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와 근로자가 보는 현장 괴리 커

물류현장의 관리자와 근로자가 보는 현장의 실태가 상당히 다른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기본적으로 물류현장의 열악한 환경과 높은 근로강도 부분에서는 공감을 하고 있지만 실제 관리자와 근로자가 느끼는 현장의 차이는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근로자들이 보는 근로환경은 관리자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 열악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와 물류산업연구원이 함께 진행한 ‘물류산업 근로 현장 및 고용실태’ 연구 내용에서 근로환경과 임금 및 근로실태 부분을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근로환경부분에서는 관리자들이 좀 더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었으며 근로자들은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및 근로실태 부분에서도 현장의 열악함은 관리자와 근로자 모두 인정하지만 근로자가 받는 대우에 있어서 관리자는 대응을 잘하고 있다고 판단한 반면 근로자는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족스러운 관리자, 만족하지 못하는 근로자
이번 실태조사에서 실시한 근로환경 부분은 휴게 공간의 만족도, 휴게시간의 자율성, 식사 장소와 식사 환경에 대한 만족도, 산업재해 사후 처리 만족도, 안전장구 지급 여부, 타 업종 대비 위험도의 6가지 항목을 비교 분석했다.

작업장 내 휴게 공간이 충분히 제공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관리자와 근로자의 인식 차이가 상당히 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휴게 공간을 제공하는 관리자들은 휴게 공간이 잘 갖춰져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40.6%로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낸 반면 휴게 공간을 활용하고 있는 근로자는 잘 갖춰져 있지 않다는 응답이 44.4%로 가장 높게 나왔다.

특히 긍정적인 답변과 부정적인 답변을 합해보면 관리자의 응답이 중간지점인 ‘보통이다’를 기준으로 잘 제공되고 있다고 생각한 비율이 상당히 높은데 반해 근로자의 답변은 ‘보통이다’를 기준으로 잘 제공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게 나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관리자의 답변에서 전혀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없는데 반해 근로자들 중의 21.3%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해 근로자들이 느끼는 휴게 공간의 만족도가 관리자들이 생각하는 만큼 만족스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휴게 공간의 만족도에서 관리자와 근로자의 차이가 상당히 있는데 반해 휴게 시간의 자율성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생각이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휴게 공간의 자율성을 묻는 설문에 대해 관리자의 경우 50.8%가 자율성을 보장해주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근로자들의 36.2%도 휴게 시간의 자율성을 잘 보장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자율성이 전혀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관리자는 전혀 없는데 반해 근로자의 경우 8.3%가 전혀 보장 되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는 점은 주목된다. 관리자와 근로자 모두 대체적으로는 자율성을 잘 보장하고, 보장받고 있다고 느끼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근로자도 적지 않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근로환경에 대한 설문 중 식사장소와 식사환경에 대한 만족도는 가장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자들은 잘 제공되고 있다고 생각한 비율이 48.8%인 반면 근로자의 52.8%는 만족스럽지 않다고 답했기 때문. 근로자들의 단일 답변으로는 보통이다가 38.9%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지만 그렇지 않다와 전혀 그렇지 않다는 비율이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는 점에서 근로자가 식사에 관련된 부분에서 불만이 상당히 높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산재처리에 대한 부분은 관리자와 근로자 모두 대체적으로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관리자는 잘하고 있다는 답변이 55.4%로 과반이상인 반면 근로자는 ‘보통이다’를 기준으로 잘하고 있다는 비중이 그렇지 않은 비중보다 높이 나타났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종합적으로는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 하면 관리자들은 사후처리에 대해 잘 대응하고 있다는 점과 근로자도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장의 안전을 위한 안전장구 지급 등에 대해서는 관리자와 근로자 모두 잘 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설문에 대한 답변에서는 관리자보다 근로자들이 더 긍정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설문 결과 근로 환경 실태에 전반적으로 관리자보다는 부정적인 답변을 했던 근로자들이 안전장구 지급 여부에서는 관리자들보다 더 잘 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안전장구의 지급여부를 묻는 설문에 관리자들의 잘 지급되고 있다는 비율이 44.8%인데 근로자들은 47.2%나 된 것. 이는 현장에서 안전장구를 지급 하고 있는 관리자들보다 지급이 잘 되고 있다고 느끼는 근로자들이 더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하고 있다.

현장에서 느끼는 작업장의 위험도는 얼마나 될까? 타 업종에 비해 물류현장의 위험도는 보통이라는 응답이 관리자와 근로자 모두 가장 많이 나왔다. 하지만 보통이라는 중간지점에서 관리자는 좀 더 안전하다는 판단을, 근로자는 좀 더 위험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리자의 경우 보통이다에 대한 응답이 54.1%이지만 위험하다는 응답은 16.4%로 낮게 나왔다. 하지만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26.2%나 됐다. 즉 타 업종의 현장보다는 안전하다는 판단이 우세했다. 하지만 근로자는 보통이다가 45.3%로 가장 많은 응답이었지만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비율 42.6%로 상당히 높았다. 또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6.5% 밖에 되지 않았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근로자들은 현장에서 느끼는 위험이 타 업종과 비슷하거나 위험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난 것. 이는 현장 관리자들이 좀 더 세밀한 관찰과 그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부분으로 보인다.

근로환경 부분에서 관리자와 근로자의 의견을 종합해 봤을 때 관리자들이 바라보는 물류현장의 근로환경은 대체적으로 괜찮다는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근로자들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 이 보고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각자의 입장에서 환경개선을 외치는 것 보다는 관리자와 근로자간의 소통을 통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근로강도 가장 높은 건 ‘상하차’
임금 및 근로실태 부분에서는 하루 평균 근로자의 근로시간, 야근 및 추가근로 빈도, 타 업종과 비교 시 물류현장 근로 강도, 현장 업무 중 높은 근로강도, 근속기간·작업 숙련도에 따른 임금 수준 차이, 정규직 전환 가능성 등을 비교 분석했다. 현장의 하루 평균 근로시간에 대해서는 관리자와 근로자 모두 10시간에 대한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는 대부분의 현장이 기본 근무 시간인 9시간을 넘긴다는 의미로 업무량이 적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10시간 근로를 한다고 답한 비율은 관리자가 36.5%, 근로자가 54.6%였다. 하지만 각각의 비율이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관리자는 전체 근로자의 평균 근로 시간을 판단하는데 비해 근로자는 각자의 근로시간을 기준을 답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근로시간이 긴 만큼 야근 및 추가 근로 발생 빈도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관리자는 78.3%가 자주 추가 근로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근로자도 65.7%가 자주 추가 근로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주목되는 것은 관리자가 야근 및 추가 근로가 없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없는데 반해 추가 근로가 없다고 답한 근로자가 7.4%가 되는 점이다. 이는 현장에서 전체 근로자의 추가 근로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도 일부 근로자들의 추가 근로가 있기 때문에 관리자와 근로자의 답변에 차이가 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설명하고 있다. 이는 현장에서는 전체 근로자의 추가 근로가 아니더라도 일부 근로자들의 추가 근로가 계속 될 만큼 업무량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류현장의 근로강도는 타 업종과 비교 했을 때 높다는 응답 결과가 나왔다. 관리자나 근로자 모두 물류현장의 근로 강도가 높다고 답한 것. 근로자의 경우 단일 응답으로는 보통이다가 가장 많지만 높다와 매우 높다의 비율이 상당히 높아 전체적으로 근로자들이 느끼는 업무강도는 타 업종에 비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관리자의 경우 51.2%가 근로 강도가 높다고 답했으며 근로자의 경우 높다가 33.3%의 응답률을 보였다. 매우 높다에 대한 비율도 26.9%에 달했다. 관리자와 근로자 모두 매우 높다와 높다를 합쳤을 때 비율이 60%를 웃도는 것으로 현장의 근로강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관리자는 업무의 강도가 낮거나 매우 낮다는 응답은 없었으며 근로자도 매우 낮다에 대한 응답은 없었다.

물류현장의 근로 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단일 업무로는 상하차에 대한 근로 강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차에 대한 근로강도는 관리자와 근로자 모두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관리자의 71%, 근로자의 54.7%가 상하차 업무의 근로강도가 가장 높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상하차를 제외한 업무에 대해서는 관리자와 근로자의 응답이 달랐다. 관리자는 피킹이 11.9%로 상하차 업무 외에 가장 근로 강도가 높다고 응답한 반면 근로자는 피킹에 대해서는 응답이 없었다. 근로자들은 포장/검수를 상하차 이외에 가장 근로강도 높은 업무로 꼽았다. 이와 반대로 관리자들은 포장/검수를 가장 낮은 3.3% 응답률을 보여 관리자와 근로자가 생각하는 업무의 강도가 상하차 이외에는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근속기간이나 작업 숙련도에 따른 임금 수준차이가 있냐는 설문에서는 관리자와 근로자가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관리자는 근속기간이나 작업 숙련도에 따라 임금 수준이 차이가 난다고 답한 비율이 47.9%로 가장 높았던 반면 근로자는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이 42.9%로 가장 높았다. 또 관리자는 전혀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답변이 없었던 반면 근로자는 차이가 매우 난다라는 긍정적인 답변이 없었다. 다시 말해 관리자는 근속연수가 길고 작업 숙련도가 높은 근로자에게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한다고 생각하는 반면 근로자는 근속연수나 숙련도로 인한 임금 수준의 차이는 없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이어서 향후 그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한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규직 전환 가능성에 있어서도 관리자와 근로자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관리자는 현장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반면 현장 근로자는 가능성이 매우 낮다에 대한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기 때문. 관리자의 설문에서는 가능성이 높다가 57.4%로 가장 많은 응답을 한 반면 근로자는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응답비율이 33.3%였으며 가능성이 낮다의 비율을 합치면 정규직 전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63.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 비교를 통해 근로환경과 근로 실태에 대한 관리자와 근로자의 인식차이가 뚜렷한 것으로 확인 됐다. 높은 근로강도와 잦은 추가 근로, 상하차에 대한 근로 강도는 어느 정도 인식을 같이하고 있었지만 그에 합당한 대우, 즉 임금의 차이나 정규직 전환에 대해서는 상반된 입장을 나타냈다. 이는 현장에서 벌어지는 인력 수급의 불균형 문제에도 영향을 미치는 원인이 된다. 때문에 이러한 인식의 차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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