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향상노력 더해 적정 운임 인상 불가피해 져

▲ 일본 신주쿠 시내에서 사가와택배사의 여자 배송원이 택배배송에 나서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의 육상물류시장이 그 동안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됐던 운송운임에서 탈피, 속속 운임 인상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유사한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국내시장의 향후 요금추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부동산을 포함, 저출산 고령화 등 사회구조와 산업시장이 우리와 비슷한 만큼 국내의 낮은 운송운임 불만은 일본의 운임인상 추이와 맞물려 향후 국내시장 운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같은 추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배경은 일본 국내 화물수송의 경우 90% 이상 육상트럭이 담당하고 있는 우리 물류시장과 비슷하기 때문. 따라서 일본 시장에서의 적정 운임인상 확산은 조만간 국내 물류시장에도 어떻게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 택배시장의 경우 1, 2위 업체가 전체시장을 과점하고 있어 그 상황이 우리와 여러모로 비슷하다.  최근 잇단 일본 물류시장의 운임인상 러시 배경은 무엇이며, 국내 시장에서의 육상운송 운임추이는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산업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택배물량 급증 반면 인력난 심화, 운임인상으로 이어져

일본 물류시장은 전체 화물 수송량은 감소하고 있지만 전자상거래 확대로 택배취급 물량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과거 트럭운송 사업자의 과잉경쟁으로 육상운송을 담당하고 있는 트럭운전자들에 대한 처우는 개선되지 않고 있어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물류회사들은 택배물량이 늘어나면서 외부 트럭 배송사업자에게도 수 배송을 위탁하고 있지만 이 마저도 인력부족으로 아웃소싱 운송비가 증가추세다. 이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육상운송부문의 생산성 향상 노력과 함께 적정 운임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물류시장도 유사한 상황을 맞고 있다. 지난해 부산항 컨테이너 운송현장에서 트럭 운전자 확보가 어려워 수차례 운임인상 시도가 있었지만 무위로 끝난 바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부산항을 비롯해 국내 육상 운송시장 전반에서의 운임 인상 요구는 정부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표준운임제와 맞물려 조만간 전반적인 운임 인상 요구로 나타날 전망이다.

한편 일본 내 화물은 90%(중량 기준)가 트럭으로 수송되고 있는 상황으로 국내 시장과 유사한 형국이다. 특히 육상운송 물동량은 우리처럼 해외 생산거점 확대에 따라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소비관련 화물은 일정 수송량을 확보하고 있어 급격한 감소가 아닌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일본 택배취급 개수는 2016년도 39억 개를 돌파, 10년 전과 비교해 약 30%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국내 택배시장도 지난해 23억 2천 만개에 달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택배물량이 이처럼 증가하자 급기야 지난해 대형 택배사업자 노조들은 택배회사 측에 급증하는 화물량을 조정해 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여기다 일본 육상 화물운송업계는 열악한 근무조건으로 인해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핵심인 운전직의 유효 구인배율이 최근 2.7배로 전체 평균인 1.36배를 상회하자, 택배기업들은 27년 만에 기본운임 인상을 발표, 신규인력 채용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운전자 처우 낮아 인력난 가속화, 운송비 급증

일본 육상운송시장이 현재와 같은 인력난을 겪게 된 직접배경은 1990년 시행된 화물자동차운송사업법이 2003년 개정됐기 때문. 당시 법 개정에 따른 규제완화로 트럭 운송시장에 운수사업자는 증가했지만 화물량은 감소, 경쟁이 격화됐었다. 결국 일본 운송시장의 규제완화는 고객인 화주의 선택권은 늘렸지만 화물량 감소로 사업자 측의 가격 교섭력을 약화시켰다.

이렇게 되자 트럭 운송업의 비용은 인건비가 50%, 자동차나 설비가 40%를 차지해, 운송운임 하락에 따른 결과는 고스란히 인건비에 전가됐다. 현재 도로화물 운송업의 1인 평균 월 급여는 전체 평균보다 낮은 수준으로 월평균 근무시간 역시 다른 직종보다 길어 이들의 처우에는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국내 육상운송시장이 2004년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영업용 차량 증차 금지 이전과 유사한 국면이다.

일본 육상운송시장이 현재와 같은 인력난을 겪게 된 직접배경은 1990년 시행된 화물자동차운송사업법이 2003년 개정됐기 때문. 당시 법 개정에 따른 규제완화로 트럭 운송시장에 운수사업자는 증가했지만 화물량은 감소, 경쟁이 격화됐었다. 결국 일본 운송시장의 규제완화는 고객인 화주의 선택권은 늘렸지만 화물량 감소로 사업자 측의 가격 교섭력을 약화시켰다. 이렇게 되자 트럭 운송업의 비용은 인건비가 50%, 자동차나 설비가 40%를 차지해, 운송운임 하락에 따른 결과는 고스란히 인건비에 전가됐다. 현재 도로화물 운송업의 1인 평균 월 급여는 전체 평균보다 낮은 수준으로 월평균 근무시간 역시 다른 직종보다 길어 이들의 처우에는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국내 육상운송시장이 2004년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영업용 차량 증차 금지 이전과 유사한 국면이다.

한편 일본 물류회사는 국내 시장과 유사하게 자사 운전자뿐만 아니라 많은 외부 트럭 운송사업자인 용달업종에 화물운송을 위탁, 수송량에 따라 직접고용에 따른 고비용을 조절해 왔다. 그러나 이마저도 운전자 부족으로 도로화물 운송업의 급여액은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외부운송 위탁비를 공개한 A사의 경우 매출액에서 외부 운송위탁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2013년도부터 상승하고 있으나, 기업 간 B2B화물을 취급하는 덕분에 비용 상승을 운임에 전가해 수익률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2016년도부터 매출액에서 외부위탁 운송비와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상승, 추가 운임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여기다 B2C, C2C 화물을 주로 취급하는 택배사업자들은 외부 운송비 비율이 상승, 급속하게 수익률이 악화되고 있어 국내 택배시장과 유사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편리한 물류서비스, 적정 대가 지불 공감대 형성

일본 육상운송 물류시장에서 기업 간 배송은 근무시간 내에 수배송이 끝나지만 C2C 개인택배의 경우 전체의 20%인 재배달이 문제가 되고 있다. 결국 일본 택배 배송차량 주행거리의 25%, 노동시간으로 연간 9만 명의 노동력을 소비하는 상황은 일본 택배회사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되자 일본 물류업계는 운전자 부족 우려와 더불어 화주측도 경쟁사와의 공동배송, 장거리수송에 대한 복합운송(modal shift)까지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일본 물류회사들은 자사 운전자양성과 동시에 창고·물류거점 재배치, 기기 자동화 등을 추진, 운전인력 부족에 대응하고 있다. 또 정부와 사업자가 협력해 택배보관용 라커와 편의점 택배 수취 등 재배달 감축 노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도시 간 간선수송과 최종 라스트 마일을 담당하는 운전자들은 국내 택배시장과 유사하게 운전 외에 화물선적과 하역노동을 병행하는가 하면 창고나 물류거점에서의 화물 분류뿐 아니라 익일배송을 위한 작업도 늦게까지 수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택배화물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이들을 거쳐 배송되고 있어 향후 인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운임의 적정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란 점을 시장이 이제야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제 일본의 택배소비자들도 편리한 서비스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국내시장도 이 같은 추세가 조만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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