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진의‘물류혁신, 컨테이너라이제이션’

지난 호에 이어 오늘날 컨테이너의 변신 과정을 연대별로 나열하였다.

4. 1965~1975 : 컨테이너의 효율성과 표준화
-컨테이너의 국제 표준화
-컨테이너의 정의, 마킹 및 등록
-컨테이너의 비행기 수송

컨테이너에 대한 국제규격은 1964년에 만들어졌지만 실효성은 1968년부터 갖게 되었다. 이때 9층 높이까지 견딜 수 있는 구조가 추가되었으며, 컨테이너의 수량을 나타내는 단위인 TEU라는 개념도 이 시기에 만들어졌다.

사람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국제규격을 더 효과적으로 명시하기 위해 컨테이너에 직접 표시(마킹)하기 시작하였다. 컨테이너 주인의 로고, CSC 플레이트, BIC Code, Technical data등 현재 컨테이너의 외관이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것은 1974년에 이르러서다.

구조적 측면에서도 코너피팅(Corner fitting)과 코너피팅락 장치가 개발되어 안정성과 효율성이 향상됐다. 1972년 제네바회의에서 명시한 위의 규정들을 전 세계가 따르기 시작하였고 당시 일본의 대미 수출의 1/3, 대호주 수출의 절반이 컨테이너에 의해 이루어졌을 정도로 컨테이너의 효율성은 극대화되었다.

한편 대형 항공기가 등장하면서 컨테이너의 항공운항이 시도됐지만 경제성이 떨어져 성공적이지 못했다.

5. 1975~1985 : 컨테이너로 인한 무역의 촉진
-세관통관을 위한 BIC Code(ISO Frefix)의 등록
-컨테이너의 다양화(냉동컨테이너, 탱크컨테이너 등)

1977년 CSC(The International Convention for Safe Containers)가 실질적 효력을 갖게 되면서부터 CSC에서 승인을 받지 못한 컨테이너(CSC 플레이트를 부착하지 않은 컨테이너)는 국제표준(ISO) 컨테이너로 취급되지 않게 되었다. 정기검사도 의무화되었다.

또한 당시 컨테이너 마킹에 대한 규정은 2가지가 존재했는데,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BIC의 규정으로 통일시켰고, 이로 인해 세관 통관에서의 효율성이 증대되었다.
 
컨테이너의 유용성이 입증됨에 따라 컨테이너는 더욱 다양해졌으며 특정 화물에 특화된 컨테이너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냉동컨테이너, 탱크컨테이너, 플랙시탱크 등이 있다.

6. 1986~2000 : 컨테이너의 안전 및 품질관리
-Post-Panamax Containership 등장
-국제컨테이너전람회와 IANA(International Association of North America) 탄생
-ISO CEDEX(컨테이너 보수관리)
-Double-stack Trains 등장
-중국 컨테이너공장
-컨테이너의 내륙 수로 수송

1988년 일명 ‘포스트 파나막스(Post-Panamax)’로 불리는 대형 컨테이너선의 등장으로 한 번에 선적할 수 있는 컨테이너의 양(TEU)이 많이 늘어나면서 다시 한번 컨테이너 운송의 효율성이 증대됐다.

1994년 TC 104는 ISO컨테이너의 조건에 컨테이너에 대한 정보를 표기하는 것을 추가하였고, 컨테이너의 국제규격화에 따라 물류용기의 중심이 되면서 국제 규모의 박람회(Multimodal Exhibition)와 연합 단체(IANA)가 만들어졌다.

컨테이너 물량의 증가는 철도 내륙운송의 1단 적재 방식을 2단 적재로, 트럭운송의 내륙 수상운송 전환 등으로 이어졌으며 고효율 친환경 운송방법으로 발전하기 시작한다.

컨테이너가 전 세계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게 되면서 수리가 요구되는 일이 자주 발생했는데, 수리 현장과 컨테이너의 주인이 거주 국가가 달라 의사소통 등의 문제가 있었다. 이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컨테이너 보수관리시스템 ‘CEDEX(Container Equipment Data Exchange)’가 만들어졌다.

또한 1994년 이래로 중국은 매년 300만TEU를 생산하며 세계 컨테이너 생산지의 중심이 되었다.

7. 2000~ : 컨테이너의 변신
-벌크 및 특수화물 운송의 컨테이너화 개발
-컨테이너의 변신 = 컨테이너 쇼핑몰, 하우스, 창고 등
-플랙시탱크(액상화물 운송용 비닐용기) 운송
-컨테이너 추적 및 안전수송관리 시스템 개발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이 대외보안을 강화하면서 전 세계 모든 컨테이너 산업에 영향을 끼쳤다. 특히 미국으로 컨테이너를 보내기 위해서는 발송국의 항구부터 미국세관의 허가를 받아야 했고, 보안강화가 필수적인 사안이 됐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더 높은 보안을 보장하는 컨테이너 Seal과 BIC code를 통한 철저한 컨테이너 주인 식별 등이 있었다. 보안강화의 필요성은 다양한 기술들이 컨테이너에 접목할 기회를 만들었는데, 그 예로 컨테이너 추적장치나 컨테이너 정보 자동인식 시스템 등을 들 수 있다.

2000년대 들어 대형 항구들이 등장하면서 제한적이었던 대형 컨테이너선의 노선이 더욱 확장되었고, 컨테이너에 다양한 이슈들이 생기면서 국제적인 공동 연구가 필요하게 되었다. 이에 ‘COA(Container Owners Association)’가 설립되었다.

컨테이너 임대사와 선사 간 공동연구협의체인 COA는 컨테이너를 보유하고 있는 선사와 리스회사 등 현재 69개국, 170개 회원사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 세계에서 운용 중인 컨테이너 3,200만TEU 중 90% 정도인 약 2,800TEU가 회원사 소유일 정도로 컨테이너 시장에서 COA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필자도 2004년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제1차 COA 창립총회에 창립운영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또한 눈에 띄는 컨테이너의 변화로는 벌크화물을 컨테이너로 운송하기 시작하면서 석탄컨테이너, 코일컨테이너처럼 다양한 화물에 특화된 특수컨테이너가 활용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특히 가장 큰 변화는 플랙시탱크의 급성장이었다.

1985년부터 사용한 플랙시탱크의 물량은 2013년에는 약 10배 성장하였으며, 자연스럽게 안전이나 효율성에 대한 이슈가 대두되었다. 이에 COA는 ‘Flexitank working group’을 만들었는데, 현재 통용되는 통과 기준과 테스트기준은 모두 이곳에서 나왔다. 플랙시탱크는 사고 발생 시 위험요소가 많아 지속적으로 안전한 운송방법이 강구되고 있으며, 전용 컨테이너 개발까지 촉진하고 있다.

최근 컨테이너 산업은 물류용기에 한정됐던 것과 달리 코일컨테이너, 석탄 및 시멘트컨테이너, 카본블랙벌크컨테이너 등 벌크화물 운송용기의 컨테이너화로 이어지고 있으며, 특수화물을 위한 전용 컨테이너가 개발되어 대체되는 추세이다. 또한 건축물로 활용하거나 친환경소재를 이용하는 등 다양한 관점에서 연구되고 있다.

사진 출처 및 참고 문헌 : BIC, The BIC 80years with the Box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