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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법칙 4. 초기에는 고정비를 줄여라
장보영 위킵 대표
신인식 기자 | story202179@klnews.co.kr   2018년 02월 14일 (수) 15:12:56

   
 
나는 26살에 청년창업을 시작해 스타트업 창업만 3번째이다. 세상에 없는 그래서 누군가는 불편하고 어려워하는 문제를 찾아내 서비스로 만들고 사업화를 통해 회사가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통장에 돈이 들어오는 것과는 다른 성취감을 준다. 나는 그래서 창업이 좋고 그 일을 즐기고 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위킵은 2013년 설립초기, 물류를 기반으로 한 핀테크 서비스로 사업으로 시작했다. 물류센터에 다양한 동산(재고물품)을 보유하고도 신용이나 부동산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유통·커머스 기업을 보며 이들이 보관하는 제품을 평가하고 이를 담보로 보관하여 크라우드 펀딩 방식을 통해 투자자와 대출자를 매칭 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오픈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유통하는 물품을 담보로 보관하다 보니 유통에 제한이 있고 상환 이후 유통구조에서 발생하는 물류서비스에 대한 고객 니즈를 충족하지 못했다. 그래서 직접 물류센터를 운영하며 핀테크 뿐만 아니라 물류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수 있도록 사업을 피봇했는데,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다수의 물류센터가 솔루션이나 IT기술력이 부재하고, 전통적인 B2B 중심의 제한된 물류서비스를 하는 것을 알게 됐다.

최근 전자상거래 시장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중소 이커머스 기업들이 다양한 제품을 온라인상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황에 B2C 중심의 물류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현재는 온라인 판매 시 주문수집, 포장배송, 송장전송, CS수집 등을 통합하여 자동 처리하는 풀필먼트(Fulfillment) 솔루션을 개발했고, 매니저전담제, 해외 특송 등의 다양한 스마트 물류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사업 초기의 핀테크 모델의 사업성은 매우 좋았지만 해당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들어가는 기회비용과 수익구조에 대한 고찰이 부족했다. 해당 사업이 커지며 생각보다 많은 관리 업무가 필요했고 비용이 들어갔다. 그런데 스타트업이라 자금의 부족으로 인력, 시스템 등을 지속 유지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그 당시 직원들 급여를 밀리지 않기 위해 제 급여를 15개월 정도 반납했던 적도 있다. 그러다 보니 나 자신의 생활에도 어려움이 생기고 멘탈이 붕괴되어 사업을 이어가는데 스스로 포기하게 되었던 적도 있다.

스타트업은 사업성이 제일 중요하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초기 투자를 받지 못하면 창의적인 사업성은 단순 아이디어로 끝나게 되는 것 같다. 따라서 사업성이 좋으면 누군가 투자해주겠지, 매출이 오르겠지라는 막연한 생각보다는 현실적으로 그 사업을 위해 들어가는 기회비용과 예상매출을 실질적으로 고민하여 사업성을 뒷받침하는 재무계획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느꼈다. 때문에 스타트업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고정비를 줄여야 한다. 초기 스타트업의 사업모델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2~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전까지는 인력을 최소화하고 대표 본인이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 둘째로, 정부 및 기관의 지원 사업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창업관련 단체들이 많아 시설, 인력, 금융, R&D 등 다양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관련 홈페이지를 수시로 확인하며 지원 사업에 노크를 해야 한다. 셋째로, 공모전 또는 데모데이 등 다양한 경진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참여를 통해 사업모델을 다수로부터 검증받고 보완하기도 해야 한다. 수상이라도 한다면 회사의 실적으로 투자 유치나 외부 영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위킵은 현재 물류사업을 시작하면서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하는 스마트물류 공모전에 참여했었다.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보육 기업이 되면서 너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자금, 인력, R&D 등 스타트업 초기에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 항상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사실 위킵은 초기에 사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다 보니 투자자들의 투자문의가 많았다. 초기 자본금의 여유도 있었고 사업 성장에 더 초점이 맞추다 보니 외부 투자가 급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적극적으로 응대하지 않았다. 그 당시 대기업, 국내 금융기관, 해외 벤처캐피탈의 투자 제안들이 괜히 저희 회사를 뺏어가지 않을까 의심을 하며 혼자 방어벽을 세웠던 것 같다. 아마 그때 투자유치가 되었다면 지금의 회사가 또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지 않을까하고 운영자금이 부족할 때마다 아쉬워하고 있다. 지금까지도 아쉬운 부분이다.

그동안 위킵은 위에서도 이야기 한 것과 같이 핀테크에서 현재의 사업아이템으로 피봇하면서 자금에 대한 문제 외에도 한 번의 위기를 겪었다. 물류기업과 사업제휴를 했는데 계약서를 여러 번 쓰고 번복하면서 약속했던 현장업무가 정상적으로 이행되지 않아 영업을 중단했던 일이 있었다. 그래서 6개월을 지지부진 했었는데, 그 뒤로는 물류센터 현장업무는 외주를 쓰면 서비스품질 관리가 어렵다는 판단을 했고, 직접 솔루션을 기반으로 현장운영을 하게 되면서 기존에는 알지 못했던 현장경험을 솔루션에 반영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당시의 사건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다.

지금 생각하면 전화위복이지만 당시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그 당시 회사를 다시 할 수 있도록 세운 사람은 법무법인 세종의 원중재 변호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밌게도 회사에 현재 주주 5명이 모두 변호사이다. 초기 사업모델을 운영하기 위해 법적검토가 필요해 로펌에 의뢰를 했는데 담당 변호사들이 사업성을 높게 평가해 엔젤투자를 했고, 이후로도 법적 이슈가 있거나 네트워크에 어려움이 있을 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스타트업 시작 후 3~7년 사이가 데스벨리라고 하는데 기존 사업모델에서 현 사업으로 피봇하는데 있어 자금, 인력등의 허들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포기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원중재 변호사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사업성에 신뢰를 주었고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본인 자금을 모아 엔젤투자를 해주었다. 당시를 돌이켜 보면 죽어가는 회사에 심폐소생술을 통해 일으켜 세운 매우 감사한 일이었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동반자로서 참여하는 모습에 스타트업이 어떤 투자자를 만나야 성공하는지 경험하고 깊이 인식하게 되었다.

현재 위킵은 3월에 새로운 플랫폼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물류대행 비교견적 플랫폼인데 고객사가 물류대행 비교견적을 요청하면 다수의 물류센터가 견적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위킵의 플랫폼을 통해 고객사에게는 비교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을 주고, 물류센터에게는 솔루션과 매뉴얼을 제공해 물류서비스 품질을 높이게 된다. 위킵은 제3자물류라고 하는 물류대행 시장이 안정화 되는데 기여하고 싶다. 표준택배비 하락, 지역 물류기업들의 폐업, 화주사의 물류서비스 불만 등은 물류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위킵은 중장기적으로 물류시장의 플랫폼 역할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고객과 물류센터 그리고 물류센터와 물류센터 잇는 매개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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