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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에게 실버택배 제공을? ‘어떻게’
추가 서비스 비용, 최종 소비자 부담하는 원칙 정해야
손정우 기자 | 2315news@klnews.co.kr   2018년 04월 23일 (월) 11:17:22

   
 
  ▲ 실버택배 현장.  
 
‘ 우리 아파트도 택배차량 진입이 위험하니 실버택배를 도입해 주세요’ 이번 다산신도시 택배대란을 지켜본 한 아파트 주민의 읍소다.

이번 택배대란에 대한 대부분의 국민들은 국민세금으로 운영되는 실버택배가 어떤 기준으로 시행되고 있는지 모르지만, 당장 위험한 택배차량의 자신들의 아파트 단지 내 진입하는 것이 싫다고 말한다. 그럼 과연 정부는 실버택배를 요구하는 전국 모든 아파트에 도입할 수 있을까? 또 아파트 단지만 실버택배를 도입하면 일반 주택의 고객들은 어쩌나? 당장 형평성에 문제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근시안적 대처를 내 놓음으로써 대한민국 전체가 실버택배를 도입해 달라는 민원이 들끓을 수도 있었다.

이번 택배대란은 너무 쉬운 대안(추가 서비스 요구 시, 비용은 최종 소비자 부담)을 두고서도 일부 소비자들의 극한 이기심과 정부의 어설픈 대처가 혼재되며 사회 문제화 됐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이번 사태의 원인을 파악하고, 분석해 누구나 공감하는 원칙을 세우고, 추후 다시는 이 같은 소모적 논란 재발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 CJ대한통운 옥천 택배 물류센터 전경.  
 
◆애초 논란 서비스 형평성… 택배 영원한 ‘을’ 지위도 문제

‘다산신도시 실버택배 관련 비용은 전액 다산 신도시 입주민의 관리비용으로 충당해야 한다’는 청와대 청원. 순식간에 20만 명이 훌쩍 넘은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서 볼 수 있듯이 대다수 대한민국 국민들의 이번 사태에 대한 시각은 추가되는 서비스 비용을 최종 소비자가 지불해야 한다는 극히 상식적인 결론이다.

경기도 남양주의 다산신도시 입주민들은 그들만의 편의를 위해 택배노동자들에 대한 배려는 눈곱만큼도 없었던데 다 하루 수 백개의 택배화물을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배송해야 하는 택배 현장 노동자들에 대한 이해도 없이 이기주의 전형을 보여줌으로써 이를 바라보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공분을 산 셈이다. 이에 따라 이곳 입주민들은 전국적으로 가장 낮은 품격에 입주민들의 주거공간으로 남게 됐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이곳에 전세를 알아보던 고객 몇몇이 계약을 앞두고, 발길을 돌렸다”며 “이번 사태이후 전향적인 입주민들의 변화가 없으면 오랜 기간 다산신도시는 가장 품격이 떨어지는 아파트란 오명을 씻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사실 이번 사태는 애초부터 불거질 여지가 없는 사안이다. 택배상품 1개 당 배송수수료 700여 원 안팎으로 이 비용을 지불하면서 택배차량 진입을 금지한 뒤 별도의 카트를 통해 배송하라는 입주민들의 요구는 물리적으로 불가해 더 이상의 논란이 없는 이슈다. 문제는 정부 담당자도, 입주민도 택배서비스의 기본 틀을 이해하지 못하고 당장 자신들의 코앞 문제만을 해결하려는 구태의연한 요구와 대책을 내놓으면서 이번 사태를 국민적 논란으로 키웠다는 평가다.

더 큰 문제는 정부의 안이한 행정 조치다. 국토교통부 택배담당 공무원은 입주민들의 갑 질에 그대로 굴복, 가장 쉬운 국민세금이 투입해야 하는 뜬금없는 실버택배 도입을 대안으로 내 놓았다가 국민적 공분을 사며 이번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국토교통부 2차관과 물류정책 전반을 관장하는 공무원들 모두가 이슈 현장에 총출동했지만 결국 국토부는 국민 모두의 비난만 산 뒤에서야 최종안인 ‘아파트 단지 내 택배 차량 통행 거부 경우, 아파트 자체적으로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최종안을 내 놨다. 따라서 여기저기서 정부가 마지막 내놓은 대안을 처음부터 내 놨어야 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 쿠팡 덕평센터 전경.  
 
◆요구하는 서비스 수준 맞추려면, 현 요금 ‘2배’ 지불해야

국내 최대 소셜커머스 쿠팡의 로켓배송은 하루 100개 이상의 상품 배송을 넘지 않는다. 이들은 직접고용으로 월 300만원 가량의 급여를 지불하고, 차량구입도 회사가, 배송에 따른 비용도 회사가 전액 부담하며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아 왔다.

반면 쿠팡은 이와 같은 최고의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수년째 1조원이 넘는 투자금 대부분을 소진, 수 천 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소비자들 대다수가 쿠팡의 로켓배송 물류서비스에 환호하면서, 자신들이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물류비용은 지불할 생각이 없다는 점이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전형적인 이중적 태도가 이번 다산신도시의 택배대란의 가장 큰 원인인 셈이다.

국내 택배기업 A사 관계자는 “다산신도시 고객들의 서비스 수준을 맞추려면 현재 택배요금의 2배 정도는 지불해야 택배회사와 현장 노동자들 모두 적정 수지를 맞출 수 있다”라며 “쿠팡의 로켓배송과 같은 호평 받는 물류서비스 수준을 제공받으려면 지금의 쿠팡처럼 회사가 대규모의 적자를 보거나, 고객이 추가 물류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셈 법상 맞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택배현장은 수천억의 적자를 보면서도 제공하는 로켓배송 물류서비스와 전혀 다른 서비스 체계를 갖고 있다. 하루 300개를 육박하는 택배화물을 배송하려면 물리적으로 1개 배송 소요시간은 집단 거주지인 아파트의 경우 평균 1분에서 1분 30초가 소요된다. 일반 단독주택과 빌라의 경우는 이보다 더 많은 시간이 든다. 시간당 적으면 40개, 많으면 60개 배송이 최대다. 따라서 이번 사태에서 보듯이 고객들이 만족할 만큼의 택배서비스를 제공받으려면 근본적인 비용과 운영시스템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택배노동자들은 “이제라도 택배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야 한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터져 나온다. A택배 현장노동자인 김재열(가명)씨는 “고객 편의만 생각하는 다산신도시 같은 아파트는 배송을 거부하는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라며 “이번 사태가 이전에도 여러 번 반복됐던 만큼 고객 요구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일방적 주장만을 되풀이 하는 한 제2 제3의 다산신도시 택배대란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택배산업 관계자들은 “다산신도시 택배대란은 우리 주변에서 언제든 반복될 수 있는 이슈”라며 “소비자와 택배회사, 현장 노동자와 정부 관계자들의 유기적인 합의점을 찾아 하루라도 빠른 시일 내 근본적인 택배산업의 틀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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