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회수비용 평균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어

지난 6월 미국에서 기생충에 오염된 델몬트 채소 팩의 리콜 상황이 발생한 이후 8월에도 로메인 상추가 대장균 오염에 대한 우려로 또 다시 리콜이 결정됐다. 미국 델몬트 채소 포장 팩 구입 후 기생충에 감염된 환자는 200명 이상으로 그 중 상태가 심각한 7명은 병원에 입원했으며 로메인 상추의 대장균 오염은 결국 5명의 사망으로까지 이어졌다.

연이은 식품 관련 리콜 결정으로 인해 현재 미국 전역에서 식료품에 대한 고객의 신뢰가 상당히 떨어져 있는 상태다. 어쩌면 월마트와 네슬레를 포함한 10개 회사가 식품공급망에 IBM의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푸드 트러스트 그룹(Food Trust Group)을 구성한 일은 자연스러운 결과로 보인다. 

물류신문에서 다룬 몇 번의 특집 기사에서 가시성과 투명성 증가, 사기 감소, 서류 작업 감소 및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는 효율성 향상 등 블록체인의 이점에 대해 다루었지만 최근 식품회사인 네슬레가 실제 블록체인 기술을 자사 유아식 라인에 적용한 사례가 있어 살펴보고자 한다.

세계적인 식료품회사들, IBM Food Trust 형성
<인바이런멘탈리더(environmentalleader)>의 기사를 보면 네슬레, 유니레버, 월마트를 포함한 세계적인 유통업체 및 식품 회사 그룹은 IBM과 협력해 공급망 내 추적성 향상을 위해 블록체인기술을 테스트해왔다. IBM은 10개의 유명 식품제조업체와 유통 업체가 자사와 협력해 글로벌 공급망이 블록체인으로 인해 혜택을 볼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참여한 식품 회사는 돌(Dole), 드리스콜스(Driscoll’s), 골든 스테이트 푸드(Golden State Foods), 크로거(Kroger), 맥코믹 앤 컴퍼니(McCormick and Company), 맥레인 컴퍼니(McLane Company), 네슬레, 타이슨 푸드(Tyson Foods), 유니레버 그리고 월마트다.

‘IBM 푸드 트러스트’라고 하는 협업 네트워크는 IBM 블록체인 플랫폼을 사용해 식품 원산지 세부 사항·데이터 처리·운송 및 기타 세부 사항에 대한 영구적 공유 기록을 통해 참여업체들을 연결한다. IBM 블록체인의 총책임자인 Marie Wieck은 “이전의 기술과는 달리 우리의 블록체인은 같은 생각을 가진 조직의 방식을 변화시키고 진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새로운 수준의 신뢰를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네슬레, 유아식에 적용하여 소비자 신뢰 회복 노력
오염된 유아식에 관련한 뉴스는 어린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 매우 민감한 사항인 만큼 네슬레는 자사 유아식 제품인 ‘거버’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기로 함으로써 소비자의 신뢰를 잃고 판매를 감소시키는 대규모 식품 리콜 상황에 대비하고자 한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네슬레의 결정은 빠르고 정확한 식자재의 공급망 추적 서비스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소비자의 신뢰를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네슬레의 노력은 비트코인 기술을 사용해 거버 유아식 일부의 식품 성분을 전 세계에 걸쳐 추적함으로써 식품 리콜 상황에 대한 대비 및 개선을 목표로 한다.

네슬레는 이미 2017년 가을부터 블록체인을 이용해 통조림용 호박을 농장에서 마트 진열장에 이르기까지 추적하기 시작했지만 사실 유아식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네슬레의 공급체인 글로벌 수장인 Chris Tyas는 거버의 유아식에는 전 세계에서 온 ‘다양한 성분의 여러 데이터 세트’가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Tyas는 <CIO 저널(CIO Journal)>과의 인터뷰에서 네슬레는 블록체인 테스트를 위해 거버 라인의 인기 있는 다양한 제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 프로세스에는 회사의 SAP SE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에서 공유 디지털 대장으로 데이터를 이동하는 것과 데이터 형식이 혼합되어 처리되는 것을 포함하여 많은 작업이 필요했다.

CIO 저널에 따르면 유아식의 블록체인 테스트에는 여러 가지 재료 및 일부 국경 간 거래가 포함되며 하나의 테스트에서 네슬레는 농부들이나 사과·고구마·호박 가공 업체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또 다른 테스트는 콜롬비아의 망고 공급자와 함께 진행 중이다.

Tyas는 추적성을 위한 블록체인 채택에 있어 네슬레가 겪는 또 다른 과제는 재료 관리와 관련된 회사의 다양한 소프트웨어 시스템들 모두를 새로운 IBM 기술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회사에 대한 잠재적 이익은 분명하다. 그는 “사람들은 아기가 먹는 음식이 어디서 왔는지 알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로 공급망의 모든 단계 2.2초 내 추적
테스트에서 IBM의 블록체인 기술은 기존에는 며칠이나 몇 주나 걸렸던 농장에서 공급망의 모든 단계를 거쳐 소매점에 이르는 제품에 대한 추적을 2.2초 이내로 가능하게 했다.

IBM은 현재 푸드 트러스트 참여 기업들에게는 무엇보다 식자재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론적으로 파트너와 경쟁 업체가 하나의 기록 관리 시스템을 공유하게 되면 일명 나쁜 음식에 대한 조사를 가속화하고 혹여 리콜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이에 대해 보다 신속 정확하고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포브스(Forbes)>의 기사에 따르면 IBM은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여 평균적으로 제품 회수 비용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한다.

IBM 푸드 트러스트가 시작된 이래로 이 플랫폼을 이용해 35만 건이 넘는 식품 데이터 거래를 처리했으며 현재 IBM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가용성에 있어 제한이 있지만 누구나 푸드 네트워크에 가입할 수 있고 보편적인 가용성에 대해서는 올해 말에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수많은 산업분야에 계속 침투하고 있고 앞으로는 더욱 광범위하게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처럼 식료품 업체들의 블록체인 기술 적용은 소비자 신뢰를 끌어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식품 리콜에 관한 문제를 줄이고 식료품 안전 표준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또한 단순히 회사가 제품에 관련된 품질을 추적하는 일뿐만 아니라 소비자 역시 관련 정보를 추적할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이 구매한 식료품의 성분 출처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다.

블록체인 기술 적용, 소비자 신뢰 확보 위한 현명한 판단
미국의 대장균 및 기생충 오염 식품의 리콜 사태 외에도 올해 초 프랑스에서 7,000톤의 분유를 오염시킨 살모넬라균의 공포로 인해 식품 추적성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월마트의 식품 안전 담당 부사장인 Frank Yiannas는 “식품 안전성과 추적성, 그리고 배포 문제에 관해서 우리는 늘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CIO 저널(CIO Journal)의 Kim S. Nash는 “음식 리콜은 소비자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매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한 점에서 여타의 어떤 식료품보다 더욱 예민하고 민감한 유아식에 대한 네슬레의 발 빠른 블록체인 기술 적용은 매우 현명하고 스마트한 판단이라고 생각된다. 유아식 제품의 안전성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들은 이 기술로 인해 회사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타사보다 네슬레의 식품을 안전한 선택이라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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