 보인 1990년대 평균 7,000원대에서 2018년에는 2,200원대로 떨어졌다.

사람을 운송하는 버스, 택시, 지하철의 요금이 오르고 연료인 경유가격이 올랐지만 반대로 화물을 운송하는 택배비는 3배정도 하락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화물운임도 10년 넘게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화물운임도 하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저단가 입찰에 우는 물류기업
단가가 하락한 것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하지만 그동안 지속되어온 저단가 경쟁이 가장 대표적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물론 여기서 물류기업들도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다. 많은 물류기업들이 물동량을 확보하기 위해서 저단가 영업에 집중한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물류기업들은 이러한 저단가 경쟁에 빠져든 걸까? 물량은 한정적인데 물류기업이 너무 난립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아무리 저단가 영업을 하더라도 마지노선이라는 것이 있다. 하지만 물류기업에게는 이마저도 존재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운송사나 운송주선업을 하는 물류기업 중에 자영업처럼 운영되는 회사도 있다. 이러한 회사는 납득할 수 없는 요율을 가지고 영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에서 추진중인 화물운송시장의 안전운임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물류기업만의 문제로 돌리기에는 문제가 있다. 화주기업들이 이러한 경쟁을 부추기고 심지어는 악용하는 사례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존 물류업체를 포함한 물류기업들에게 경쟁 입찰을 붙여놓고 가장 낮은 단가를 적어낸 기업의 금액을 기존 업체에게 은근슬쩍 보여주면서 단가를 낮추라고 강요하는 케이스이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경쟁 입찰을 1년 단위로 하는 기업도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업체 관계자는 “단기계약을 해놓고 설비투자를 하는 경우 화주기업과 계약 관계가 종료되면 물류기업은 많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럴 경우 금액을 낮춰서 운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형태는 경쟁 입찰 후 가장 낮은 금액을 제출한 기업에게 가장 좋은 서비스를 제출한 기업의 서비스 수준을 요구하는 경우이다.

서비스의 품질을 고려하지 않고 가장 낮은 금액을 제출한 기업과 계약을 해놓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비용을 높여주지 않으면서 서비스 수준을 높여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품질을 올리기 위해서는 추가되는 비용이 상당하다. 이런 경우 화주사에게 단가 인상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데 그 비용을 화주사에서는 보전해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단가 인상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화주사들이 경쟁 입찰을 포기하는 경우도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 입찰을 해봐야 현재 단가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있다. 이는 화주기업들이 지금까지 경쟁 입찰을 어떻게 이용해 왔는지를 반증하고 있다.

물류비 현실화, 역습은 시작됐다
물류산업의 총 매출액은 증가하고 있지만 낮은 단가로 인해 물류기업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 일은 많은데 돈을 벌기 어려운 시장이 되어 가고 있는 것. 수익성 악화는 물류기업의 영속성에도 위협이 되지만 가장 많은 피해를 보는 것은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현장 노동자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 있어왔던 화물연대 파업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으며 지옥이라고 불리는 물류현장 열악한 환경과 낮은 임금, 현장에서 벌어진 안전사고들, 장시간 노동에도 200만원 남짓 벌어가는 택배기사들이 피해자가 되고 있다.

최근 택배나 물류현장의 열악한 근로환경과 낮은 임금수준 등이 알려지면서 물류비 인상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사라졌다. 물류기업들도 더 이상 현재의 단가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지금까지 낮은 단가로 인해 발생된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근로환경 개선과 현장 노동자들의 안전, 노동의 강도에 따른 처우 개선이다. 최근 택배비 인상, 화물 운임의 인상 등이 일부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는 물류기업들의 절박한 생존 의식이 깔려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진 물류업계의 역습은 이미 시작됐다. 그 선봉에는 운임 현실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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