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안내 수준 넘어 재고관리, 제품 배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 중

로봇이 유통산업의 미래를 이끌 ‘만능 키’로 떠오르고 있다.
그만큼 다방면에서 쓰임이 많다는 뜻이다. 전문가들도 사물인터넷, 인공지능과 더불어 미래 활용성이 크게 기대되는 기술로 서슴없이 로봇을 꼽을 정도다.

대표적인 것이 도우미 역할을 하는 챗봇(Chatbots)이다. 화장품을 추천해 주거나(Sephora), 옷을 추천해주는(H&M) 것도 이제는 매장에 설치된 챗봇의 몫이다. 고객의 영수증을 분석해 정기 결제되는 내역을 파악하고 이를 취소해주는(Trim) 챗봇까지 등장하면서 소비자 접점의 거의 모든 행위마다 로봇이 쓰이고 있다.

챗봇의 지능, 즉 서비스 수준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쇼핑 도우미(virtual personal shopping assistant) 기능을 제공하는 이베이의 샵봇(Shopbot)은 사용자가 쓸 수 있는 돈의 한도를 입력하면 그 돈에 적합한 상품들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샵봇에게 “100 달러 미만의 남성용 운동화를 원한다”고 알려주면, 샵봇이 치수, 색상, 스타일 등을 물어보고 적절한 상품을 추천해준다.

샵봇 같은 챗봇이 프로그램화 된 로봇이라면 우리에게 익숙한 바디 형태(휴머노이드)를 가진 ‘진짜’ 로봇도 매장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소프트뱅크의 페퍼다. 이미 일본에서만 140개의 소프트뱅크 모바일 스토어와 1,000개의 네스카페 매장에서 쓰이고 있다. 최근에는 페퍼를 활용하는 여러 파일럿 프로젝트가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한 매장에선 페퍼를 도입한 후 고객 방문이 70%나 증가했으며, 산타 모니카에 있는 또 다른 매장에서는 판매가 50%나 증가했다고 한다.

페퍼는 디지털 결제 시스템을 결합해 소비자가 빠르고 간편하며 안전한 디지털 결제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스타트업 펠로우로봇(Fellow Robots)이 유통업체 체로우스(Lowe's)를 위해 개발한 로우봇(LoweBot)은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찾는 걸 도와주는 서비스용 로봇으로 움직이는 키오스크 역할을 한다.

현재 유통산업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로봇기술은 챗봇이긴 하지만 고객 응대를 넘어 배달, 재고 관리 같은 물류 영역에서도 다양한 로봇들이 이미 쓰이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피자 배달 로봇으로 화제를 모았던 도미노나 스타트업인 스타십 테크놀로지가 만든 배달 로봇은 전 세계 여러 도시에서 활용 중에 있다.

앞서 언급한 펠로우로봇의 로우봇이 고객 응대용이라면 심비로보틱스(Simbe Robotics)가 개발한 탈리(Tally)는 직원 대신 매장의 통로를 다니면서 재고를 파악해 주는 로봇이다. 탈리는 매장에 있는 재고 수준, 가격 오류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한다.

페치 로보틱스(Fetch Robotics)는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자동으로 창고 선반에서 픽업하거나 운반하는 물류 로봇을 선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같이 리테일 상점에서 로봇의 사용은 고객 안내 및 주문 응대, 창고 공간 개선 및 정확한 재고 관리, 제품 배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이 확산될 전망이다.

인간과 협업하는 재고관리 로봇 ‘Tally’
사용상의 많은 장점으로 유통산업에서 로봇을 도입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가 됐다. 하지만 반대로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일자리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골치 아픈 숙제다. 이런 접점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인간과 로봇이 공존을 모색하는 ‘협업로봇’이다. Simbe Robotics의 재고관리 로봇 ‘Tally’는 협업을 콘셉트로 하는 로봇이다.

Tally는 RFID 칩을 읽고 매장의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 기술을 사용한다. 기존의 협업로봇은 시각적인 정보에 의존하기 때문에 단순히 재고가 부족해 보이는 품목을 식별하는 정도였다. 반면 Tally는 이러한 시각적 정보 수집에 더해 시야에서 벗어난 재고 정보까지 RFID를 통해 수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 된다.

Tally는 의류에서부터 전자 제품, 스포츠 용품, 가정 장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RFID 태그 상품의 매장 데이터를 캡처 할 수 있다. Tally를 만든 Simbe Robotics에 따르면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15만 개 이상 스캔할 수 있으며, 초당 700개 이상의 RFID 제품 태그를 99% 이상의 정확도로 스캔할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은 공급망 가시성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Tally는 이전보다 방대하게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매장 안에 있는 모든 제품의 재고를 파악한다. 동시에 담당자에게 잘못 배치된 상품을 알려주거나 앞으로 소진될 재고 정보를 알려준다.

Tally 덕분에 매장 직원은 휴대용 검색 장치를 사용할 필요가 없으며, 소매업체는 제품 가용성 및 배치에 대한 실시간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Fetch Robotics, 사람과 작업하는 클라우드 기반의 로봇 솔루션 제공
Fetch Robotics는 물류 처리 및 웨어하우징, 인트라 로지스틱 환경을 위한 데이터 수집 분야에서 유일하게 클라우드 기반의 AMR(Autonomous Mobile Robot)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로 알려졌다. Fetch Robotics의 AMR 역시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비용을 줄이고 처리량, 효율성 및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Fetch Robotics의 대표적인 제품군인 VirtualConveyor AMR은 창고, 공장 및 유통센터의 부품을 팔레트로 이송하는 것으로 주문을 보다 신속하게 처리하고 효율성을 높이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Fetch Robotics 관계자는 “VirtualConveyor 솔루션을 웨어하우스 워크플로에 통합하면 웨어하우스 직원은 더 높은 가치의 작업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고, 이 제품을 사용해 본 세계적인 물류기업 D사 관계자는 “웨어하우스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하루 30킬로미터 이상을 걷는데 로봇의 도입만으로도 작업 환경에서 생산성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로봇 제품인 HMIShelf 솔루션은 창고 직원이 이를 사용할 때 거의 교육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사용하기 쉬운 통합형 터치스크린이 특징이다.

TagSurveyor는 주문형 자동화를 위한 클라우드 로보틱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로봇이다. 창고 및 공장 내의 제품 정보를 RFID 태그를 이용해 추적·수집한 후, 위치 지정 및 재고주기 계산을 자동화해 재고 손실을 줄여 준다.

Fetch Robotics는 이런 기존 제품군 외에 올해 4월 AMR를 확장하면서 CartConnect 및 RollerTop 로봇을 추가했다고 발표했다. CartConnect 및 RollerTop 솔루션은 기존 시설 또는 IT 인프라를 변경하지 않고도 몇 시간 내에 구축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가상의 시나리오 같지만 지난 7월 LG CNS가 IT서비스 업계 최초로 출시한 로봇 서비스 플랫폼 ‘오롯(Orott)’의 활동 모습을 미리 그려 본 것이다. 이 오롯이 바로 로봇을 제어하고 임무를 지시하는 로봇들의 지휘본부다. 쇼핑몰을 유통센터나 물류센터로, 청소 업무를 재고 파악이나 배송 업무로 바꿔도 무방하다.

오롯은 로봇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기업과 로봇 제조사 사이에 위치해 양쪽 모두의 최적화 운영을 가능케 하는 통합 로봇 서비스 플랫폼이다. 오롯은 순 우리말 ‘오롯하다(모자람 없이 온전하다)’와 ‘Technology’의 합성어로 ‘모자람 없이 온전한 기술’이라는 의미와 ‘로봇 기술을 뛰어 넘어 완성도 있는 최고의 로봇 서비스(Over the Robot Technology)’라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오롯은 IT시스템과 로봇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적용 가능하다. 인천국제공항 안내 로봇 ‘에어스타(AIRSTAR)’(총 14대)에 최초로 적용돼 검증 절차를 거친 상태다.

쇼핑몰에 적용하면 매장 길 안내, 고객과 가까운 매장의 제품 광고와 행사 정보, 어린이 쇼핑객을 위한 게임 등을 서비스할 수 있다. 물류센터에서는 위치 정보에 기반해 로봇 그룹별로 제품 운반 임무를 지시할 수 있으며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곳의 재고를 파악하는데 활용할 수도 있다.

오롯의 핵심은 LG CNS이 개발한 AI빅데이터 플랫폼 ‘디에이피(DAP)’로 여기에서 데이터를 분석해 지능형 서비스를 생산한다. 또한 IoT 플랫폼 ‘인피오티(INFioT)’를 활용해 국내외 출시된 모든 로봇과 연동되며 주로 △로봇 제어 및 임무 지시 △로봇 상태 모니터링 △로봇 서비스 콘텐츠 제공 △서비스 운영, 통계 분석 역할을 수행한다.

오롯은 위치 기반의 관제를 통해 로봇에게 임무를 부여한다. 로봇이 운영되는 공간의 지도를 플랫폼에 저장하고 지도가 변경된 경우 즉시 정보를 업데이트해 각 로봇의 서비스 구역을 변경하거나 이동 제한 구역을 설정한다. 3D맵 기술 기반의 로봇 네비게이션도 제공한다.

로봇의 상태는 실시간으로 관리한다. 로봇의 배터리 상태, 임무 수행 현황을 모니터링 하거나, 로봇에 설치된 어플리케이션과 소프트웨어 펌웨어를 원격으로 업데이트 시킨다. 로봇의 일주일 치 업무 스케줄을 설정해주는 등 모델별 다른 로봇의 그룹 업무 스케줄도 지정할 수 있다.

로봇이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콘텐츠를 관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오롯은 로봇용 비디오, 이미지, 오디오 등의 콘텐츠 제작 도구를 제공하며, 완성된 콘텐츠는 계획된 일정과 장소에 맞춰 각 로봇에 배포된다.

마지막으로, 로봇의 서비스 운영 내용을 토대로 통계 분석을 실시한다. 로봇에 대한 고객 만족도, 서비스 횟수 등을 분석, 결과를 오롯 사용자가 보기 편하게 대쉬보드 형태로 제공한다.
LG CNS는 인천국제공항 로봇 사업을 통해 성공사례를 입증한 오롯을 쇼핑몰, 물류 분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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