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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기업은 왜 돈 벌면 안되나요?
[기획시리즈] 2018 Fair & Valuable Logistics 1.
신인식 기자 | story202179@klnews.co.kr   2018년 05월 02일 (수) 10:27:32

물류라는 산업이 대한민국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은 어느 정도일까? e-Commerce와 택배산업의 성장을 바탕으로 물류의 중요성은 증대되고 있고 물류에 종사하지 않는 일반 소비자들도 물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와 무관하게 아직도 물류산업의 위상은 예전과 비교해서 많이 나아지지 않아 보인다. 아직도 물류산업은 저단가 경쟁을 강요 받기도 하고 스스로 가치를 낮추고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또 일부에서는 물류기업이 돈을 벌면 싫어하는 화주도 있다고 설명한다. 물류기업도 기업이기 때문에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자 지상명제이다. 하지만 물류기업들은 자의든 타의든 최소한의 이윤을 제시하거나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운영이 가능한 선에서 제안을 해야 하는 경우들이 발생하고 있다. 물론 전략적으로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해야 하는 일이 있지만 물류기업들에게는 특별한 전략이 아닌 입찰을 위한 기본 전제조건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화주-물류 결국은 피해자
기업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합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대한민국 물류시장은 당연한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운 시장이 되어가고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러한 문제의 책임을 저단가를 부추기고 있는 화주들에게도, 저단가를 통해 수주를 하고 있는 물류기업에게도 묻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점이다.

저단가의 굴레는 화주기업과 물류기업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화주기업이 저단가로 선택한 물류기업은 화주기업이 요구하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 또 물류기업의 적자폭이 커져 회생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면 화주기업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다른 물류기업을 찾거나 더 많은 비용을 들여 자가 물류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 물류기업이 저단가를 통해 수주한 물량은 부메랑처럼 스스로에게 위험으로 돌아온다. 운영 중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이슈로 인해 비용이 증가하거나 처음부터 비용 산정이 잘못된 경우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물류기업은 성장 할 수 있는 동력을 잃어버리게 되는 등 악순환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다. 단기적으로는 저단가라는 것이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화주나 물류기업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저단가의 기준은?
저단가를 바라보는 화주기업과 물류기업의 시각차는 명확히 다르다. 물류기업에게는 저단가지만 화주기업에게는 저단가로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 물류기업마다 제시하는 단가가 저단가인지, 적정한 단가인지 판단하는 것도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 즉 화주기업의 판단도 어렵지만 경쟁사의 단가가 저단가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도 부족하다. 이유는 단순하다. 단가의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서로 비용을 책정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물류기업은 화주의 물동량과 요구하는 서비스의 레벨을 바탕으로 적정한 비용을 산출하게 된다. 물류기업은 화주의 요구 수준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는 물론 인력의 수준, 필요한 작업과 그에 따라 발생되는 추가적인 비용을 합산하고 자사의 이윤을 포함해 견적을 낸다. 이 과정에서 물류기업마다 보유하고 있는 하드웨어는 물론 운영 노하우, 전문가 수준, 기업의 규모 등에 따라 다른 비용을 산출하고 제시한다. 하지만 이 비용이 정적한 수준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것은 어렵다. 비딩에 참여했던 기업들이 수주한 기업에게 저단가 영업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 하지만 수주한 기업에서는 적정한 수준의 비용으로 견적을 제시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이유이다. 또 이와는 별개로 화주기업 입장에서는 물류기업이 산출한 비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특히 화주기업이 예상한 비용 범위 안에 들어오지 않는 경우 화주기업을 설득해야 하는데 이도 쉽지 않다. 또 이러한 기준의 부재가 물류기업에게는 화주기업의 무리한 요구로 이어지기도 한다. 물류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계약을 맺거나 유지하기 위해서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 서로 신뢰하고 상생할 수 있는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쪽만 수용할 수 있는 기준이 아니라 참여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어렵지만 해야 할 일
물론 현실적으로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기준이 바로 마련되기는 어렵다. 더욱이 물류산업은 취급하는 제품의 모양, 크기, 무게, 포장 등 여러 가지 이슈로 인해 다른 운영 프로세스를 갖기 때문에 표준화를 하는 것이 어느 산업보다 어렵다고 이야기 한다. 즉 Case By Case가 많은 분야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아무리 Case가 많고 이벤트가 많다고 해서 관리할 수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건설업의 표준품셈이라는 것이 활용되고 있다. 표준품셈은 정부고시 가격으로 2,310개(2017년 1월 기준)품셈 항목을 고시하고 있다. 현재 건설업에서 제시하고 있는 표준품셈의 항목이 물류업의 항목보다 적을 수도, 많을 수도 있지만 표준 품셈을 만들고 기준을 제시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중요하다. 경쟁에서 이긴 물류기업이 화주나 경쟁사에게 저단가 영업으로 인해 시장 질서를 저해하고 있다는 소리는 듣지 않아야 한다. 좀 더 공정하고 효율적이고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물류시장을 위해서는 정부는 물론, 화주와 물류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 물류신문사에서는 공정하고 가치 있는 물류시장을 만들기 위한 독자여러분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또한 공정하지 못한 관행이나 물류산업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위에 대해서도 제보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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