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북방물류’ 영토 개척은 이제 시작”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과 북은 철도분야를 최우선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회담 이후 정치적 이유로 잠시 소강상태 였지만 지난 7일 철도분야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나왔다.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가입을 추진해온 국제철도협력기구(OSJD:Organization for Cooperation of Railway) 정회원으로 가입하게 됐다. 그동안 가입 찬반투표에서 북한의 반대표로 인해 번번이 무산됐다. 하지만 5월말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견고해진 남북관계를 반영하듯 북한도 찬성표를 던져 정회원으로 가입하게 됐다. 이로써 철도를 통해 북한을 거쳐 중국횡단철도(TCR), 시베리아횡단철도(TSR)을 포함한 28만km에 달하는 국제노선 운영에참가할 수 있게 됐다.

북방진출을 향한 정부의 노력과 별개로 기업들의 움직임도 하나둘 포착되고 있다. 특히 CJ대한통운의 경우 가장 적극적으로 북방물류 진출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1일 아시아와 유럽 지역을 짓는 ‘유라시아 브릿지 서비스(EURASIA BRIDGE SERVICE : EABS)’를 시작했다.

EABS는 출시 직후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이에 CJ대한통운은 한 달 만에 노선을 대폭 확장했다. 특히 이번 국제철도협력기구 가입으로 우리나라가 EABS의 시작점이 될 가능성도 열리게 됐다.

CJ대한통운의 북방물류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포워딩 사업1담당 이진욱 상무와의 인터뷰를 통해 CJ대한통운이 그리는 북방물류의 현재와 미래에 관해 이야기 나눴다.

Q. 유라시아 브릿지 서비스(EURASIA BRIDGE SERVICE : EABS)에 대해 자세한 설명 부탁드린다.
A. 유라시아 브릿지 서비스는 철도(TCR)와 트럭 운송(Trucking)을 결합해 아시아와 유럽 지역을 잇는 복합물류상품이다. EABS는 출발하는 철도역에서 도착하는 철도역까지만 컨테이너를 운송하던 기존의 철도운송 상품과 달리 트럭과 철도를 연계해 ‘문앞운송(Door To Door)’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새로운 개념의 복합물류 상품이다.

Q. EABS를 기획한 이유는? 기존의 화물 운송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A. 최근 몇 년 동안 중국과 유럽 간 교역량이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로 인해 철도가 활성화됨에 따라 철도를 통한 중국과 유럽 간 교역량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유럽 간 철도운송은 약 5,800억 원 규모로, 매년 10~20% 성장해 오는 2020년에는 8천억 원대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직까지 몇 개의 글로벌 물류 회사만이 제한적으로 TCR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기존 제공되고 있는 서비스영역을 확대하여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며,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시장선점을 통한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이에 기존의 중국과 유럽 간 철도운송 단순 역간운송 대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트럭킹을 결합한 문 앞 배송 서비스를 구상하게 되었다.

CJ대한통운은 유럽,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철도 운영 전문업체인 RTSB사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유럽 전 지역에 걸친 신뢰도 높은 철도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RTSB사는 유라시아 지역에 17개 지점을 보유하고 연간 15만TEU의 컨테이너 철도운송을 수행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CJ대한통운의 자회사인 CJ로킨이은 중국 전역 48개 거점과 50만㎡에 이르는 22개 물류센터, CJ스피덱스의 40여 개 지역 물류센터와 4만여 협력사라는 촘촘한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통해 중국횡단철도와의 연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유럽에서는 CJ대한통운 유럽법인 자체 운송역량과 협력 운송사를 통해 안정적인 트럭 운송 서비스가 가능하다.

Q. 상품 출시 한 달 만에 노선을 대폭 확장했다. 지난 한 달을 평가와 노선의 대폭 확장의 의미와 기대는?
A. 1단계에 이어 이번에는 기존 중국과 유럽의 서비스지역을 대폭 확대하고 독립국가연합(CIS)까지 포함했다. 기존에는 중국 청두역에서만 서비스되었지만 2단계 서비스를 확대함에 따라 베이징, 상하이, 칭다오 등 8개성 3개 직할시 총 22개 역에서 유럽행 화물수송이 가능하게 됐다. 수도인 베이징을 비롯해 각 성의 성도나 주요 경제거점 도시들을 망라한다.

또한 유럽에서는 기존 3개역에서 독일 베를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페인 마드리드, 이탈리아 로마 등 유럽과 독립국가연합 14개국 30개 역으로까지 사업지역이 확대됐다. 역시 주요 국가 수도나 경제거점, 물류 중심 도시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과 중국, 독립국가 연합 대부분 지역에 철도와 트럭을 통한 복합화물운송이 가능해졌으며 중국향 52개, 유럽향 74개의 노선을 운영하게 됐다. 유럽, 독립국가연합, 중국의 철도 운송 종착역에서 생산거점, 물류센터까지의 트럭을 통한 문 앞 운송 서비스도 종전과 마찬가지로 제공된다.

서비스 가능지역과 비용 등 중국 및 유럽지역 화주기업들의 문의가 많았다. 중국의 경우 화물운송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야 하는 전기전자, 자동차 부품 업종을 중심으로 문의가 집중되고 있다.

중국에서 유럽까지 화물운송에는 해운의 경우 35~40일이 소요되는 반면 EABS를 이용할 경우 17일 안팎이면 충분하다. 대부분의 유럽향 화물을 해상으로 처리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대륙철도를 통한 새로운 수출경로가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Q. 남북철도 연결에 따른 물류 서비스 계획과 철도 외에 육상, 해운 등을 활용한 계획은?
A. 유라시아 브릿지 서비스는 대륙철도와 트럭을 이용한 육상운송을 결합한 서비스이며, 현재 중국-유럽 간 경로에 이어 ‘한국발 유럽향’ 경로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북한지역의 철도 인프라가 빠르게 정비된다면 이르면 연내 한국에서 유럽까지 해운과 철도, 트럭을 연계한 화물운송도 가능해질 전망하고 있다.

Q. 남북관계, 중국, 유럽, 러시아 등의 정치상황 변동에 따른 리스크에 대한 준비는?
A. 현재 남북, 북미 관계가 TKR-TCR, 또는 TKR-TSR 연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은 TKR 및 북한 육로 개방 이전에도 유라시아 전역을 대상으로 철도와 트럭을 통한 범 유라시아 복합물류서비스를 개시했다. 향후 상황에 따라 한국발 유럽향 루트는 해상과 육상 복합운송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Q. 중국, 러시아, 유럽 등지에서 유수의 기업들과 경쟁 중인데 CJ대한통운만의 강점은?
A. CJ대한통운은 물류 전 영역에 걸친 사업 노하우가 풍부하고 경험이 많다. 특히 복합운송 서비스, 물류의 여러 분야를 통합해 운영하는 일관물류 운영 경험이 풍부하며 고도화된 물류컨설팅 기법과 조직을 갖추고 있다. 이 같은 강점에 기반해 유라시아 전역에 걸친 차별화된 복합운송 서비스로 경쟁할 것이다.

Q. CJ대한통운이 그리는 북방물류는?
A. 북방물류는 ‘한반도 신성장동력’으로 불리는 북방경제협력의 핵심사업으로 최근 한반도 정세와 맞물려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4월 남북정상이 ‘판문점선언’은 물론 일본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가 서울-신의주-중국을 잇는 철도연결에 합의한 바 있다.
EABS를 포함한 CJ대한통운의 북방물류는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정책과 중국의 일대일로, 러시아의 신동방정책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최근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서 축구장 14개 규모의 대형물류센터 ‘선양 플래그십 센터’를 오픈한 것도 북방물류 개척의 일환이다.

특히 남북 경제협력으로 향후 북한을 거쳐 유라시아, 러시아로 이동하는 육로가 뚫린다면 한반도횡단철도(TKR)-중국횡단철도(TCR)-몽골횡단철도(TMGR)-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이용한 유라시아 전 지역 철도 화물운송도 가능해진다.

TCR과 TSR 등 대륙철도와 트럭을 이용한 ‘Door To Door’ 서비스가 일반화되면 유럽과 아시아 사이의 물류비는 줄어들고 보다 짧은 Lead-Time을 통해 물류효율은 크게 높아질 것이며 이로 인한 국가산업 경쟁력은 크게 향상될 것이다.

현재 TCR을 통한 ‘유라시아 브릿지 서비스’를 TSR까지 확장하고, 아시아 전역으로 영역을 넓히게 되면 우리의 ‘물류영토’도 그만큼 늘어나게 되는 셈이며, 언제, 어디서나, 최적의 운송수단을 제공하는 CJ대한통운의 물류 플랫폼을 통해 2020년 글로벌 TOP5 물류기업을 향한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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