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퍼니싱 전문기업 까사미아 전격인수, 사업 다각화 나설듯

1인 가구 및 젊은 세대들의 홈퍼니싱 수요 급증과 정부 부동산 규제가 높아지면서 향후 최대 20조원의 성장 잠재력이 있는 홈 인테리어 시장에 지각변동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전망은 유통업계 공룡 신세계가 24일 중견 홈퍼니싱 기업 까사미아 인수를 위한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 관련 시장 진입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홈인테리어 시장 플레이어들과의 시장 선점경쟁도 불가피, 소비자 선택권도 훨씬 다양화 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신세계가 꿈꾸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 제조와 유통을 넘어서 현 홈인테리어 시장 공략을 위한 제반 설치 물류서비스 구축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까사미아 인수를 통해 신세계가 노리는 토탈 홈 인테리어 시장 진출 배경과 향후 시장 판도변화, 그리고 향후 확대될 시장에서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무엇이 선행되어야 하는지 알아봤다.

▲ 까사미아 소품 전시장 전경.
◆유통기업 신세계, 20조 원 제조 시장 진출 '왜'

한동안 제조업과 무관한 길을 걸어왔던 전통의 유통 강자 신세계가 제조업의 꽃으로 일컬어지는 홈 퍼니싱 기업 까사미아를 인수하면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이번 인수의 주체는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는 24일 (주)신세계가 총 1,837억원을 투자, (주)까사미아 주식 681만3441주(92.4%) 취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까사미아 경영권 및 부동산 자산을 모두 인수하고, 까사미아 직원 전원의 고용승계를 확정했다. 한편 신세계에게 인수된 (주)까사미아 최대주주 이현구 회장 일가는 (주)신세계로 사명을 변경 할 예정이며, (주)신세계 자회사로 편입되게 된다.

신세계가 까사미아 인수와 함께 밝힌 전략을 정리하면 홈 인테리어 사업을 3가지 구도로 요약된다. 첫 번째, 홈 리모델링 컨설팅 서비스 등을 운영해 고객들에게 신세계와 까사미아를 홈 인테리어 대표 브랜드로 키워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기업 대 기업(B2B) 사업에서는 사무용 가구시장 공략과 건설사 특판 사업 등에도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홈 인테리어 브랜드 비즈니스는 한층 더 높은 품질의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 이를 합리적 가격의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번에 인수한 까사미아를 현재 매출 1200억 원 대에서 5년 이내 매출 4500억 원으로 늘리고, 2028년에는 매출 1조원 대의 메가 홈 인테리어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사장은 까사미아 인수에 대해 “이번 결정은 신세계백화점에게 홈 토털 라이프 스타일 신사업에 진출시키고, 까사미아는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마련해 상호 윈-윈 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만들기 위함”이라며 “국내 가구 및 인테리어시장 규모가 최대 2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까사미아 인수가 신세계백화점을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새 성장 동력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는 “신세계의 토탈 홈 인테리어 시장 진출은 단순 제조업 진출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신세계 그룹의 유통망을 바탕으로 미래 성장시장 공략 전략”이라고 전했다.

◆기존 홈 인테리어 시장 대형 플레이어들과 경쟁 불가피

전 세계 홈 인테리어 시장 경쟁은 현재 국내시장에 진출해 있는 스웨덴의 글로벌 기업 이케아를 비롯해 SPA 패션 브랜드인 ZARA HOME과 H&M등 다양한 글로벌 플레이어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특히 국내 홈퍼니싱 시장 경쟁은 선두 주자인 한샘을 비롯해 보르네오, 현대 리바트 등과 인테리어 부품 및 자재 판매사들인 한화와 LG하우시스, 노루표 페인트, KCC 창호, 홈데이, 한솔 홈데코 등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중견기업 등과 함께 치열한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편 업계는 이번 신세계백화점의 까사미아 인수가 단순 가구 브랜드 인수를 넘어 향후 국내 홈 인테리어 시장에 대한 영업과 시장 확대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신세계는 이미 이마트 내 별도 홈퍼니싱 브랜드를 갖고 있으며, 이번 까사미아 인수를 통해 별도의 상권을 중심으로 72개 매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신규 매장의 성격도 다각화하는 등 각각의 시장에 맞춤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특히 외형을 포함, 사업 영역도 다각화해 까사미아를 기존 ‘홈퍼니싱 가구 브랜드’에서 탈피, ‘토털 홈 인테리어 브랜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재미있는 부분은 신세계의 사업 전략이 현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한샘의 시장 공략 전략과 모두 중복된다는 점이다. 특히 한샘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매출 3~4천 억 원에 불과한 단순 부엌가구 전문 제조 설치기업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만 2조원이 훌쩍 넘을 만큼 토털 홈 인테리어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향후 토탈 홈 인테리어 시장 선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한샘은 기존 부엌가구를 탈피해 홈 인테리어 각종 소품과 가정용 가구를 비롯한 종합 인테리어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따라서 신세계의 까사미아 인수에 따른 시장 선점 경쟁은 불가피한 상황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홈인테리어 시장에서의 소비자 선택권은 신세계라는 대형 플레이어의 참여로 더욱 다양화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이미 외국계 홈 인테리어 가구 공급기업인 이케아 역시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어 신세계의 까사미아 인수에 따른 국내 토털 홈 인테리어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한 국면을 연출할 전망이다. 

◆성공 키워드, 설치 물류서비스 ‘질’ 확보가 관건

가구업계 관계자들은 “신세계의 시장 진입이 글로벌 플레이어인 이케아의 국내 시장 진출에 따른 홈 인테리어 시장의 ‘메기 효과’로 나타날지, 아니면 국내 중소규모의 가구산업 시장을 이분법 시장으로 변화시킬지는 두고 볼 일”이라며 “국내 굴지의 유통기업이 중견 홈 퍼니싱 기업인 까사미아 인수로 본격적인 홈 인테리어 시장에 발을 내 디딘 만큼 향후 시장판도 변화는 불가피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20조 원의 거대 시장이 될 국내 토털 홈 인테리어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질과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들 제품에 대한 설치 물류서비스 질이 우선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샘의 성공비결 중 가장 큰 요인은 ‘고객 눈높이에서 제공되는 완벽한 설치 물류서비스 질’에 있다. 따라서 제품 개발과 가성비 있는 생산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최종 고객 접점에 있는 설치 물류시스템 부재는 시장 확대에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케아와 국내 중견 홈인테리어 기업들이 한샘을 넘어서지 못하는 원인도 최적화된 설치물류시스템 부재에 있다. 아주대 물류대학원 최시영 교수는 “유통과 물류산업의 경계가 갈수록 모호해지는 과정에서 최종 소비자 접점에서의 라스트마일 물류서비스 질을 높이는 것은 이제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중요한 성공 키워드로 자리 한다”며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이를 배송하고 최종 설치하는 라스트마일 물류서비스 경쟁력이 없으면 시장 연착륙은 아예 불가능하다”고 조언했다. 특히나 홈 인테리어 시장에서는 더더욱 설치 물류서비스 경쟁력이 중요해 지고 있다.

증권가 역시 유통 공룡 신세계의 홈인테리어 시장 진출을 절묘한 사업 다각화로 인식한다. 하지만 신세계가 지금까지 펴왔던 사업전략을 그대로 고수할 경우 홈 인테리어 시장에서의 고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홈인테리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가장 우선해야 할 성공 키워드는 제품의 경쟁력을 기반한 설치 물류서비스 질을 어떻게 높이느냐에 달려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시장 플레이어들의 경쟁을 보고 즐기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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