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시장은 크지만 중소 이커머스 기업 규모는 작아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산업 시장규모는 100조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누적거래액은 101조 9,094억 원을 기록했으며 12월의 누적거래액까지 합하면 그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1월에는 거래액이 10조 원을 넘어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메이저 기업의 시장규모와 중소 이커머스 기업들의 시장규모는 어느 정도나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사실상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전체 시장규모는 거래액으로 발표되고 있지만 각 기업에서 발표하고 있는 자료는 거래액이 아니라 매출액으로 발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업계 1위로 추정하고 있는 쿠팡은 직매입을 통한 매출액이기 때문에 거래액과 차이가 많이나지 않지만 직매입이 많지 않은 일반 오픈마켓의 경우 거래액과 매출액의 차이는 상당히 크다. 오픈마켓은 입점해서 판매하고 있는 셀러들의 거래액의 일정부분을 수수료를 받고 있고 이를 매출액으로 잡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직매입을 통해 판매하고 있지 않은 이커머스 기업의 경우 거래액은 매출액의 10배 정도 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도 정확하지는 않다. 대형 이커머스 기업의 매출 비중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거래액을 추산하기 어렵다. 하지만 대략적으로 판단을 해 볼 수는 있다.

2017년 이커머스의 전체 거래액은 78조 원이다. 이중 쿠팡의 매출액은 2.6조 원 정도로 직매입을 통한 매출이 높은 것을 감안해 거래액과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을 때 쿠팡의 점유율은 3.4%정도로 볼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나 11번가의 경우 매출액은 거래액의 1/10 정도로 볼 수 있다.

때문에 이들의 경우 거래액은 이베이코리아가 9.5조 원(매출액 9,518억 원), 11번가가 9.9조 원(9,915억 원)으로 예측이 가능하다. 이는 전체 시장에서 각각 12%대의 점유율로 볼 수 있다. 이 3곳의 점유율은 약 30%정도라고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상대적으로 매출액이 크지 않은 티몬(매출액 3,572억 원)과 위메프(매출액 4,730억 원)의 거래액을 높이 잡아도 5개 기업이 전체 시장에서 35%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신세계와 롯대마트, 주요 대기업의 독립몰 등을 포함해도 전체 대형 이커머스 기업이 점유하고 있는 시장은 적게는 50%, 많게는 60%로 예측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40%정도는 중소 이커머스 기업이 형성하고 있는 시장이라고 추정해볼 수 있다. 물론 정확한 통계를 기반으로 추정한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30조 원 이상의 거래액은 중소 이커머스 기업이 책임지고 있는 시장인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도 실질적으로 중소 이커머스 기업이 가지고 있는 거래액을 확인할 수가 없어 중소 이커머스 기업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알기 어렵지만. 대략적으로 40%대의 거래액은 중소 이커머스 기업들이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를 바탕으로 중소 이커머스 기업의 물류비를 추산해보면 중소 이커머스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물류시장은 연간 3조 원으로 추산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커머스 기업의 물류비는 기업마다 다르지만 대략 평균적으로 거래액의 약 10% 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연간 중소 이커머스 기업의 물류비를 약 3조 원으로 봤을 때 중소 이커머스의 물류 시장은 물류기업들에게 아주 매력적인 시장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이커머스 기업의 숫자가 워낙 많다는 점이다. 2017년 기준으로 통신판매업 등록이 되어 있는 개인 사업자는 34.8만 명이고 법인 사업자는 9.6만 명이다. 즉 이커머스 사업자는 44.4만 명이다. 이를 바탕으로 단순 계산하면 각 사업자의 연 평균 물류비는 700만 원 수준이 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위킵의 장보영 대표는 “실제 중소 이커머스 기업들이 물류전문기업을 통해 물류를 아웃소싱 했을 때 물류비로 사용하고 있는 금액은 보수적으로 잡아도 연 3,0000만 원은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도 물류기업들에게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보기 어렵다. 종합해보면 중소 이커머스 전체 시장은 매력적이지만 개별 기업들의 물류비로 보면 매력적이지 않은 시장인 셈이다.

다행인 점은 이커머스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커머스 시장은 2017년 전체 거래액 78조 원에서 2018년 100조 원 이상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거래액은 약 28% 성장한 것. 장 대표는 “최근 계속해서 거래액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현재 중소 이커머스 기업들의 물류비는 최소 5,000만 원 수준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러한 성장세를 종합해 봤을 때 물류기업과 중소 이커머스 기업이 협력을 통해 규모를 키우고 서로 성장해 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력이 많아 보인다. 쉽지 않겠지만 방법을 찾는다면 물류기업과 중소 이커머스 기업들은 아주 매력적인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높다.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주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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