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기업환경 변화따라 세밀한 고객 정보 분석하라

10여 년 전 미국의 경제석학인 마이클포터는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원가우위, 차별화, 집중화’의 3가지 요소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산업현장에서 이들 요소를 두루 갖춘 기업 찾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인하대 경영학과 김연성 교수 역시 기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3가지 요소 중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했다.

김 교수는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마이클포터의 3가지 기업 경쟁력 요소가 오래전 나온 이론인데다, 이를 갖추는 것은 어쩌면 이상적일 수 있다”며 “하지만 미래 경쟁력을 위해서는 3가지 요소의 황금비율을 맞추고, 더욱 다변화된 고객욕구를 어떻게 충족시킬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은 산업현장이 예전과 달리 빠르게 변화하고, 진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기업들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마이클포터의 3가지 요소를 균형 있게 조합하고, 빠르게 디지털화되고 있는 산업시장에서의 고객 욕구를 정확히 파악해 이를 어떻게 충족시킬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개념 산업시장에 도전, 기존 경쟁력이론 틀 깨야
현재 국내 산업시장을 포함해 유통 물류시장은 마이클 포터가 제시한 3가지 경쟁력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는 기업들을 찾기 쉽지 않다. 어쩌면 마이클포터의 이론은 그저 이상적 이론일 뿐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는 무리가 있을지 모른다.

당장 차별화를 위해 로켓배송을 대대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수 천억원을 쏟아 부은 쿠팡은 첫 번째 경쟁력 요소인 원가우위를 잃어버리고 소홀히 하면서 매년 투자받은 1조원 이상의 적자 성적표로 끊임없이 기업 영속성에 위협을 받고 있다. 나머지 유사 기업들 역시 마찬가지다.

김연성 교수는 “지금의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기존 기업경쟁력 이론에서 탈피,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고객의 요구가 천차만별인데 반해 고정화된 이론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어쩌면 시대를 읽지 못하고 뒤처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김 교수는 “세계 제 1의 유통기업인 아마존이 제일 두려워하는 기업인 오카도(OCADO, 영국의 온라인 슈퍼마켓)를 알고 있냐”고 기자에게 물었다. 오카도는 영국 온라인 슈퍼마켓 1위 기업으로 기존 컨베이어벨트 대신 무인로봇 수천 대로 물류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높이고 있는 혁신기업”이라며 “오카도는 산업 경쟁력의 관점을 전혀 다른 시각에서 보며 기존 패러다임을 뛰어넘는 예시”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은 결국 기업뿐 아니라 유통 물류기업 모두 기존 기업경쟁력 이론을 탈피, 오카도와 같은 과감한 투자와 기술혁신이 요구됨을 의미한다. 김 교수는 “세계가 4차 산업혁명을 향해 속도를 빠르게 하는 반면 대한민국의 경우 어쩌면 2차 산업혁명에 머물러 있는지도 모른다”며 “세계 산업시장은 인공지능과 로봇을 현장에 도입하면서 진짜 고객이 무엇을 바라는지 주목하고 있는데 반해 국내 산업시장은 고객은 없이 기업 혼자 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교수는 “우리 산업시장은 혁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펀딩한 자금으로 버티고 있는 형국”이라며 “이대로 가다가는 기업경쟁력은 고사하고 향후 국내 산업시장이 어떻게 추락할지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디지털 고객정보로 눈높이 맞춰야 ‘경쟁력’ 확보
그럼 3가지 기업경쟁력 요소들은 어떻게 갖춰야 할지 물었다. 이에 대해 김연성 교수는 “기업경쟁력을 위해서는 3가지 요소 중 원가우위가 중요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못 간다”며 “이론상으로 보면 원가우위가 7, 차별화 2, 집중화를 1로 인식하면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비율은 그저 이론에 불과하다. 김 교수는 “국내 조선업과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이 하락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기업들의 정확한 정보 파악이 안되고 있는 만큼 향후 경쟁력을 위해서는 ‘Order Winner’와 같은 고객이 요구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빅 데이터로 고객 요구에 대한 섬세한 욕구를 읽을 수 있는 만큼 미래 시장에서의 기업 경쟁력은 전통적인 경쟁력 우위 요소와 더불어 빠르게 진화하는 산업 트렌드를 읽고 이를 분석해 고객에 대한 대처방안을 마련하는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교수는 “지금의 산업시장 진화를 ‘마켓 4.0’ 혹은 ‘4차 산업혁명’이라고도 하며, ‘자본주의 4.0’이라고도 하는데, 그 트랜드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며 “세계 굴지의 기업인 아마존의 경우 고객이 원하는 욕구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전환해 찾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디지털 산업현장에서 고객이 이야기하는 다양한 욕구를 읽고 그것을 찾아 적절한 대응을 하는 것이 기업 경쟁력의 단초를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으로 미뤄보면 마이클포터가 지적한 3가지 가격 경쟁력 중 원가우위를 기반에 깔고, 그 기반 위에 차별화와 집중화를 가져가는 방안이 황금비율은 아닐까.

김연성 교수는 “미래 경쟁력 우위는 ‘고객이 이야기 하는 것을 찾아 이것에 대응하는 것’일지 모른다”며 “기업경쟁력 공식같은 3가지 요소를 통해 고객화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미래 기업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가지고 갈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금의 산업 시장은 춘추전국시대처럼 어느 기업이 맞고 틀리고가 아니라 답이 여러 개가 정답일 수 있다”며 “해답이 하나뿐 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잘못된 답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과 구글등이 글로벌 기업으로 나설 수 있는 배경은 정답이 없는 답을 찾는 것처럼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요구를 모두 맞춰내는 대안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산업 시장에 하나의 정답은 없다. 고객은 무조건 빨 리가 아니라 내일 혹은 일주일 후라도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아이템을 제공하면 그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한다. 따라서 미래 산업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3가지 기업경쟁력 요소와 함께 고객화(Customization)를 이뤄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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