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6. 외국인 도입 늦었지만, 논의·연구 시작해야

일자리 불균형으로 국내 산업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3D 업종의 중 하나인 물류산업계는 지난 10여 년간 지속적으로 외국인 노동자 고용 허가를 요구해 왔으나, 여전히 인력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07년 외국인력 도입계획 수립 시 전경련은 물류업 외국인 고용 허용업종 포함 요구에 대해 노동부는 ‘물류업 가운데 화물취급업의 인력 부족률은 다소 높으나(3.52%) 부족인원이 488명에 불과하고, 실업률이 높은 경제상황을 고려해 내국인 일자리 침해 우려가 있어 수용을 불가함’으로 결론 낸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물류산업 현장에서 인력부족 현상은 시간이 갈수록 고착화되고 있으며, 현재 외국인 근로자 여느 산업과 비교해도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온라인 유통시장과 관련 산업의 급성장에 따라 후방에서 지원하는 물류산업의 현장 인력 수요 증가는 절실한 실정이다.

물류현장 관리자 90% 인력부족, 단순노무직 기피
현재 물류산업에서의 외국인 근로자 합법적 도입을 위해 선행되어야 할 점은 두가지 정도를 추청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3D업종으로 전락한 물류산업서비스 현장에서 과연 어느 정도의 인력 부족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현재의 근로 환경 점검이다. 두 번째는 물류시장에서의 외국인 도입이 국내 인력의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검증이다.

이를 위해 본 연구 보고서는 주요 물류현장의 내국인 인력수급 부족과 관련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물류기업 관계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물류현장 관리자들의 응답자 중 90% 이상이 인력부족을 답했고, 10% 이상의 서비스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인력 수급의 불안정으로 생활필수 물류서비스인 택배산업의 경우 각종 서비스 차질과 서비스 과정에서의 인사사고 등이 빈번해져 사회문제로 부각, 이에 대한 대안 마련도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정부와 외국인 도입의 주무부서들의 외국인 근로자 고용에 따른 국내 일자리 환경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하는 시점에서 외국인 고용이 과연 합당한가에 대한 의문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국내 산업시장에서의 일자리 부족에 따른 내국인 고용이 우선되어야 함에도 당장 임금과 노동환경 개선에는 한계에 따른 물리적 인력 수급이 최종 서비스 차질로 빚어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선행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물류현장에서 인력 부족을 호소하는 직무들의 경우 화물 분류 및 포장, 터미널 상하차 작업 등은 여타 외국인 도입이 허용된 건설업과 제조업등과 같은 단순노동직들로 내국인 근로자에게 기피대상 직무로 꼽히고 있다. 이들 단순노동직의 경우 고령의 내국인 근로자에게 적합하지 않은 작업을 다수 포함하고 있어 고령 근로자를 고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해당 직무의 특성상 승진 등 미래 비전을 그릴 수 있는 가능성도 적어 청년층에게 양질의 일자리로도 인식되지 못하고 있어 보편 타당적으로 물리적 인력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물류산업 현장에서의 외국인 근로자 고용 합법화를 요구하는 목적은 물류업과 유사한 타 업종처럼 저비용 근로자 고용이 아닌 절대적인 인력수급 부족을 개선하고 안정적인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함이다.

물류업 인력부족률 건설업 상회, 일자리 미치는 영향도 적어
이번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조사된 물류현장의 단순노동직무 근로자 부족 현상은 이미 외국인 도입이 허용된 건설업종과 거의 모든 항목과 환경이 매우 유사한 특성을 보였다. 건설현장의 외국인 근로자 고용 사례를 살펴보면, 1990년대 중반 대형 SOC 사업의 추진 및 건설 산업의 부흥으로 건설인력 수요가 증가, 건설현장 취업 기피로 인력난이 심화된 것이 가장 되자 1997년 외국인 산업연수생이 배정되기 시작했다.

이후 2015년 기준 27만여 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종사하고 있다. 또한 건설업의 경우 외국인 근로자 고용이 허가된 산업임에도 불구, 현장 인력 수급 불균형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추가적인 불법 외국인 근로자 고용이 빈번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향후 참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본보고서는 물류산업에서 외국인 근로자 고용 허가에 앞서 두 가지의 쟁점사항을 선결해 할 것으로 확인했다.

첫 번째는 물류현장에서 인력 고용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고용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인력수급이 어려운가에 대한 부분이다. 두 번째는 외국인 노동자 유입 시 내국인의 일자리 침해 현상이 일어날 것인가, 또 일어나면 어느 정도의 수준일까 였다.

첫 번째 쟁점 사항에 대한 검토 결과 <표4-1>에서 볼 수 있듯이 택배업이 포함된 운수업의 인력부족률은 현재 제조업 및 건설업의 인력부족률을 상회하며, 약 5% 수준으로 타 산업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수치는 물류산업의 인력부족 현상이 고용노력의 부재라기보다 절대적인 인력유입의 부족에서 오는 것으로 이해 할 수 있다. 특히 본 연구 보고서의 설문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물류산업에서 인력부족이 심각하게 나타나는 직종은 물류센터 분류 및 포장, 택배터미널 상하차 등 단순노동직으로 대표적인 청년 기피 업종으로 꼽히는 업무들이다. 이들 단순노동직의 경우 여타 외국인 도입을 허용하는 업종과 마찬가지로 임시/일용직의 고용을 통해 인력을 충당하는데, 이로 인해 직업의 안정성 확보 및 장래발전 가능성이 매우 낮아 기피하는 것으로 이해 할 수 있다.

두 번째 쟁점 사항인 내국인 일자리 침해 현상에 대한 검토 결과는 물류업과 유사한 업종인 건설업 외국인 근로자 고용 사례 분석 결과를 기준해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이 내국인 인력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타 산업에서도 근로자 고용직무는 보통 기능 숙련직보다 단순노동직에 집중, 내국인들의 대표적 기피 직종에 외국인 근로자를 활용해, 인력난을 극복하고 있었다. 따라서 물류산업에서의 외국인 도입에서 우려되는 사항은 크지 않으며, 동종 업계의 경우 오래 전부터 유사직종에 외국인 도입을 해 온 만큼 국내 물류산업계 역시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물류현장 물리적 인력수급 불균형, 광의적 조사연구 시작해야
국내 근로기준법 제6조에 따르면 성별, 국적, 신앙,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하는 차별대우를 금지되어 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임금 수준은 국내 최저임금과 동일하게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근로현장 불법 취업자들의 경우 내국인의 약 70% 수준으로 지급해,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을 위해 기타 수반되는 비용을 감안하면 비용절감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관련 항목의 조사 결과 물류산업계의 외국인 근로자 고용 요구의 지속 배경은 물류현장의 물리적 인력수급 불균형이 심각한데 따른 것으로 결론지어진다. 물류현장 인력수급 어려움을 호소하면서도 물류업계는 지금까지 그 어느 단체나 협회에서도 제대로 된 실태 보고가 없었던 만큼 이번 연구보고서 발간은 첫발을 띈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제라도 물류현장에서의 보다 광의적인 데이터를 기반 해, 관계자들을 이해시킬 수 있는 자료수집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국내 물류산업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통해 양질의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에도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이며, 청년층의 물류산업 진입 메리트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당장 이에 도달하기까지는 물리적 내외 환경이 요원한 만큼 우선적인 노동력의 안정적 수급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술의 발전과 4차 산업혁명 등 환경의 변화에 따라 물류산업에도 자동화, 로봇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이 같은 움직임은 일부 대기업에 국한되어 있으며 투자 대한 부담으로 단기적 해결방안은 못 된다. 따라서 물류현장에서의 외국인 근로자 도입을 통해 당장 차질을 빚고 있는 내국인 근로자 수급 부족에 대한 노동력 공급이 절실하다. 향후 보다 면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하겠지만, 물류산업의 경우 외국인 근로자 고용에 대해 내국인 수급 부족을 보완하는 원칙을 만들어 이를 근거해 허용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고용의 범위 및 활용에 대한 조사와 탄력적인 정책 보완도 선행되어야 한다. 건설업종의 경우 이미 공사 현장을 중심으로 외국인 근로자가 배정되는 등의 한계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고 만큼, 물류산업 역시 물류현장 특성을 반영한 인력 고용 절차 및 수급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물류산업 현장에서는 내국인 취업 기피 직무인 택배터미널 상하차, 물류센터 분류 및 포장 직무가 외국인 근로자 고용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조사된 만큼 물류 업종 별로 차별화된 외국인 도입 방안이 마련되어 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른 사회적 문제 관리 플랫폼 마련도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갈수록 다양화되고 있는 산업시장에서 내국인 일자리 창출은 지금의 환경과 임금체계로는 당장 요원한 상황이다. 따라서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을 단순 내국인 일자리 침탈의 입장이 아닌 향후 국내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의 변화추이도 반영해 물류산업뿐 아니라 제조업/건설업 등 산업 전반에 보다 효율적인 인력 운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