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 알리고 ‘진정성’ 느끼게 하는 전략이 승부수

“20여 년간 쌓은 노하우로 고객과 상생할 것”

세상의 모든 관계에서 ‘진심’은 상대방의 마음을 열고 소통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덕목이며, ‘진정성’은 진심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귀를 기울이도록 하는 이유가 된다. 따라서 진심으로 다가가려 애쓰고, 진정성을 알린다면 복잡하고 답답했던 관계도 몇 배는 수월하게 풀어나갈 수 있다.

지난 20여 년간 유통물류시장에서 물류서비스 노하우를 차곡차곡 쌓아온 롯데로지스틱스(대표 박찬복)가 사업영역 확대를 표방했다. 롯데그룹과 관련된 물류서비스 영역을 뛰어넘어 국내 산업계 전반에 걸쳐 종합물류서비스를 펼치겠다는 의미다.

박찬복 롯데로지스틱스 대표이사는 고객과 시장에 좀 더 가까이 할 수 있는 핵심 키워드로 ‘진심’과 ‘진정성’을 꼽았다.

박찬복 대표는 “시장과 고객에게 롯데로지스틱스의 진심을 알리고, 우리의 진정성을 느끼게 하는 것이 최우선 전략이다. 든든한 지원군이던 롯데그룹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우리의 진심을 보여 글로벌 물류시장의 중심에 설 것”이라며 “국내외 물류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는 롯데글로벌로지스와 상호 시너지효과를 고려해보면 사업 확대에 더 큰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정성, 임직원들과 고객 모두 감동시킬 무기
국내외 유수의 전문경영인들의 경영철학을 삼국지에 빗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눠본다면, 권한과 카리스마를 이용해 부하직원들을 긴장시키고 직원들의 능력을 발휘시키기 위해 끝까지 밀어붙여 성과를 내는 ‘조조’형과 덕으로 마음을 보여 직원들 스스로가 업무 역량을 향상시키고, 상호 신뢰를 통해 결과를 얻도록 만드는 ‘유비’형이 있다.

롯데로지스틱스 박찬복 대표의 경영철학을 조조와 유비에 빗대본다면, 유비에 가깝다고 할 만큼 부드러운 덕장의 면모와 소양을 갖추고 있었다. 물론 박 대표에게 강한 카리스마와 섬세함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직원들에게 진심을 보이고 자기개발을 독려하며 이를 적극 지원하는 덕장이지만, 한편으로 그는 자신의 업무에 철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항상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박 대표의 경영철학을 정리해보면 기업 구성원들 모두가 정확한 업무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조직의 시스템을 통해 유기적으로 움직이도록 요구하면서도 위에 군림하거나 강요하며 밀어붙이는 불도저식 경영인은 아니다.

1988년 박 대표가 사회에 처음 발을 디딘 곳은 롯데케미칼 경리부였다. 그곳에서 시작한 그는 재무와 감사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은 뒤 2000년 롯데장학재단 재무담당 임원으로 재직, 그룹의 장학업무를 총괄하기도 했다. 회계와 재무부문에서 탁월한 업무역량을 보인 그가 물류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2009년 유통물류부문장으로 발령을 받으면서부터다.

박찬복 대표는 “재무와 관련된 나름의 노하우나 업무를 처리하는 실력에는 자신감이 있었던 탓에 예상하지 못한 유통물류부문장 임명은 조금 당혹스럽기도 했다”라면서도 “하지만 롯데그룹의 주력사업인 유통사업과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물류서비스의 필요성을 인식한 뒤 차근차근 현장부터 하나씩 배워나가며 오늘에 이르게 됐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인터뷰 도중 경리과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일화를 꺼냈다. 그가 국세청의 베테랑 조사관과 마주하고 있을 때였다. 조사관은 “내가 왜 박 과장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했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고개를 갸우뚱하자 조사관은 “박 과장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단다. 그는 이어 “세무감사를 하면 모두 밝혀지는데도 대다수는 곧잘 거짓말을 한다. 그렇지만 박 과장은 모든 과정에서 솔직하게 임하는 모습에 진정성이 느껴졌다. 그래서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일화를 통해 다시 한 번 진정성을 강조했다.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고, 결과적으로 손해를 가져오는 만큼 진심을 가지고 정공법을 펼치는 것이 최선이라는 교훈이 그의 경영철학으로 이어진 셈이다.

물류BPO 구축 위해 투자…해외 네트워크도 확대
박찬복 대표는 “향후 롯데로지스틱스의 미래를 논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룹사의 물류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장에서 외연을 넓히는 것”이라면서 “현대로지스틱스를 인수한 것 역시 시장에 안주하는 대신 새로운 도전을 택한 미래 지향적인 롯데그룹의 전략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996년 코리아세븐(편의점 세븐일레븐)의 물류 대행을 위해 설립된 롯데로지스틱스는 사실 롯데리아, 롯데마트, 롯데슈퍼 등 그룹 물류 관련 업무를 수행하며 성장해왔다. 덕분에 롯데로지스틱스는 지난 20여 년간 관련 시장에서 쉽사리 얻을 수 없는 물류서비스 노하우를 축적했고, 인프라와 물류IT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물류사업의 내공을 갖추게 됐다.

박 대표는 “롯데로지스틱스의 장점은 그간 다양한 시도를 펼쳤고, 여기서 발생한 시행착오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최적화된 물류서비스를 펼칠 수 있는 노하우를 꾸준히 습득했다는 것”이라면서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설립한 물류연구소를 통해 온라인 유통시장으로 영역을 넓혀나감으로써 롯데로지스틱스는 2022년까지 온라인 매출을 확대한다는 그룹의 계획을 지원하고, 관련 부문에 대한 투자와 효율적인 물류 인프라 운영으로 고객 접점에서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2020년까지 물류BPO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약 190억 원의 IT투자를 시작했고, 여기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장공략과 물류서비스를 보다 세분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롯데로지스틱스가 그룹의 온라인 사업 확대에 한 축을 담당하는 것은 물론 제3자 온라인 물류시장도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갈 것”이라는 박 대표의 말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박찬복 대표는 “국내 중소 유통기업들의 경우 전문적인 물류시스템이 없고 물류비 비중도 높은 편”이라며 “롯데로지스틱스가 축적한 유통업과 제조업 노하우를 중소 화주기업에게 공유하며 상생하는데 적극 나설 것”이라는 입장도 전했다.

롯데로지스틱스는 해외 유통물류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박 대표는 “그룹의 글로벌 전략 요충지인 동남아시아 시장을 시작으로 전 세계 물류 네트워크를 확장할 계획”이라며 “베트남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필리핀 법인에 이어 해외시장 전반에서 현지 기업 M&A를 통해 물류 역량을 갖추고 동아시아 톱3(Top3) 물류기업으로 성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다품종 소량화물 위한 섬세한 물류서비스 역랑 갖춰
롯데로지스틱스가 가진 경쟁력의 원천은 과연 무엇일까?

박찬복 대표는 “편의점 물류를 수행하면서 얻은 경험이 크다. 갈수록 섬세한 서비스를 요구하는 편의점 물류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편의점 물류의 경우 많은 재고량 대신 소량의 다양한 상품군을 전국으로 적기 배송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다품종 소량 상품에 대한 노하우가 기본기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밑바탕이 됐다”라고 말했다.

롯데로지스틱스는 다양한 상품에 세밀한 서비스 노하우를 가지고 편의점 물류에 이어 롯데마트, 슈퍼마켓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히고 있다. 또 거대 유통채널 하부에 자리한 1,500여개 화주고객에 대한 물류대행 경험 역시 롯데로지스틱스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됐다. 이렇게 쌓은 경쟁력은 전국 방방곡곡에 자리한 크고 작은 고객의 요구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이에 필요한 200여개 물류 네트워크도 구축하고, 최적화된 WMS(창고관리시스템), TMS(배송관리시스템)를 통해 자생적 경쟁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박 대표는 “우리의 경험과 노하우는 책상에서 쌓은 지식이 아니라 유통과 산업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치며 터득한 경쟁력으로, 수많은 시행착오를 개선한 물류 전문가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는 것도 롯데로지스틱스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근 물류 아웃소싱 분야는 시간이 갈수록 대기업들의 2자 물류시장 확대와 경쟁심화로 수익률이 악화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롯데로지스틱스가 3PL시장 공략을 지속하는 배경이 궁금했다.

박찬복 대표는 “국내 대기업 대부분은 물류 자회사를 통해 모기업 물류서비스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반면 중소 협력사들을 위한 서비스 개선 전략은 부족하다”라며 “롯데로지스틱스의 경우 물류에 개선이 필요한 중소 협력사들이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해 부담해야 하는 물류비용과 기술력 부족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익 매력이 떨어진 시장에 롯데로지스틱스가 공을 들이는 또 다른 배경에는 크고 작은 수많은 유통·제조 협력사들의 물류합리화를 통해 상호 윈-윈 할 수 있는 상생 방안을 찾는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 유통시장 변화 맞춰 ‘라스트마일’ 특화 서비스에 총력
미래 20년을 바라보는 롯데로지스틱스는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박찬복 대표는 “유통시장에서의 기업 간 물류서비스 부문은 국내외 그 어느 기업보다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의 말은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는 의미였다.

박 대표는 “미래 물류시장의 주류는 라스트마일 배송이 좌우할 것”이라고 지적하며 “라스트마일 서비스를 흔히 택배로 인식하지만, 모든 상품을 택배서비스로 제공할 수는 없다. 따라서 채소류나 육류 같은 상품을 대상으로 하는 ‘프레쉬물류’ 즉, 신선 물류서비스 강화를 통해 신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할인점과 슈퍼마켓 등에서 상품 소비가 많지만, 미래 소비형태는 매장 방문보다 온라인 유통점을 통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온라인 프레쉬물류 서비스가 기존 서비스와 맞물려 새로운 경쟁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부분에 투자와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미 롯데로지스틱스는 지난 2016년 5월 경기도 김포에 9,300평의 롯데마트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시장 선점에 나섰다. 박 대표는 미래를 위해 관련 분야의 물류 운영노하우를 축적하는 한편, 대세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특화된 온라인 신선물류 서비스와 최종 고객과 접점에서 서비스 품질을 높일 대안을 찾고 있다.

롯데로지스틱스의 성장이 모기업인 롯데그룹의 도움 때문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박찬복 대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박 대표는 “롯데그룹은 롯데로지스틱스가 지금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그룹의 물량만으로 20여 년간 기업을 이끌어갈 수는 없다”라면서 “롯데그룹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롯데로지스틱스가 존재하지만, 여기서 쌓은 경쟁력으로 서브웨이와 필립스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에게도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지금의 롯데로지스틱스가 롯데그룹의 지원만으로 시장을 확대했다는 지적은 틀린 셈이다.

이제 유통산업은 물류경쟁력이 없다면 승리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박찬복 대표는 “신동빈 회장님 역시 일찍부터 이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기업의 인수합병에 나섰고 지속적인 관심을 밝혔다. 이제 그룹 전체 임직원들도 물류서비스의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미래의 롯데로지스틱스는 그룹의 물류운영을 기반해 관련 3자 물류서비스가 필요한 고객의 고민을 함께 풀어내는 상생 물류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 대표는 “해외사업 확장에 따라 글로벌 네트워크도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것이 롯데로지스틱스의 최종 목표”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마지막으로 정부의 물류정책에 대한 아쉬움으로 ‘라스트마일 배송 차량의 영업용 번호에 대한 원활한 공급’을 지적했다.

그는 “택배를 비롯해 생활소품이나 식자재 배송 등 생활물류에서 수요는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서비스를 제공할 1톤 배송차량 부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며 “적어도 1톤 차량의 원활한 수급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찬복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조용히 혼자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가족과 동료를 떠나서 홀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야말로 새로운 충전이 된다”며 “자부심을 갖고 자신의 업무를 즐길 수 있는 인재들이 속속 입사하고, 성장하고 있는 만큼 롯데로지스틱스의 미래도 밝다”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2017.03 ~ 現在 · 롯데로지스틱스 대표이사
2009.03 ~ 2017.02 · 롯데로지스틱스 경영관리/유통물류 부문장
2000.06 ~ 2009.02 · 롯데장학재단 재무 임원
1998.05 ~ 2000.05 · 롯데케미칼 재무팀 리더
1994.05 ~ 1998.04 · 롯데케미칼 감사실 근무
1988.01 ~ 1994.04 · 롯데케미칼 경리부 근무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